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쉐 지음, 조은 옮김 『하늘의 눈』이 글항아리에서 2026년 9월 1일 나온다. 정가는 19,800원이며 분야는 소설·시·희곡이다. 이번 책은 편집자와 고전문학 번역가의 은밀한 만남을 그린 표제작을 비롯해 13편의 단편을 묶었다.
편집자와 번역가, 하늘 위의 밀회
표제작 「하늘의 눈」의 두 주인공은 출판사 편집자와 고전문학 번역가다. 두 사람은 원고 교정지를 주고받으면 될 사이지만, 한 달에 두 번 굳이 직접 만난다. 청색선에서 홍색선으로 열차를 갈아탄 뒤 15분을 더 걸어야 닿는 고층빌딩 B동 3405호가 만남의 장소다. 차를 마시고 오탈자 하나 없는 원고를 주고받은 뒤 두 사람은 침실로 향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책 작업이 끝나며 한 번 끊긴다. 다시 이어지는 것은 번역가가 뇌종양 진단을 받으면서다.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번역가는 SF 소설을 계속 쓴다. 마치 쓸 수 있는 한 살아갈 수 있다는 듯한 태도다. 『연합문학』은 이 작품을 두고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구원”이라 평했다고 소개됐다.
열세 편이 그리는 각자의 사랑과 상처
대표작으로 꼽히는 「비너스」는 남자로 태어났으나 여자가 되고 싶은 펑황과, 지정 성별은 여성이지만 남자로 살아온 둥수의 이야기다. 펑황은 열일곱 살부터 호르몬 주사를 맞았고 스무 살에 가슴 수술을 받았다. 둥수는 수술이나 호르몬 요법 없이 스스로를 남자로 여겨왔으며 성 경험이 전무하다.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서로의 경계를 지운다. 작품은 “가장 먼 바다 위로 조개 하나가 떠올랐다. 조개껍질 속에는 새로이 태어난 두 사람이 들어 있었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갈림길 정원」은 화자 샤오인이 꿈속 신비로운 정원에서 6년 전 헤어진 옛 연인 ‘아저씨’와 재회하는 이야기다. 소설가 우샤오러는 13편 가운데 이 작품이 가장 흥미롭다고 평했다고 전해진다. 「먼지」의 주인공 ‘나’는 철학을 전공하고 신문 기자로도 일했지만 결국 가정 청소 업체를 운영하게 된 인물이다. 안나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의 어질러진 집을 청소하다가, 과거 트라우마로 집을 쓰레기장처럼 방치했던 어머니의 기억과 마주한다.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2019년 타이완의 동성혼 합법화 전후를 배경으로 한다. 이는 존재의 정체성을 인정받는 문제를 넘어, 법적·제도적 테두리 안에 들어온 성소수자들이 마주하는 일상을 다룬다. 트랜스젠더의 사랑, 레즈비언 커플의 보조생식술을 통한 출산, 동성 커플의 육아 등이 그 내용이다. 목차에는 「하늘의 눈」 「비너스」 「갈림길 정원」 「먼지」 「죽음의 색채를 보다」 「내 몸엔 네가 겁먹을 무언가가 있어」 「그 얼굴」 「그 애가 날 위해 불러준 노래」 「실재하지 않는 존재」 「표류의 노래」 「복수複數의 춤사위」 「전화를 뚝 끊듯 사라져줘」 「밤이 너무나 깊어서」와 작가의 말 ‘새로이 거듭나기’가 차례로 실렸다.
지은이 천쉐와 옮긴이 조은
지은이 천쉐는 1970년 타이완 타이중에서 태어나 국립중앙대학 중문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데뷔작 『악녀서』로 중화권을 대표하는 퀴어 문학 작가로 자리잡았다. 장편소설 『다리 위 아이』는 2004년 『중국시보』 10대 우수도서로 선정됐고, 『악마』는 2009년 타이완문학상 진뎬상, 2010년 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 올해의 소설, 제34회 진딩상 후보에 올랐다. 지은 책으로 『나비』 『아무도 모르는 나』 『천사가 사랑한 생활』 『오직 쓰기 위하여』 『나 같은 레즈비언』 『친애하는 공범자』 『같이 산 지 십 년』 등이 있다.
옮긴이 조은은 한양대 중어중문학과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기획·번역을 해왔다. 『생활수업』 『오직 쓰기 위하여』 『사랑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한 사람의 마을』 『사냥꾼들』 『작은 태양』 『속세기인』 『네 아이는 네 아이가 아니다』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사하라 이야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구분 | 내용 |
|---|---|
| 지은이 | 천쉐 지음, 조은 옮김 |
| 출판사 | 글항아리 |
| 출간일 | 2026년 9월 1일 |
| 분야 | 소설/시/희곡 |
| 정가 | 19,8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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