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동물, AI, 신

  • 입력 2026.10.2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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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항아리 제공

「동물, AI, 신」(부제 인류학으로 모험하는 도덕적 상상력)이 2026년 10월 23일 나왔다. 지은이는 웹 킨 지음, 김정은 옮김이다. 펴낸 곳은 글항아리이다.

분야는 인문학, 정가는 18,000원, ISBN은 9791169096157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인류학의 렌즈를 통과한 동물과 AI와 신 이 비非인간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 인류학의 거장이 문화교차적 감수성으로 풀어내는 AI에 대한 신선하고도 명료한 길잡이

★넌오비어스 북어워드 1차 후보작 선정★ 인류학자는 다르게 사고한다. 눈앞에 주어진 당면 과제는 그에게도 시야를 좁혀 현재를 고찰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은 더 깊고, 다루는 넓이는 더 광폭하다. 『로봇, AI, 신』은 인류학계의 거장 웹 킨이 인공지능에 관해 다룬 책이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기술에 대한 불안을 재조명하기 위해 그는 단순하면서도 급진적인 주장을 펼친다. 바로 인간에 가까운 동물, 인간에 준하는 귀신, 인간을 초월하는 신들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이런 시각은 매우 독창적이며, 그에게 AI는 우리가 누구인지 물을 기회가 된다.

AI와 로봇, 그리고 그들과의 상호작용을 묻는 질문이 전례 없는 것은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이것은 오히려 무엇이, 그리고 누가 도덕적 고려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오랜 질문들의 최신 변형일 뿐이다.

인류학자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보는가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인류학적 토대에 있다. 킨은 수십 년에 걸친 현장조사와 문화 간 연구를 바탕으로 윤리가 개인의 사고나 종교적 교리, 사회계약에 의해 정의되기보다는 우리 주변 존재들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더 많이 정의된다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숨 쉴 때 실수로 벌레를 한 마리라도 들이키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남아시아의 자이나교도들, 제물로 바쳐지는 동물의 도덕적 지위를 놓고 고민하는 인도네시아의 무슬림들, 반려동물에게는 정성스러운 장례식을 치러주면서 매일 공장식으로 사육된 고기를 거리낌 없이 먹는 세속적인 서구인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에게 인간과 비인간 존재는 경계선이 불분명하게 뒤섞여 있고, 인간은 그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며 윤리와 도덕의 대상을 넓히거나 줄인다.

즉 인간은 도덕 영역의 경계 안팎에서 동물과 기계, 혹은 귀신과 신을 마주친다. 이때 맞닥뜨리는 도덕적 난제에 대해 저자는 인류학자들이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비인간 영장류, 인류 생물학, 과거 사회의 고고학까지 포함하는 인류학자들의 현지조사는 포괄하는 영역이 놀랍도록 넓기 때문이다.

인도나 발리에서 수행한 현지조사는 특수하고 구체적인 지식이지만, 한데 모이면 그것들은 인류를 뛰어넘어 지구상의 비인간 타자들까지 포괄하는 지식의 총체로 구성된다.

이러한 민족지학적 단편들은 단순히 이국적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도덕적 세계의 심오한 다양성을 드러내며 독자들이 복잡성과 모순을 직시하도록 이끈다.

킨이 보여주는 것은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이 어떻게 도덕적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가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동물은 가족처럼 대하는가 하면 다른 동물은 식량 취급을 하고, 영혼의 의지력을 인정하면서도 인간 노예에게서는 이를 부정하며, 로봇 반려동물을 사랑하면서도 그들이 “단지 기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킨은 이런 모순들을 위선이나 혼란으로 일축하기보다는, 도덕적 상상력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진실을 드러내는 민족지학적 자료로 삼는다.

새로운 기술 앞에서 오래된 윤리적 질문들을 다루는 데 있어 이 책은 역사적 선례들을 고찰한다. 저자는 동물에게 영혼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유럽의 논쟁, 원주민의 인간성에 관한 식민지 시대의 논쟁, 그리고 인간의 행동을 기이할 정도로 모방하던 로봇 개에 대한 현대의 불안감을 탐구한다. 각 사례에서 그는 도덕적 지위에 대한 질문이 권력, 재산, 사회질서에 대한 질문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누가 도덕적 주체로 인정받느냐 하는 것은 철학적 문제인 동시에 언제나 정치적인 문제였다. 이러한 역사적 관점은 AI를 둘러싼 일부 종말론적 수사를 무력화시킨다. 저자는 우리가 과거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으며, 비록 항상 공정하거나 현명하게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헤쳐나왔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역사가 단순히 반복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오늘날 AI가 모든 기술이 지닌 물질적·사회적 본질을 고집스럽게 지니고 있음을 인정한다. 로봇과 알고리즘은 진공 상태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어떻게 이해되고 사용되는지를 형성하는 인프라, 제도, 문화적 관행 속에 내재되어 있다.

동시에 저자는 인간이 다른 존재들과 우리를 명확히 구분 짓는 어떤 독특한 특성(의식, 언어, 도구 사용, 문화)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동물 인지, 식물 지능 분야의 최근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 앞에서 주체성과 도덕적 고려라는 오래된 윤리적 질문들을 다룬다.

