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에 있는 남해보물섬고등학교는 학생이 관심 분야를 탐색하고 배움의 과정을 직접 설계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권성계 교장은 교육의봄과의 인터뷰에서 학교의 교육 방향과 LTI 활동, 학생자치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남해보물섬고는 대안학교이자 각종학교로, 학생 수는 45명이다. 교육과정은 공통 교과를 통한 기본 소양 교육과 학생 선택 과목, 개인별 진로 활동,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권 교장은 학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내 안의 보물, 관계의 보물, 세상의 보물”로 설명했다. 학생의 자기 탐색과 공동체 생활, 지역과 세계에 대한 경험을 교육의 축으로 삼는다는 취지다.
학교가 핵심 역량으로 꼽는 것은 학생의 자기 결정이다. 교사는 진로와 학습 방향을 정해주기보다 학생이 관심사를 찾고 시도할 때까지 기다리는 역할을 한다고 권 교장은 말했다. 학교는 지필고사 없이 수행평가 중심으로 평가하며, 성적 경쟁보다 학습 과정과 성찰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LTI는 학생이 관심사나 진로에 따라 현장 체험과 인턴십을 기획하는 활동이다. 수요일 오후를 기본으로 운영하고, 한 달에 한 번은 하루 일정으로 진행한다. 1학년은 빵 만들기나 목공처럼 관심사를 따라 활동하고, 2·3학년은 진로와 연계한 체험을 늘린다. 학생은 지역의 체험처를 찾고 필요에 따라 학교의 지원을 받아 활동한다. 참여를 원하지 않는 학생은 학교 안에서 자신이 선택한 활동을 하거나 쉬기도 한다.
한 학기 활동은 발표회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 지역 주민에게 공유된다. 학생은 활동 과정과 배운 점을 자료로 정리해 발표하고, 다른 학생들은 이를 듣고 피드백을 나눈다. 권 교장은 발표 과정이 학생 개인의 경험을 공동체가 함께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활동 자체뿐 아니라 기록과 발표, 동료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까지 교육과정에 포함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1·2학년 공정여행도 학생 주도로 진행한다. 1학년은 남해와 제주, 2학년은 울릉도와 서울을 찾아가는 일정으로, 학생들이 주제와 이동 경로를 정하고 자료를 조사한다. 여행 뒤에는 소감과 평가를 나눈다. 해외 이동 학습은 2년에 한 번 운영하며, 2024년에는 베트남을 방문했다. 인터뷰 당시 예정된 중국 방문은 상하이·우전·난징을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 등을 살펴보도록 학생들이 준비하고 있었다.
기후정의주간에는 학생들이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토론과 환경 활동을 기획한다. 해양 쓰레기 수거, 캠페인, 영화 감상과 토론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되며, 학생이 주제를 정하고 교사는 진행을 돕는다. 학교 공동체 회의에서는 휴대전화 사용 등 생활 규칙과 공동 행사를 논의한다. 권 교장은 이 회의를 학교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로 소개하며, 교사 회의에서 정한 사안도 공동체 회의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진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생 선택을 넓히는 교육과정은 교사의 지속적인 지원과 지역의 체험 자원에 기대고 있다. 학교의 사례는 자율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단순히 선택권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이 계획을 세우고 경험을 돌아보며 공동체와 나누는 구조를 갖춰야 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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