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단테 신곡 9월 21일부터 밤 12시 매일 15분씩 10편 방송

  • 입력 2026.09.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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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제공

길을 잃은 인간은 어떻게 다시 빛을 찾는가

EBS, '신곡' 9월 21일부터 밤 12시 5분, EBS 1TV 방송

- 1321년 완성, 700년이 지난 지금도 그림과 조각, 영화와 음악, 소설과 게임 속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서양 문학의 정점 - 지옥·연옥·천국, 세 개의 세계를 통과하는 한 인간의 영혼 순례 - 왜 사기는 폭력보다 무거운 죄인가, 왜 가장 깊은 지옥은 불이 아니라 얼음인가 - 화형 선고와 20년 망명의 끝, 생애 마지막 해 쉰여섯의 단테가 직접 강의한다 - 《신곡》 번역자 박상진 작가의 추천사 “단테의 《신곡》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인간에 대한 연민입니다” - 박상진 작가·번역가(전 부산외대 이탈리아어과 교수) 감수

*방송일시: 2026년 9월 21일(월) ~ 10월 2일(금) 평일 밤 12시 5분, EBS1

EBS는 AI 기술을 활용한 인문교양 대기획 프로젝트 의 열세 번째 고전으로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La Divina Commedia, 1321)을 선정하고, 오는 9월 21일(월)부터 평일 밤 12시 5분 EBS 1TV에서 방송한다.

칼 대신 펜을 든 추방자

2주에 걸쳐 매일 한 편씩 방영되며, 편당 15분 총 10편으로 구성됐다. 《신곡》을 우리말로 옮긴 박상진 작가·번역가(전 부산외대 이탈리아어과 교수)가 감수에 참여해 학문적 엄정성을 높였다. '신곡'은 '어둠 속을 헤매는 한 인간이 어떻게 다시 빛을 찾고 구원에 이르는가'라는 질문을 700년의 시간을 건너 오늘의 시청자에게 던진다.

고향 땅을 다시 밟으면 불태워 죽이리라

1302년 3월, 피렌체 포데스타 궁전. 피고석이 빈 채로 열린 궐석 재판에서 판결문이 낭독됐다. 공금 횡령과 직권 남용이라는 죄목, 재산 몰수와 영구 추방, 그리고 피렌체 땅에 다시 발을 들이면 화형에 처한다는 선고. 피고의 이름은 단테 알리기에리. 피렌체 최고위원을 지낸 서른일곱의 정치가이자 촉망받는 시인이었다. 그가 사절로 로마에 가 있던 사이, 정적들이 꾸민 일이었다.

아홉 살 봄에 만난 소녀 베아트리체를 평생의 영감으로 삼았던 시인은 하루아침에 돌아갈 곳 없는 망명자가 되었다. 낯선 귀족들의 호의에 기대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떠돌던 날들을, 그는 훗날 《신곡》에 이렇게 새겼다. 남의 빵이 얼마나 짠지, 남의 집 계단을 오르내리는 길이 얼마나 험한지를.

그러나 단테는 자신을 무너뜨린 정적들을 향해 칼을 드는 대신 펜을 들었다.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지옥과 연옥, 천국을 순례하는 장대한 서사시. 당시 학술어였던 라틴어가 아닌 피렌체 속어로 쓴 이 작품은 망명의 세월 내내 이어졌고, 1321년 단테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완성됐다. 원래 제목은 그저 《희극(Commedia)》이었다. 시작은 참혹하지만 끝은 선하고 아름답게 맺어지는 이야기라는 뜻이었다.

두 명의 단테가 이끄는 영혼의 순례

1강은 추방 판결의 순간에서 출발해 《신곡》 집필에 이르기까지 단테의 생애를 따라가는 프롤로그로 문을 연다. 2강부터는 1321년, 이탈리아가 무대다. 20년 가까운 망명의 끝자락, 라벤나 영주 귀도 노벨로 다 폴렌타의 후원 아래 《신곡》의 마지막 문장을 막 써 내려간 쉰여섯의 단테가 양피지를 넘기며 시청자에게 직접 말을 건넨다. 그리고 몇 달 뒤, 그는 세상을 떠난다.

