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폐된 전쟁」(부제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허상이 가린 두 개의 내전)이 2026년 9월 23일 나왔다. 지은이는 박홍서 지음이다. 펴낸 곳은 한겨레출판이다.
분야는 사회과학, 정가는 23,000원, ISBN은 9791172134709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통념은 무엇을 은폐하고 있는가? 국가·통치 권력·자본의 결착을 해부하며 미중 관계의 진짜 전선을 다시 그리다 미국과 중국은 정말 서로를 무너뜨리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을까? 매일같이 쏟아지는 뉴스만 보면 답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기술 추격을 견제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 자원을 무기로 그에 맞선다. 타이완 해협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양국간 관세와 공급망을 둘러싼 경제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투키디데스 함정’ ‘신냉전’ ‘패권 전쟁’ 등은 어느새 미중 관계를 설명하는 익숙한 말들이 되었다.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이상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이든 정부가 한창 중국 반도체 산업을 압박하던 2023년, 인텔 CEO는 베이징을 찾아 “중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15쪽) 미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다던 바로 그해 시진핑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팀 쿡, 일론 머스크 등 미국의 유력 기업인들과 만찬을 가졌다. 중국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비난하며 재집권한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판매한 ‘트럼프 성경’은 정작 중국 항저우의 공장에서 인쇄됐다.(16쪽) 신간 《은폐된 전쟁》은 바로 이 ‘미중 관계의 이상한 장면들’로부터 출발한다. 저자는 책의 1장에서 우리가 지금껏 미중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전제, ‘국가는 하나의 이해관계를 가진 단일한 행위자이며 미국과 중국은 무정부적 국제 질서 속에서 생존과 패권을 놓고 경쟁한다’는 국가 중심적 관점을 왜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다양한 이론과 역사적 사례를 들어 논증한다. 또한 미국과 중국은 서로 완전히 분리된 두 개의 단일체가 아니며, 두 나라 모두 전 지구적 자본주의 국제 질서에 깊숙이 편입돼 있고, 각국 안에서는 권력을 유지하려는 통치 세력과 이에 맞서는 여러 내부 세력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가 단순히 ‘미중 패권 경쟁’이라고 불러 온 것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1장에서 저자는 미중 양국이 ‘두 개의 내전’을 치르고 있다는 신선한 관점을 제시한다. “하나는 자본주의 국제 질서 속에서 벌어지는 미중 간 논제로섬 성격의 내전이라면, 또 다른 하나는 각국의 통치 권력이 대내 대항 세력에 맞서 벌이는 정치적 내전”(51쪽)이다. 《은폐된 전쟁》은 이러한 시각에 기반해 냉전 시기와 한국전쟁, 1980년대부터 본격화한 세계화, 트럼프 2기 정권, AI 및 반도체 기술 경쟁, 그리고 2026년 미국-이란 전쟁에 이르기까지 미중 양국과 그를 둘러싼 세계 질서 사이 다양한 장면들을 종횡무진하며 미중 관계의 이면과 실체를 투시한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더욱 격화하고 있는 미중 경쟁으로 한국 사회에서 미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화두가 되었다. 이에 미중 관계를 다룬 다양한 분석서와 전망서가 쏟아지고 있지만, 문제는 그 논의 대부분이 ‘패권국과 도전국이 사활을 걸고 싸운다’는 국가 중심적 분석이나 ‘친중이냐 반중이냐’ 같은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전작 《미중 카르텔》, 《프레시안》 연재 ‘중미 관계 돋보기’ 등을 통해 익숙한 국제 정치의 통념을 낯선 각도에서 다시 읽어 온 저자는 신간 《은폐된 전쟁》을 통해 국가와 자본,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층 다채로우면서도 현재 한국에 절실한 새로운 미중 관계 읽기를 제안한다. 한국전쟁부터 펠로시의 타이완 방문까지 미중 갈등은 어떻게 양국의 내부 정치에 활용되는가 국가가 외부의 적과 충돌할 때 우리는 대개 그 원인을 국가 안보와 국익에서 찾는다. 그러나 외적은 과연 누구에게 ‘유용’한가? 통치 권력의 입장에서 본다면 외적은 반드시 제거해야 할 위협인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고 대중을 결집시키며, 권력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치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2장에서는 대외 분쟁이 어떻게 국가 내부의 정치적 응집과 통치 정당성 강화에 활용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핀다. 