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탄생」(부제 미의 네트워크가 만든 독특한 문명)이 2026년 9월 16일 나왔다. 지은이는 이케가미 에이코 지음, 김영근 외 옮김이다. 펴낸 곳은 글항아리이다.
분야는 역사, 정가는 43,000원, ISBN은 9791169096003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아름다움이 만든 독특한 문명 엄격한 신분제의 압박과 미적 해방의 이중주 이 혁신적인 책에서 이케가미 에이코는 미학적 이미지가 일본의 문화적 정체성의 중심이 되는 복잡한 사회사의 단면을 밝혀낸다. 조직에 대한 사회학적 통찰과 문화사에 대한 방대한 학식을 결합한 이 책은 공연 예술, 다도, 하이쿠를 매개로 이어진 미적 네트워크가 일본이라는 문명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담당한 핵심 역할부터 기모노 미학의 정치학, 상업 출판의 부흥, 예의범절의 대중화, 가부키 공연의 유행, 암묵적 소통 방식의 부상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탐구한다. 글항아리 ‘현대의 고전’ 시리즈 22번째 책으로 『일본의 탄생: 미의 네트워크가 만든 독특한 문명』이 출간되었다. 케임브리지대출판부의 사회과학 구조 분석 총서 중 한 권으로 나온 Bonds of Civility: Aesthetic Networks and the Political Origins of Japanese Culture (2005)를 옮긴 것이다. 한국어판은 저자의 양해를 구해 이 책의 일본어 번역판 『미와 예절의 유대: 일본 교제 문화의 정치적 기원美と?節の絆 日本における交際文化の政治的起源』과 비교해가며 번역했다. 일본어판은 서구권 독자들에게는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는 세밀한 내용들이 상당 분량 추가되어 있다. 책에 실린 저명한 학자들의 추천사를 봐도 그렇지만, 이 책은 일본이라는 독특한 문명을 조감할 수 있는 확실한 시야를 확보케 해줌으로써 매우 높은 평가를 받은 책이다. 이 책은 역사사회학적인 방법을 활용하여 일본의 미와 관련된 전통문화와 일본인의 정체성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는 미적 세계와 일본의 관계에 대한 역사다. 그리고 미라는 결절점이 시민적 교제와 예절 문화를 창출하는 데 있어 커다란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과 또한 그것이 결국 문화 정체성의 창출에 기여한 의도치 않은 역할에 대해 차분하게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고찰한다. 사실 일본을 ‘미美’라는 틀에서 접근하면 ‘일본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의 소산으로 여겨지기 쉽다. 그만큼 일본은 미적으로 과도하게 소비되어왔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미’는 그런 대중화된 이미지들과는 엄청나게 다르다.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미라는 것이 문명을 조직하는 하나의 사회적·역사적 실체이며 계보라는 것을 발견하는 일과 가깝다. 일본 문명은 어떻게 서구 문명과 다른가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 서장에서 이론적 입지를 다지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1장에서 역사적 서술로 돌입해 3부 12장까지 쭉 이어진다. 13장은 결론적 성찰이다. 앞부분은 이론적 논의가 많아 처음부터 끝까지 내처 읽는 일은 다소 버거울 수 있으니 역사적 서술이 시작되는 1~13장을 먼저 읽고 내용이 익숙해진 다음에 서장을 읽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추상적인 관념이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회 조직론 및 네트워크론의 시각에서 일본의 전통 미학이 어떻게 ‘시빌리티Civility(시민적 예절)’와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했는지 역사사회학적으로 탐구한다. 여기서 시빌리티란 서구의 시민사회와 같은 맥락(근대화의 조건)이긴 하지만 정치적 발언권을 얻지 못하고 문화 영역에서만 시민적 힘을 축적한 일본 사회의 특수성을 가리키기 위해 고안된 용어다. 서론에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오에 겐자부로의 노벨상 강연 발언을 대비시키며 일본의 미적 전통이 단순한 비정치적 감흥을 넘어 사회적·정치적 조직화의 산물임을 밝힌다. 정치적·신분적 장벽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이 미를 매개로 교류하던 ‘미의 공공권’과 ‘느슨한 유대’의 형성을 에도 시대 네트워크 혁명의 핵심으로 제시한다. 서장에서 저자는 이 책의 역사사회학적 방법론과 이론적 토대를 공고히 한다. 문화자본과 사회자본의 결합이 그것이다. 예술과 취미를 단순히 개인의 취향에 가두지 않고, 사람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교류의 장을 만드는 ‘사회자본’이자 ‘문화자본’으로 확장하여 정의한다. 