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승인을 받고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착공하지 못한 주택이 전국적으로 20만호를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지 면적으로 환산하면 여의도 면적의 약 3배에 이르는 규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사업 승인 이후 착공하지 못한 LH 주택은 총 20만9,270호로 집계됐다. 대지 면적은 865만8,505㎡이며, 이 중 분양주택이 10만1,634호, 임대주택이 10만7,636호였다. 승인 연도별로는 2022년 이전 승인분이 2만3,802호, 2023년 3만1,720호, 2024년 7만5,847호, 2025년 7만2,574호, 2026년 5,327호로 나타나 미착공 물량이 해마다 쌓이는 모습이다.
미착공 지구는 전국 111곳으로, 수도권이 63곳(56.8%), 비수도권이 48곳(43.2%)을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41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8곳, 충남과 전북 각 7곳, 경남 5곳, 인천 4곳 순이었다.
착공 지연의 주된 원인은 ‘토지여건 미성숙’으로 조사됐다. 승인받은 대지에 기존 건축물이나 지장물이 남아 있어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도로·관로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로, 전체 미착공 주택의 79.9%인 16만7,283호가 여기에 해당했다. 나머지 4만1,987호(20.1%)는 지자체 사업비 분담, 지역 민원 등 관계기관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착공이 미뤄진 경우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새정부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면서 LH 직접시행을 통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5만3,3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승인을 받은 물량조차 절반가량이 첫삽을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공급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나온다. 신규 공급 확대에 앞서 기존 사업의 지연 요인부터 걷어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정희용 의원은 “최근 정부가 8.13 대책을 통해 승인 이후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현재 56개월에서 33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실현할 단계별 계획은 여전히 구체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계획에는 ‘최대한’,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는 선언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 LH가 향후 5년간 직접시행으로 5만3,300호를 실제 착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새로운 물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사업승인을 받고도 장기간 미착공 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업부터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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