한국전쟁은 이를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다. 1950년 초까지만 해도 트루먼 정부는 중국 내전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곧바로 제7함대를 타이완 해협에 투입했다. 저자는 이 갑작스러운 정책 전환의 배경으로 당시 미국을 휩쓸던 매카시즘과 ‘중국 상실(중국의 공산화)’ 논쟁을 짚는다. 중국 공산화를 막지 못했다며 트루먼 정권에 비난을 가했던 공화당과 ‘차이나 로비’ 세력의 공격에 시달리던 트루먼 정부에게, 한국전쟁은 대중 강경책을 보여 줄 정치적 계기였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대외 분쟁이 중국 내 정치를 움직였다. 마오쩌둥 정권은 한국전쟁 참전을 ‘항미원조’, 즉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고 가정을 지키며 나라를 수호한다”는 거대한 대중 동원 운동으로 전환했다. 미국이라는 외적의 위협이 중국 인민의 ‘일치단결’의 연료로 타오른 것이다. 1958년 진먼섬 포격 당시에도, 마오쩌둥은 “대외 긴장이 대약진운동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81쪽) 실제로 중국군은 수십만 발의 포탄을 퍼부으면서도 섬 자체를 점령하려 하지 않았으며 뒤로는 미국과의 대화를 모색했다. 저자는 이런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국외 분쟁을 내부의 생산과 동원에 활용하려 하는 통치 권력의 속성을 포착한다. 이러한 속성은 지금의 미중 관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2022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타이완 방문을 강행하자 중국은 대규모 군사 훈련으로 대응했다. 바이든 정부와 미 군·정보기관은 애초부터 펠로시의 타이완행에 부정적이었다.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러 밀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펠로시는 왜 타이완으로 향했을까? 저자는 펠로시 개인의 정치적 상황과 그해 중간선거, 미국 사회의 반중 정서라는 국내 정치적 변수를 복합적으로 들여다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이지 전쟁이 아니다”라는 바이든 정부 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의 말처럼(67쪽), 저자는 양국 통치 권력은 언제나 정치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긴장을 필요로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통찰한다. ‘국가 안보’라는 말 뒤에 숨은 경제적 이해관계 추적하기 현재 미국이 지출하고 있는 막대한 국방비는 단순히 외부의 적에 맞서기 위한 비용만이 아니다. 군수 공장을 가동시키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 과정에서 특정 지역과 기업, 노동자와 정치인을 하나의 이해관계망으로 묶는 거대한 경제 정책이기도 하다. 3장과 4장에서는 ‘군사 케인스주의’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대외 분쟁, 특히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국내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추적한다. 케인스주의가 적극적인 적자 재정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것이라면, 군사 케인스주의는 그 막대한 재정을 군수 산업에 투입함으로써 경기를 부양하는 전략이다. 2차 대전기 루스벨트 정권은 1940년 6월 이후 1년 만에 국방 지출을 무려 600%나 증가시켰는데, 이로 인해 1940년 14.6%였던 실업률이 1944년 1.2%로 떨어졌다는 사실은 군사 케인스주의 정책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129쪽) 그런데 저자는 지금의 군사 케인스주의가 뉴딜 시기와 결정적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한다. “루스벨트식 군사 케인스주의가 고소득층에 대한 공격적 세금 인상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을 통해 다수 대중의 이익을 보장하려 한다면, 신자유주의적 군사 케인스주의는 대규모 국방 지출을 수행하면서도 세금 인하와 노동 유연성 강화를 통해 사회적 부를 대중에게서 군수 자본으로 이전한다”(163쪽)는 것이다. 즉 지금의 군사 케인스주의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또한 군사 케인스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중국 위협론’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중국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존재는 미국의 군비 확대와 산업 정책을 정당화하는 좋은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인공지능을 둘러싼 수출 통제 역시 마찬가지다. 2022년 바이든 정부는 고성능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고, 반도체법을 통해 미국 내 생산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했다. 표면적으로는
목차는 다음과 같다.