저자는 네트워크론과 마크 그래노베터의 ‘느슨한 유대가 지닌 강인함’ 개념을 차용해, 혈연이나 주종 관계 같은 억압적인 ‘강한 유대’에서 벗어나 개방적이고 유연한 회로를 제공하는 네트워크가 어떻게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었는지 이론화한다. 또한 원근대성Proto-modernity 개념 도입한다. 유럽 경제사의 ‘원공업화’ 개념을 차용하여, 18세기 에도 시대에 이미 대중적인 교양과 시장 경제, 미적 네트워크가 성숙해 있었음을 강조한다. 이는 서구화가 밀어닥치기 이전에도 비서구 사회 내부의 내발적 문명화 과정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이론적 기반이 된다. 저자는 서구 학계의 정통 근대화론 및 시민사회론이 가진 한계를 지적하며, 일본의 사례가 지니는 독자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서구 근대화론에 따르면 시민사회는 국가에 대항하는 부르주아 계급의 자율적 영역이자, 의회 민주주의와 정치적 시민권 획득의 역사와 직결된다. 하지만 일본의 사례는 다르다. 에도 시대는 도쿠가와 막부의 엄격한 신분제와 무사 중심의 지배 체제가 공고했던 곳으로, 상인층의 정치적 참여나 서구적 의미의 ‘시민사회’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국적인 시장 발달과 대중적 출판, 예능·시문학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적 민주주의 없이도 고도의 시민적 예절과 교제 문화(시빌리티)가 만개했다. 미의 영역과 정치의 관계에서도 독자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서구적 관념에서 미와 예술은 고독한 예술가가 창조하고 감상자는 미술관이나 서재에서 고립되어 향유하는, 정치와는 분리된 영역으로 여겨진다. 반면 이 책에서 다루는 일본의 미적 전통은 창조자와 향유자가 일치하는 철저히 사회적이고 상호작용적인 과정이었다. 비정치적으로 보이는 ‘미’와 ‘시’의 사교 장소는 오히려 엄격한 봉건적 신분 장벽을 횡단하게 만드는 완충지대이자 은신처로서 기능하며 실질적인 사회적 유대를 만들어냈다. 서구 중심의 근대화론은 근대성이 서구의 팽창이나 서구적 이성·담론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보지만, 에도 시대 일본은 독자적인 ‘원근대Proto-modern’의 궤적을 거쳤다. 이는 서구적 합리성과는 다른, 암묵적 커뮤니케이션과 느슨한 유대를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문명화의 길을 보여준다. 저자는 일본어 ‘공公’의 고고학적 어원과 중세 사회에서 권력에 대항해 수평적 연합을 모색했던 사람들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이런 전통이 중세 ‘좌座’의 문예인 렌카(연시)와 벚꽃 아래의 렌카 모임 등을 통해, 성스러운 것과 비주류의 문화가 교차하며 만들어낸 ‘무연無緣’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로써 자유로운 공공권 기원을 추적해낸다. 중세 후기 정치적 분권화와 혼란 속에서 수직적 지배 원리와 수평적 동맹 원리가 대립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그리고 그 속에서 예능이 변용되어간 과정을 흥미롭게 추적한다. 에도 막부의 이중성 3장부터 에도 막부의 신분 제도가 수립되면서 사회관계가 엄격하게 분절되었던 과정을 살펴본다. 정치적으로는 강한 억압과 제약이 존재했으나, 사람들이 미적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적이면서도 점차 공적인 성격을 띠는 공간을 만들어낸 과정을 추적한다. 7장과 9장에서는 이에모토 제도와 하이카이 네트워크를 다룬다. 18세기에 고도로 발달한 이에모토(가문 중심의 예능 전수) 제도를 조명한다. 과거에는 단순한 권위주의적 구조로 오해받기도 했으나, 실력 위주로 명인과 스승이 될 수 있는 드문 통로였다는 점을 분석한다. 하이카이 시 네트워크와 같은 유연하고 광범위한 자발적 결사체를 통해 사람들이 봉건적 제약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공헌과 실력을 인정받는 독특한 사회적 공간을 누렸음을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에도 일본의 국가 권력과 경제 체제 사이의 특수한 관계 속에서 문화적 발전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갔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이러한 미적 네트워크와 ‘미적 시민성’의 문법이 사회 내부에 유연하고 영향력 있는 소통의 기반을 다져놓음으로써, 향후 근대 사회로 연착륙할 수 있는 중요한 내적 동력을 제공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일본을 이해하기 위한 혁신적인 책 출판하면서 가장 기쁠 때는 좋은 책을 만났을 경우다. 책이란 다 나름의 논리와 존재 이유가 있고, 사랑스러운 측면이 존재할 것이다. 아쉬운 부분도 있을 테고 말이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목차는 다음과 같다.
