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조사 후속대책…일반 위반은 처분 않기로

  • 입력 2026.10.1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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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 전수조사 결과를 둘러싼 농업인들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투기가 아닌 일반적인 농지법 위반은 조사 결과만으로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지은행에 농지를 맡겨야만 처분을 피할 수 있도록 하지 않고, 농업인이 원할 때 임대나 매도를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속농지와 고령농의 관행적인 임대차, 영농이 어려운 농지, 농업용 시설도 명백한 투기행위가 아니라면 조사 결과만으로 농지를 처분하거나 이행강제금을 부담하게 하지 않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회와 특별조치법 제정을 협의하고, 원하는 농업인이 현행법과 맞지 않는 상태를 적법하게 바꿀 수 있도록 한시 특례도 마련하기로 했다. 농지은행의 매입·수탁 범위를 넓히고 이용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 8일 후속 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을 설명했으며, 농지 전수조사 상담센터는 12일부터 운영된다.

일반적인 위반은 처분 절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조사 이후의 후속 조치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현장에서 불필요한 불안이 생겼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조사 결과가 농업인의 농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심으로 대책을 설명했다. 정부가 국회와 협의해 제정하려는 특별조치법은 투기가 아닌 일반적인 사안에 대해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농지법상 처분절차를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조사에서 현행 농지법과 맞지 않는 점이 확인되더라도 처분으로 이어지지 않게 농지법에 우선하는 특별법으로 막겠다는 방침이다.

농지은행 위탁은 처분을 피하기 위한 의무사항이 아니다. 일반적인 사안은 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처분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농업인이 원하는 경우에만 농지은행에 임대하거나 매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다만 명백한 투기행위는 별도로 다룬다. 투기가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소명절차를 거친 뒤, 거짓 영농계획 등을 내 농지를 취득하고 실제 농사를 짓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현행 농지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제시한 투기 유형은 세 가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농지를 취득한 뒤 실제로는 방치하거나 임대한 경우, 경매 등으로 농지 지분을 취득하면서 허위 영농계획을 제출하고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보유한 경우, 농업법인을 이용해 농지를 취득한 뒤 실제 농업이 아닌 분할매매나 임대로 부동산 수익을 올리는 경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사례가 개발수요가 높은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하며, 일반적인 농촌 농업인에게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속농지·관행 임대차는 현실을 고려

상속농지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뒤 소유자가 직접 농사짓지 않더라도 이번 조사 결과만으로 처분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현행법에서도 일정 범위 안에서 비농업인의 상속농지 소유와 임대를 허용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상속농지의 휴경이나 소유상한 초과 문제가 확인되더라도 처분에 바로 활용하지 않고, 향후 상속농지의 휴경 관련 제도를 현실화하는 기초자료로 삼겠다고 했다.

고령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워 이웃이나 친척이 대신 경작하는 경우, 농업인끼리 서로 농지를 바꿔 경작하는 경우도 처분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대상에 포함된다. 현행 임대 허용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농지를 처분하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영농 현실을 고려해 임대차와 휴경 규정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종중·사찰 농지나 미등기 상속농지처럼 소유관계가 복잡한 경우에도 명의자가 많거나 일부 소유자를 찾기 어려워 정식 임대차계약을 맺기 힘들다는 이유로 처분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맹지나 급경사지처럼 농사를 짓기 어려워 비워둔 농지도 단순히 경작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처분절차를 밟지 않는다. 실제 영농 여건을 고려해 휴경과 이용 제도를 농지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농업용 창고와 농업인 주택, 간이 농산물 처리시설 등 과거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밟지 않고 설치한 시설도 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철거나 원상회복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관계 법령에 따라 설치가 가능한 시설인지, 필요한 요건을 갖출 수 있는지 살펴 적법하게 전환할 방안을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한시 특례와 농지은행 기능 확대 추진

정부는 처분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농업인이 원하면 현재의 불안정한 상태를 적법하게 바꿀 수 있도록 특별조치법의 유효기간에 맞춘 한시 특례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농지법의 허용 사유에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관행적 임대차라도 특례기간에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가 서면 계약을 체결하면 계약기간 동안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한다. 기존에 농사짓던 사람을 임차인으로 지정해 위탁할 수 있는 현행 제도도 특별조치법 기간에 계속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시설의 경우 관계 법령상 설치할 수 있지만 사전에 농지전용허가 등 절차를 밟지 못했다면 특례기간에 사후 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업용 시설은 부담을 줄이되 비농업용 시설에는 필요한 농지보전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등 기존에 법을 지킨 사람과의 형평도 고려한다. 장기간 임야화된 농지, 사실상 묘지인 농지, 농지로 쓰이는 임야처럼 지목과 실제 이용 현황이 다른 토지는 특례기간에 지목 변경을 신청하거나 직권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한다.

농지은행은 매입 물량과 수탁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농지를 팔려 해도 예산이나 매입 기준 때문에 바로 매입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반영해, 정부는 매입 대기물량을 줄이도록 2027년 예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현재는 영농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농업진흥지역 농지를 중심으로 매입하지만, 앞으로는 비진흥지역이라도 실제 농업에 쓸 수 있다면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공공임대용 농지매입 사업으로 확보한 농지의 활용 우선순위와 지역별 농지 배분 절차도 다시 살펴본다.

12일부터 상담센터 운영…2027년 상반기 법 개정

농지은행 이용 절차도 간소화한다. 현재는 농지은행과 계약할 때 다른 기관을 다시 방문해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농지은행 한 곳에서 필요한 절차가 연계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농사를 더 이상 짓기 어려워 임차인을 찾거나 장기간 임대하려는 사람, 농지를 팔려는 사람에게 농지은행이 선택지가 되도록 하되,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사람에게 위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12일부터 농지 전수조사 상담센터를 운영한다. 농업인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이용할 수 있는 안내 창구로, 세 가지 투기 유형과 중대한 불법전용 해당 여부, 정부 정책과 후속조치 계획을 안내한다. 고령 등으로 영농이 어려운 농업인에게는 농지은행의 임대수탁, 공공임대용 농지매입, 농지연금 등 관련 사업과 연계한 지원도 소개한다. 농업인 단체와 상담센터를 연결해 문의와 애로사항을 듣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10월 12일 주간부터 상담센터를 통한 안내가 이뤄지도록 하고, 자경 농업인과 임차농, 고령농, 은퇴 희망 농업인, 청년농, 농업인단체를 만나 사례별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지방정부와 전문가 의견도 함께 듣는다. 특별조치법은 국회와 내용을 구체화해 10월 중 발의하고, 가능하면 12월까지 국회 절차를 마무리하도록 추진한다. 조사와 특별조치법 시행 과정에서 확인된 현장 문제를 반영해 2027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조사에서 정리한 농지정보는 등기부와 토지대장, 농지대장, 농업경영체 정보, 농지전용허가 자료 등을 서로 비교해 체계화하고, 농업인이 지역 농지정보를 쉽게 확인할 통합 플랫폼 구축에도 활용한다. 정부는 농지법 개정 때 임대차와 휴경 인정 범위, 임차농 권리, 복잡한 소유관계의 계약 방법, 농업용 시설과 영농곤란 농지 관련 규정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상담센터 운영과 특별조치법 논의에 이어 제도 개정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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