프롤로그 | 내전으로서의 미중 관계: 미중 갈등은 어떻게 소비되는가? I. 관점에 저항하기 미중 관계의 이상한 장면들|국가 중심성이라는 신화|유용한 외적|국제 정치는 무정부 상태?|통치 권력이 생존하는 법|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택한 이유|미국, 자본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탄생한 나라|마오쩌둥은 왜 미국 독립 기념일을 찬양했을까|관점들 정리하기 II. 분쟁과 응집 미국과 중국은 ‘자살 국가’가 아니다|세계는 이미 3차 대전 중?|어떤 전쟁인가라는 문제|매카시즘 광풍이 띄운 미 7함대|항미원조의 정치학|포탄이 진먼섬으로 날아간 이유|클린턴과 장쩌민의 위기 탈출구, 타이완 해협|대사관 폭격보다 파룬궁이 두려웠던 장쩌민|양날의 검, 민족주의|바이든은 왜 펠로시를 막지 않았을까? III. 분쟁과 빵 달러 패권의 호위 무사들|‘국방’이라는 경제|결국, 군사 케인스주의|〈NSC 68〉의 진짜 목적|‘투자’라는 이름의 국방 예산|‘표심’으로 가동되는 무기 공장|부시가 포트워스로 간 이유|안보 포퓰리즘은 무엇을 은폐하는가|신자유주의와 군사 케인스주의가 만났을 때|일대일로, 중국판 마셜 플랜?|그 많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 IV. 디커플링의 정치학 디커플링을 외치는 쪽은 누구인가|자본의 ‘탈주 본능’과 우회로|첨단 기술을 독점할 수 있다는 착각|애덤 스미스라면 반도체 수출 통제에 찬성했을까|‘진짜 디커플링’은 미국 안에서?|반도체법, 바이든의 실패한 선거 전략|중국 기업 퇴출, 월가가 먼저 반대했다|홍콩이라는 완충 지대|트럼프는 왜 최신 AI 칩 수출을 허가했을까|미국의 디리스킹 전략은 합리적일까 V. 트럼프라는 변수 공포를 파는 정치|권위주의적 포퓰리즘|트럼프의 이중 기만|‘미국 대통령’이라는 사업|후원이라는 투자, 정책이라는 보상|누구를 위한 감세인가|삼중 딜레마|‘애국적 자본주의’가 내민 청구서|‘TACO’의 정치학|이란 전쟁, 누가 이득을 보았나|중국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훗날 ‘중국판 트럼프’가 출현한다면 에필로그 | 악마는 디테일이 아니라 방향성에 있다 미주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박홍서 (지은이)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학대학 특임 강의 교수. 한국외대에서 ‘중국의 대한반도 군사 개입’을 주제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의 대외 관계, 미중 관계, 한반도 문제 등을 공부하고 있으며, 세상의 일반적이지 않은 관점을 평이한 언어로 소개하는 데 관심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배격과 의존 사이: 중국의 ‘장기 내전’과 미국 담론의 변화〉 〈‘권력투쟁’의 정당화?: 한반도 안보위기시 외세 담론과 국내정치〉 〈푸코가 ‘중국적 세계질서’를 바라볼 때: 중국적 세계질서의 ‘통치성’〉 등이 있고, 저서로는 《미중 카르텔》이 있다. 《프레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학대학 특임 강의 교수. 한국외대에서 ‘중국의 대한반도 군사 개입’을 주제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의 대외 관계, 미중 관계, 한반도 문제 등을 공부하고 있으며, 세상의 일반적이지 않은 관점을 평이한 언어로 소개하는 데 관심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배격과 의존 사이: 중국의 ‘장기 내전’과 미국 담론의 변화〉 〈‘권력투쟁’의 정당화?: 한반도 안보위기시 외세 담론과 국내정치〉 〈푸코가 ‘중국적 세계질서’를 바라볼 때: 중국적 세계질서의 ‘통치성’〉 등이 있고, 저서로는 《미중 카르텔》이 있다. 《프레시안》에 ‘중미 관계 돋보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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