한국어판 서문 서문 제1부 국가, 시빌리티, 공공의 사회 이론 서장 미의 나라 일본과 에도 시대의 네트워크 혁명 제1장 시민사회 없는 시민 예절: 비교론적 개관 제2장 창발성으로서의 문화와 정체성 제2부 결사 정치학과 미의 공공권 들어가며 제3장 미 공공 권역의 중세적 기원: 자유에 관한 의례 회로와 렌카 제4장 중세 후기 좌 예능의 변용: 수평적 원리와 수직적 조직 원리의 대결 제5장 에도 시대 형성과 미의 공공권의 변용 제6장 ‘에도 시대’ 미적 사교 형태 제7장 하이카이. ‘느슨한 유대’가 지니는 강인함 제8장 시와 항의: 사회적인 힘의 발흥 제9장 암묵적 커뮤니케이션과 민족 정체성 제3부 시장, 국가, 범주의 정치학 제10장 유키요로부터의 항의: 패션·국가·젠더 제11장 에도 시대의 상업 출판과 원근대 문화 제12장 미의 신체 기법: 안내서를 통해서 보는 에티켓과 매너 제4부 결론적 성찰 제13장 미의 나라 일본의 탄생 에필로그 저자 후기 옮긴이의 글 주 인명 찾아보기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이케가미 에이코 (池上英子) (지은이) 역사사회학자이자 문화사회학자.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오차노미즈여자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니혼게이자이신문사에서 근무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하여 1989년에 하버드대학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일대학 사회학 준교수로 일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뉴스쿨 사회학과 역사학 부문 월터 에버스탯Walter A. Eberstadt 교수로 재직하며 영어와 일본어로 활발한 강연 및 저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7년 『명예와 순응The Taming of the Samurai: Honorific Individualism and the Mak 역사사회학자이자 문화사회학자.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오차노미즈여자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니혼게이자이신문사에서 근무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하여 1989년에 하버드대학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일대학 사회학 준교수로 일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뉴스쿨 사회학과 역사학 부문 월터 에버스탯Walter A. Eberstadt 교수로 재직하며 영어와 일본어로 활발한 강연 및 저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7년 『명예와 순응The Taming of the Samurai: Honorific Individualism and the Making of Modern Japan』을 펴내며 단연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2005년에 케임브리지대학출판부 ‘사회과학 구조 분석’ 총서의 한 권으로 출간한 『일본의 탄생Bonds of Civility: Aesthetic Networks and the Political Origins of Japanese Culture』으로 미국아시아학협회 존 홀 저작상, 미국사회학회 최고문화사회학상(매리 더글러스상), 정치사회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7년부터는 가상공간과 발달장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여 2011년에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에서 수여하는 보건정책 연구자상을 수상했다. 2017년 『자폐 스펙트럼과 하이퍼월드: 가상 공간에서 날개를 펴는 신경다양성의 세계』를 펴냈다. 최근에는 일본 에도시대의 장기적인 사회 변화와 현대의 디지털 문화를 역사사회학적 관점에서 비교 연구하며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김영근 (옮긴이) 고려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인문학과동아시아문화산업 비교협동과정(대학원) 교수로 있다. 「AI 시대의 안전경제학」 등의 논문을 썼으며, 『포스트 제국주의』(공저), 『한일관계사 1965-2015 II: 경제』(공저), 『한일 관계의 긴장과 화해』(편저) 등의 저서와 『3·11 동일본대지진을 새로이 검증하다』 『일본 원자력 정책의 실패』 등의 역서가 있다. 김영호 (옮긴이)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가나자와대학에서 일본 근세문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도호쿠가쿠인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아사이 료이浅井了意 문학의 성립과 성격』, 역서로 『쇼코쿠 햐쿠모노가타리諸国百物語』(역주) 『안세이 대지진의 생생한 기억과 교훈: 안세이 견문록』 등이 있다. 김유영 (옮긴이)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오사카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선이 그린 세계지도』 『재해에 강한 전력 네트워크』 『신문은 대지진을 바르게 전달했는가』 등 10여 권의 역서를 펴냈으며, 『조선이 그린 세계지도: 몽골 제국의 유산과 동아시아』로 제4회 판 우번역상 대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일본은 어떻게 ‘일본’이 되었나』 『사전에 없는 일본』 등이 있다. 현재 동덕여대 일어일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송완범 (옮긴이)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 일본사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동아시아 속의 일본 역사와 문화다. 현재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고려대박물관장, 한국일본사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동아시아세계 속의 일본율령국가 연구』 등이 있고, 『貴族とは何か、武士とは何か』 등을 공저했다. 전성곤 (옮긴이)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림대 일본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학살’된 인식 ‘일본 전후’』 『탈국민국가라는 외재적 식민주의와 제국』(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민’의 경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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