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8대 캔터베리 대주교를 지낸 윌리엄 템플의 대표작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이 비아에서 2026년 8월 24일 출간됐다. 부제는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라 살아가기’이며, 김준철이 우리말로 옮겼다. 분야는 종교이며 정가는 13,000원, ISBN은 9791199780460이다. 이 책은 1931년 2월 옥스퍼드 대학교 세인트 메리 교회에서 여드레 밤에 걸쳐 진행된 강연을 묶은 것으로, 출간 이후 한 세기 가까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본 물음을 다루는 고전으로 꼽혀 왔다.
출판사 측은 당시 옥스퍼드가 템플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자리였다고 설명한다. 천문학이 광막한 우주 속 인간의 자리를 한없이 작게 그렸고, 전쟁의 상처는 선함과 진보에 대한 믿음을 흔들었으며, 삶의 뜻과 옳고 그름의 기준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템플은 이런 회의론이 짙게 번진 대학가 한복판에서 신을 수학 명제처럼 증명하려 하지 않고, 신앙을 확실성이 아니라 삶을 건 모험이자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탐색으로 그려냈다고 소개했다.
책의 얼개는 목차에 그대로 드러난다. ‘들어가며’에 이어 1장 ‘하느님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2장 ‘역사에서 그리스도가 차지하는 자리’, 3장 ‘도덕에 기준이 있을까’, 4장 ‘죄와 회개’, 5장 ‘십자가형의 의미’, 6장 ‘삶 속의 성령’, 7장 ‘기도와 성사’, 8장 ‘교회, 그리스도인이 이루는 사회’ 순으로 이어지며, 부록으로 윌리엄 템플에 관한 소개와 그의 저서 목록이 실렸다. 우주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시작해 한 개인의 회개와 기도로, 다시 그리스도인이 함께 이루는 공동체로 옮겨 가는 구성이라고 출판사는 설명했다.
출판사는 이 책을 19세기 말에서 20세기에 걸쳐 활동한 영국 그리스도교 지성의 계보 속에 놓았다. 체스터턴의 『정통』, 이블린 언더힐의 신비주의 저술, 톨킨의 『반지의 제왕』, 도로시 세이어즈의 『창조자의 정신』,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T.S. 엘리엇의 『그리스도교 사회를 향한 이념』, 찰스 윌리엄스와 로널드 녹스의 저술 등이 같은 시대적 물음 속에서 나온 응답이라면, 템플의 이 책은 교회를 실제로 이끈 지도자가 교회 제도 한복판에서 내놓은 응답이라는 점에서 다른 무게를 지닌다고 소개했다.
지은이 윌리엄 템플은 영국 성공회 성직자이자 신학자로, 옥스퍼드 대학교 발리올 칼리지에서 고전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퀸스 칼리지 철학 강사를 지냈다. 1909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렙턴 학교 교장, 런던 세인트 제임스 피카딜리 교회 관할사제, 맨체스터 주교, 요크 대주교를 거쳐 1942년 캔터베리 대주교가 됐다. 랍비 조지프 허츠와 함께 그리스도교-유대교 협의회를 공동 창설했고 세계교회협의회 창설을 주도했으나 실현을 보지 못한 채 1944년 세상을 떠났다. 주요 저술로 『그리스도교와 사회 질서』, 『요한복음서 읽기』, 『그리스도는 진리이시다』, 기포드 강연문 『자연, 인간, 그리고 하느님』 등이 있다. 옮긴이 김준철은 대학교에서 신학을, 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공부해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평신도 단체 실무 책임자와 청소년 담당 교역자로 일했다. 『내일의 교회』, 『영혼이 숨 쉬는 리더 수업』, 『멈추어라, 그리고 알아라』, 『그리고 신학이 시작되었다』(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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