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에서 내리다 오토바이에 치여 다친 승객에게도 일부 과실이 있다는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이 나왔다. 2022년 11월 서울 중구의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로, 승객 A씨는 버스가 승강장에서 떨어진 차로에 정차한 뒤 문을 열어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전국버스공제조합은 A씨가 하차할 때 좌우를 살피지 않았다고 맞섰다. 법원은 버스 기사와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큰 과실이 있다고 보면서도 승객에게도 주의 의무 위반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합이 A씨에게 13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담겼지만, A씨와 조합은 모두 결정에 이의를 신청했다.
승객이 많아 내리지 못한 뒤 다시 문 열어달라고 요청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2022년 11월 11일 오후 6시 16분쯤 퇴근길에 서울 중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탔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버스 안에 승객이 많아 제때 내리지 못했고, A씨는 기사에게 문을 다시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기사가 문을 다시 연 곳은 승강장에서 약 1.8m 떨어진 차로였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발이 땅에 닿는 순간 오토바이에 치였다고 했다. 충격으로 약 5m를 날아가 엉덩방아를 찧었고, 잠시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도 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사고 뒤 병원에서 진료받은 A씨는 뇌진탕과 디스크 일부가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버스가 승강장에서 떨어진 곳에 정차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보고 버스 측에 책임을 물었다. 그는 전국버스공제조합을 통해 입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약 6개월 뒤 조합이 A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버스 정차 위치와 하차 당시 승객의 주의 의무가 쟁점이 됐다.
버스 정차 거리와 승객의 주의 의무 놓고 맞서
조합은 A씨가 하차 당시 좌우를 살피지 않아 사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버스와 인도 사이의 거리는 A씨 설명과 달리 1.8m가 아니라 1m 안팎으로 보이며, 기사가 문을 열 때까지 오토바이는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도 폈다. 조합은 A씨의 디스크 손상 역시 사고 때문이 아니라 퇴행성 질환에 따른 것이라며 치료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A씨도 버스 기사가 승강장에서 떨어진 곳에 버스를 세우고 승객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문을 열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양측은 하차 지점과 승객 과실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조합은 A씨의 과실을 20%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A씨는 자신에게 과실이 없다고 맞섰다.
| 쟁점 | A씨 측 설명·입장 | 조합 측 주장 |
|---|---|---|
| 승강장과 하차 지점 거리 | 약 1.8m | 약 1m 안팎 |
| A씨 과실 비율 | 0% | 20% |
법원, 버스 기사와 오토바이 운전자 책임 크다고 판단
법원은 조합이 A씨에게 1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결정은 차로에 승객을 내리게 한 버스 기사와 승객 하차에 주의하지 않은 오토바이 운전자의 과실이 크다고 봤다. 다만 승객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보지는 않았다. 법원은 “승객 또한 차로 위로 하차하면서 차량 교통에 주의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법원이 자신의 과실을 인정한 데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조합이 주장한 20%와 자신이 주장한 0%의 중간인 10% 정도로 법원이 권고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도에서 확인된 결정 내용은 조합이 A씨에게 13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것이며, A씨가 언급한 10%는 그의 해석이다.
A씨는 방송에서 “안 그래도 피해자로서 힘들어 죽겠는데 화해권고결정을 보면 제가 그 상황에서 좌우를 살피지 않았다고 한다. 판사가 그렇게 한 거에 더 기가 찬다”고 말했다. 방송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버스가 승강장에 제대로 붙어 정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고 “앞으로 좌우를 다 살피면서 내려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판결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이의 신청…정식 판결 예정
A씨와 전국버스공제조합은 모두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이의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화해권고결정으로 분쟁이 끝나지 않고 소송 절차가 이어지게 됐다. 보도 당시 정식 판결은 다음 달 나올 예정이었다. 판결에서는 사고 당시 버스가 정차한 위치와 문을 연 경위, 오토바이 운전자의 주의 의무, A씨가 하차하면서 주변을 살폈는지 등이 다뤄질 수 있다.
사고의 정확한 책임 비율이나 디스크 손상과 사고 사이의 관련성은 조합과 A씨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법원은 화해권고결정에서 버스 기사와 오토바이 운전자의 과실이 크다고 하면서도 A씨의 주의 의무 위반을 함께 적시했다. 양측의 이의 신청 뒤 정식 판결이 예정돼 있어, 최종 판단은 이후 재판 결과로 정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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