강의 속에는 또 한 명의 단테가 있다. 1300년, 인생 여정의 한가운데인 서른다섯에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은 순례자 단테다. 쉰여섯의 시인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서른다섯의 순례자는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지옥문을 지나고, 정화의 산 연옥을 오르고, 마침내 베아트리체와 함께 빛의 하늘로 날아오른다.

지옥의 밑바닥에서 다시 별을 보다

단테가 그린 내세는 중세의 세계관 위에 서 있지만, 그 순례가 던지는 질문은 오늘의 것이다. 박상진 작가가 추천사에서 짚었듯, 신 중심의 문명에 대한 대안을 세웠던 단테의 자리는 인간 중심의 문명이 흔들리는 지금 우리의 자리와 겹친다.

폭력보다 무거운 죄, 믿음을 깨뜨리는 일 단테가 설계한 지옥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좁아지고 죄는 무거워진다. 욕망을 다스리지 못한 죄 아래에 폭력의 죄가, 그 아래에 사기와 배신의 죄가 있다. 폭력은 짐승도 저지르지만, 사기는 인간에게만 주어진 이성을 악용해 남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옥의 가장 깊은 곳은 불길이 아니라 얼어붙은 호수다. 분노도 욕정도 폭력도 그 안에 뜨거움이 있지만, 배신은 사랑도 신뢰도 사라진 차갑게 식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정교한 속임수와 신뢰의 붕괴가 일상의 뉴스가 된 시대에, 700년 전 시인이 그린 죄의 지도는 여전히 날카롭다.

모든 죄는 사랑의 오류다 연옥의 산을 오르던 단테는 스승 베르길리우스에게서 일곱 둘레 전체를 꿰뚫는 원리를 듣는다. 세상 모든 것은 사랑으로 움직이며, 죄는 사랑이 잘못된 곳을 향하거나, 모자라거나, 넘칠 때 생겨난다는 것이다. 남 위에 서려는 교만과 남의 성공을 시기하는 마음, 앙갚음하려는 분노가 방향을 잃은 사랑이라면, 선을 향한 미지근한 사랑은 나태가 되고, 재물과 음식과 쾌락으로 넘쳐흐른 사랑은 탐욕과 탐식과 색욕이 된다. 그래서 죄를 씻는다는 것은 곧 사랑의 방향을 바로잡는 일이다. 같은 길에서 만난 롬바르디아 사람 마르코는 세상의 타락을 별과 운명의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말한다. 인간에게는 선악을 가릴 이성과 스스로 선택할 자유의지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추천사가 말한 '인간의 자주적 구원의 길'이 여기서 열린다.

잃어본 자만이 쓸 수 있었던 책 화성의 하늘에서 고조부 카치아귀다는 단테에게 추방을 예언하는 동시에 사명을 맡긴다. 모든 거짓을 내려놓고, 본 것을 남김없이 세상에 전하라는 것이다. 강의 속 단테는 스스로 묻는다. 피렌체에서 편히 살았다면 《신곡》을 쓸 수 있었을까. 고향에서 쫓겨나 떠돌지 않았다면 세상을 깊이 보지 못했을 것이고, 잃는다는 것의 아픔을 몰랐다면 지옥의 슬픔도, 구원의 기쁨도 노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를 무너뜨릴 뻔했던 고통이 결국 그를 빛의 세계까지 데려간 것이다.

《신곡》의 지옥편과 연옥편, 천국편은 모두 같은 단어, '별'로 끝난다. 순례의 마지막 자리에서 단테가 마주한 것은 해와 별과 온 하늘을 돌리는 사랑이었다. 누구나 삶의 어느 날 문득 어두운 숲에 서게 될지 모르지만, 어둠 속에서도 우리를 이끄는 별은 언제나 빛나고 있다. 700년 전 추방자가 남긴 마지막 당부다.

EBS '신곡' 10강은 9월 21일부터 10월 2일까지 평일 밤 12시 5분에 EBS 1TV에서 방송되며,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관련 사진은 EBS 기관 홈페이지(about.ebs.co.kr)-사이버홍보실-하이라이트, 해당 방송 날짜에 있습니다.

붙임1. 《신곡》 10강 주요 내용 붙임2. 2026년 9-10월 주요 라인업 붙임3. EBS AI콘텐츠 자문위원회 및 내용 감수자 소개 붙임4. 박상진 작가 추천사

◆ 한눈에 보기

· 발행 기관 : EBS

· 분류 :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 배포 : 9월 18일

출처 : EBS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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