
「탈주자들」(부제 주류의 삶 바깥으로 달아나 칩거를 택한 청년들)이 2026년 9월 29일 나왔다. 지은이는 리잉디 지음, 김경숙 옮김이다. 펴낸 곳은 김영사이다.
분야는 사회과학, 정가는 20,000원, ISBN은 9791173328190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노동이 존재를 마모시키는 경험이 누적될수록 자유롭고 존엄한 삶을 향한 청년들의 노력은 더욱 간절해진다."
-조문영(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은거바隐居吧 사람들은 자기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자신만의 오솔길을 향해 나아간 그들은, 그토록 바라던 자유를 얻었을까?"
-본문에서 출근하지 않고, 관계를 끊고, 최소한으로 소비한다 최저주거비 지역으로 떠난 이들에 관한 3년간의 르포르타주 어딜 가든 늘어선 대도시의 인파, 몇 대를 보내고서야 겨우 끼어 타는 지하철, 몸과 정신을 피폐하게 하지만 도시에 집을 마련하기에는 턱도 없는 급여의 업무에서 벗어나 중국의 청년들은 칩거를 선택한다.
집값이 싼 지역에 2만~3만 위안(한화로 약 400~600만 원)의 집을 사고, 레토르트식품을 양껏 비축해두고, 고양이를 키우며 살아간다. 직장에 다니지 않고, 사회생활도 줄이고, 연애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욕망만 충족시키며 타인으로부터 고립된 삶을 살아가기로 한 것이다.
《탈주자들》은 젊은 기자 리잉디가 3년 동안 5개 도시를 방문하며, 주류적인 삶에서 벗어나 최저주거비 도시로 떠난 젊은이들의 삶을 기록한 르포르타주이다.
베이징의 큰 잡지사에서 보도 업무를 맡아 일했지만 내심 대도시에서의 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저자는, 중국의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은둔생활자들이 모인 ‘은거바’ 커뮤니티에 주목한다.
원래 낭만적인 전원생활이나 탈속을 꿈꾸는 이들이 주를 이루던 공간이었지만, 2019년 전후로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청년들이 유입되기 시작한다. 실제로 이 무렵 중국에서는 대도시생활을 뒤로하고 집값이 싼 도시로 이주하는 젊은이들이 큰 사회적 화제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헤이룽장성의 허강, 허난성의 허비, 안후이성의 화이난 등이 주목받았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안정한 시기를 겪던 2022년, 저자는 미래가 요원한 대도시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과 탈주자들을 더 가까이서 취재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러시아와 면한 접경 도시이자 탈주자들이 가장 많이 머무는 도시인 허강으로 직접 떠나 칩거를 택한 이들과 함께 지내며 취재를 이어나간다.
이 책은 주류적인 삶에서 미래를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해 ‘자기만의 집’을 찾아 떠난 청년들의 삶의 궤적과 현재의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세심한 필치로 그려낸다.
대도시생활의 피로함과 기성세대가 정의한 ‘잘 사는 삶’의 기준을 뒤로하고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새로이 찾고자 하는 청년세대의 고군분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중국에서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며 청년세대의 노동환경과 가치관에 관한 중요한 시대적 기록으로 평가받았다.
“그녀는 당분간 대도시의 삶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저는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고 싶지 않아요.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거든요. 홀가분하게, 이지(easy) 모드로 살아가고 싶어요. 어차피 저는 물욕도 별로 없고 스타벅스나 명품도 필요하지 않거든요.” (…) 나는 허강에 가기로 결정했다.
은거생활을 계속 관찰하려면 허강은 결국 피할 수 없는 곳이기도 했고, 더욱 중요한 점은 허강에 살고 있는 여성들처럼 나도 허강에서 한동안 생활할 수 있는지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66~67쪽)
3만 위안짜리 집, 월수입 1000위안, 하루 생활비 20위안…
가장 구체적인 현실에 기반한 문학적 논픽션 허강으로 모여든 이들의 배경은 제각기 다양하지만, 폭스콘 같은 거대공업단지의 공장노동자나 대도시의 서비스직 종사자로 일하던 저임금노동자들이 많다.
과중한 노동과 불합리한 환경 속에서 몸과 마음은 피폐해지지만, 아무리 아끼고 모아도 치솟는 집값 앞에서 ‘내 집 마련’은 요원하다. 하지만 허강에서는 단 3만 위안(약 600만 원)으로 자기만의 집을 소유할 수 있다.
반복적이고 의미 없는 노동, 대도시의 열악한 주거환경, 기성세대가 강요하는 ‘정상적’인 삶의 모델에 지쳐 자유를 꿈꾸는 이들에게 허강이 대안적 선택지로 떠오른 이유다.
이 책은 탈주자들이 대도시에서 일하던 당시의 급여와 임대료 및 저축액, 그리고 허강을 비롯한 최저주거비 지역에서의 구매한 집값과 새로운 월수입, 하루 생활비 등 지극히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이들의 일상을 구체적인 현실의 언어로 그려낸다.
터무니없이 높은 집값 앞에서 대출과 상환 기간을 계산하며 아득함을 느껴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서술이다. 허강의 저렴한 집에서 최소한의 소비만 하며 살아가겠다는 결심이 차라리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탈주자들의 고민과 선택에 공감하는 저자는, 이들을 섣불리 평가하거나 판단하는 대신 이들의 편에 서서 울림 있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분명 어른들이 말하는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데, 어째서 그토록 강렬한 피곤함을 느끼며 도망치거나 탈출하거나 아예 숨어버리려고 하는 것일까?” 오늘날 많은 청년이 느끼는 무기력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거울처럼 비추며, 지금의 우리 사회를 깊이 되돌아보게 만드는 대목이다.