다른 존재에게 우리는 무엇을 빚지고 있는가 이 책에서 가장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곳은 사람들이 챗봇, 소셜 로봇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탐구하는 장들이다. 킨은 이러한 애착을 병리적이거나 망상적인 것으로 일축하기보다, 인공 행위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세상에서 ‘인간다움’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진정한 도덕적 관계로 이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이 책은 기술 결정론과 인간 예외주의 모두에 대해 비판을 가함으로써 탁월한 균형 감각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의 도덕적 상상력을 확장해낸다. 무엇이 어떤 존재를 ‘사람’으로 만드는가? 우리와 다른 존재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빚지고 있는가? 타인과 공유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런 질문은 인류가 항상 던져온 것이며, 다른 시대와 장소의 사람들이 여기에 어떻게 답했는지를 통해 우리가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중요한 윤리적 질문은 로봇이 권리를 가질 자격이 있는지, 혹은 AI가 의식을 갖게 될지 여부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공 존재들과의 관계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에 있을 것이다.

이런 논의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저자의 문체를 눈여겨볼 만하다. 두껍지 않은 책 속에서 여러 유형의 삶을 보여줄 때 그는 변환과 연결을 능숙하고도 재빠르게 해낸다. 챗봇과 데이트하는 사람, 암을 업보로 받아들이는 사람, 귀신 들린 사람의 이야기를 이질감 없이 하나로 꿰어낸다. 이로써 ‘윤리적 실천이란 맥락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다는 그의 주장은 문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인간과 비인간 전체의 이야기를 매끄럽게 담아낸다.

이런 사례들을 모으면서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도덕 주체란 나와 함께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존재다. 같은 이치로, 함께 참여하는 대화는 도덕 주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로봇 개의 사례가 보여주듯, 생명 없는 존재도 인간의 도덕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인도의 활동가, 발리의 닭싸움꾼, 아마존의 사냥꾼, 일본의 로봇 애호가, 심지어 마초 카우보이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는 마지막 부분에서 인공지능과 우리의 싹트는 관계를 다루는 것으로 이어진다. 킨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우리처럼 사고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하며, 이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귀신이나 신을 대할 때의 태도와 그리 차이 나지 않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인간은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윤리적 관심사의 범위를 끊임없이 재조정하면서 창의적인 처세 능력을 발휘하도록 몰아붙여지고 있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서론 1장 도덕적 기계, 인간적 결정 2장 인간: 삶과 죽음 사이 3장 근近인간: 사냥감, 제물, 일벗, 친구로서의 동물 4장 준準인간: 로봇, 아바타, 하인, 페티시 5장 초超인간: 인공지능, 귀신, 무당 마무리: 도덕적 상대주의, 인간적 현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웹 킨 (Webb Keane) (지은이)

미시간대학 인류학과의 ‘조지 허버트 미드 특출교수’로, 문화인류학과 언어인류학 분과를 모두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이다.

학창 시절 예일대학에서 미술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인류학자가 되기 전 목장 노동자, 점원, 페루의 고고학 도안사 등 다채로운 이력을 거쳤다. 이후 시카고대학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런던정경대학, 케임브리지대학, 오슬로대학 등에서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코넬대학 비평·이론학교에서 강의했다.

구겐하임 펠로십을 비롯해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스탠퍼드 행동과학고등연구센터 등의 펠로 미시간대학 인류학과의 ‘조지 허버트 미드 특출교수’로, 문화인류학과 언어인류학 분과를 모두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이다.

학창 시절 예일대학에서 미술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인류학자가 되기 전 목장 노동자, 점원, 페루의 고고학 도안사 등 다채로운 이력을 거쳤다. 이후 시카고대학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런던정경대학, 케임브리지대학, 오슬로대학 등에서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코넬대학 비평·이론학교에서 강의했다.

구겐하임 펠로십을 비롯해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스탠퍼드 행동과학고등연구센터 등의 펠로로 선정되며 독보적인 학문적 성취를 인정받았다.

웹 킨은 언어, 물질, 행위가 지시 대상과 맺는 관계에 대한 인간의 암묵적 전제를 뜻하는 ‘기호 이데올로기’ 개념을 정립한 인물로 유명하다. 특히 종교적 개종, 식민지 선교 현장, 이슬람과 기독교의 만남 속에서 인간의 ‘진정성’과 ‘자율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깊이 있게 추적해왔다.

최근에는 인류학적 지평을 인간 너머로 확장해 인공지능 챗봇이나 동물처럼 인간의 경계를 위협하는 존재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상상력과 윤리적 딜레마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언어적 재현의 권력과 위험을 다룬 『인식의 기호들』, 식민지 선교 세력과 기독교 현대성의 갈등을 분석한 『기독교적 현대인들』이 있다. 또한 생물학과 사회학, 심리학을 아우르며 도덕의 보편성과 가치 상대주의를 통찰한 마스터피스 『도덕적 삶의 자연사와 사회사』를 썼으며, 최근작으로는 인공지능 시대의 모호해진 인간성을 다룬 『동물, AI, 신』이 있다.

김정은 (옮긴이)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고려대에서 철학을, 동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남성 판타지』 『영원의 전쟁: 전통주의의 복귀와 우파 포퓰리즘』 『온라인 청년 극우의 성차별, 인종주의, 여성혐오의 정신분석』이 있다. 현재 독일 트리어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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