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 감독, AI로 사흘 만에 만든 단편으로 국제 영화제 특별언급상

  • 입력 2026.10.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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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여우별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여우별은 홍정민 감독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흘 만에 완성한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의 작품 '스티칭 하트(Stitching Hearts)'는 미국 ILLUMINATE Film Festival이 주최한 '2026 Oneness of Humanity Micro-Shorts Competition'에서 특별언급상(Honorable Mention)을 받았다.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에는 67개국에서 648편이 출품됐고, 이 가운데 15편이 최종 후보로 뽑혔다. 약 90초 분량의 '스티칭 하트'는 추억이 깃든 단추를 잃어버린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받은 단추를 계기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을 떠올리고 상실의 아픔을 위로받는 이야기를 담았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 감정선을 압축한 점이 심사 과정에서 의미 있게 읽힌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영상 생성 AI '시댄스(Seedance 2.0)'와 음악 생성 AI '수노(Suno)' 등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회사에 따르면 기획부터 완성까지는 3일, 실제 작업 시간은 약 10시간이었다. 그는 “AI로 얼마나 빠르게 영상을 만들 수 있는지보다 짧은 시간 안에 관객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며 “한국에서 만든 이야기가 새로운 기술을 통해 해외 관객에게도 닿을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홍 감독이 꾸준히 실험해 온 AI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의 연장선에 있다. 연극과 연출을 전공한 그는 영화 <승리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DOTA: 용의 피> 등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영화와 드라마 제작 전 장면과 카메라 움직임을 미리 구현하는 3D 프리비즈 작업에도 관여했다. 2024년 스튜디오 여우별을 설립한 뒤에는 기존 제작 기술에 생성형 AI를 접목하는 방식을 연구해 왔다.

홍 감독이 AI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제작비 문제도 있었다. 2017년부터 개발해 온 역사 소재 장편 애니메이션 '비운의 명장 흑치상지'는 충남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동상을 받았고, 2024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기획창작스튜디오 지원을 통해 언리얼 엔진 기반 파일럿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극장용 장편으로 확장하려면 최소 7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르렀고, 그는 제작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하며 AI 연구를 이어왔다.

스튜디오 여우별은 자체 지식재산권(IP) 확보와 사업화도 병행하고 있다. 고양이 캐릭터 콘텐츠 '마눌냥'은 인스타그램 게시 후 일주일 만에 관련 콘텐츠 누적 조회수 1,600만회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팔로워도 약 2만6,000명 늘었다. 누적 조회수는 4천만회가 넘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캐릭터 상품화와 라이선싱, 브랜드 협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기획창작스튜디오 콘텐츠 제작 지원에 선정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태권캣'에도 같은 제작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사고로 꿈을 잃은 인간 나래가 턱시도 고양이로 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태권도 액션과 코미디, 성장 서사를 결합했다. 스튜디오 여우별은 장편 제작에 앞서 캐릭터와 세계관을 활용한 숏폼 콘텐츠를 먼저 선보이고, 반응을 작품 개발에 반영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20억원 이하의 제작비로 오리지널 극장용 AI 하이브리드 장편 애니메이션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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