“평균 응답시간은 10초, 극한의 경우에는 한 달 평균이 8초일 때도 있었다. 이 숫자들은 린원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하루에 대략 300여 건의 질문에 대답해야 하고, 문의량이 많을 때는 400건에 달하기도 했다. 린원의 시간은 이렇게 수많은 8초 혹은 10초로 나뉘었다.
가끔 ‘문의량’이 적으면 이번 달 실적에 영향을 끼칠까 봐 오히려 ‘불안’했다. (…) 린원과 동료들은 하루의 거의 절반이 되는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고객이 화를 내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린원은 수백 건의 질문에 신속히 회답하기 위해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죄송합니다’와 같은 응답 단축키를 설정해두었다.” (132쪽)
대안적 삶인가, 고립인가 ‘자기만의 거실’을 찾아가는 청년들의 여정 허강에 정착한 청년들은 게임 대리 플레이, 배달 전용 조리점 운영, 소액 주식 투자 등 온라인을 매개로 생계를 이어나간다.
주택 구입 붐이 인 허강에서 부동산 중개업자로 자리 잡아 수십만 팔로워를 거느리게 된 이나, 허강으로 이주해온 청년들을 대상으로 인생 설계 강좌를 열겠다는 이처럼 새로운 기회를 일구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대다수 탈주자는 그저 타인에게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는 평온한 환경을 바란다.
허강에 집을 구한 ‘은거바’ 유저들의 단체 체팅방이나 소소한 식사 모임이 존재하지만, 그 결속력은 느슨하고 희미하다. 이곳으로 떠나온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를 밝히는 일을 극도로 꺼리며, 어느 날 소리소문없이 허강에서의 생활을 정리해 사라지기도 한다. 식사 모임에서는 “아무도 모른 채 죽지는 말자”는 농담이 서슴없이 오간다. 저자가 두 달간의 허강 생활을 마무리하고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는 꽉 찬 지하철 차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 피곤하지만 퇴근 후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밤거리를 공유 자전거로 내달리던 베이징의 풍경을 다시 떠올린다. 허강에서의 삶이 도피처가 되어주었을지는 몰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연결을 대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허강 역시 대도시 베이징이 가진 그늘을 또 다른 방식으로 품고 있음을 깨달은 저자는 대도시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담아낸 탈주자들의 “예민함, 나약함, 그리고 세상과 불화한다는 감정”은 분명 한 세대의 단면이자 이 시대의 솔직한 초상이다. 부모 세대가 기대하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삶의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부모와 대립하며 입은 상처, 그리고 정해진 삶의 궤적을 따르고 싶지 않은 청년들의 고뇌가 짙게 배어 있다. 《탈주자들》은 청년들이 통과하고 있는 이 시대적 감정을 밀도 높게 해부하고 기록해냈다.
저자가 이들을 ‘은거자, 도피자, 탕핑족’ 등 여러 후보를 두고 한 가지 단어로 그들을 정의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듯, 이들의 삶을 하나의 틀로 규정하기는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이 탈주가 시스템이 강요하는 삶의 방식을 거부하는 청년들의 몸짓이라는 점이다.
책을 마무리하며 저자는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거실과 공간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쓴다. 우리는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세상과 건강하게 연결될 수 있을까? 그 길을 찾아 떠난 청년들의 고군분
목차는 다음과 같다.
1부 떠나다 은거바 2부 한 통의 전화 눈의 도시 해파리 서로 다른 집 카운트다운 생활 실험 3부 어느 아파트 4부 '구덩이 메우기' 스크립트 킬 게임, 식사 모임 그리고 고양이 허강을 떠나며 5부 아무도 모른다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 담장 안의 고향 감사의 말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리잉디 (李颖迪) (지은이)
우한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GQ〉 〈에스콰이어〉에서 기자로 일했다. 논픽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6년 스위스문화재단 프로 헬베티아Pro Helvetia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선정되었다.
기자로 일하며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의 '은거바' 커뮤니티에 관심을 가지고 은거생활자들을 취재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대도시생활에 대한 회의감과 자기만의 집을 갖고 싶다는 충동을 계기로 탈주자들이 다수 머무는 '허강'으로 이사해 그들과 함께 지내며 취재를 이어나갔다.
3년간의 취재를 기반으로 쓴 《탈주자들》 우한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GQ〉 〈에스콰이어〉에서 기자로 일했다. 논픽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6년 스위스문화재단 프로 헬베티아Pro Helvetia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선정되었다.
기자로 일하며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의 '은거바' 커뮤니티에 관심을 가지고 은거생활자들을 취재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대도시생활에 대한 회의감과 자기만의 집을 갖고 싶다는 충동을 계기로 탈주자들이 다수 머무는 '허강'으로 이사해 그들과 함께 지내며 취재를 이어나갔다.
3년간의 취재를 기반으로 쓴 《탈주자들》은 중국에서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며 청년세대의 노동환경과 가치관에 관한 중요한 시대적 기록으로 평가받았다. 현재 자전적 소설 《공터空地》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김경숙 (옮긴이)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과 일어일문학을 공부하고 대만 국립정치대학 중국어연수과정을 수료했다. 중국어권 인문 및 실용 서적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운명을 바꾸는 부자의 사고방식》 《하버드 철학 강의》 《바람 앞에 선 유니콘》 등이, 옮긴 웹소설로 《미남천금_폐하청자중》 《복처가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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