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사르 아이라가 쓰고 엄지영이 옮긴 장편소설 『유령들』이 문학동네에서 2026년 8월 31일 출간됐다.
1990년 아르헨티나에서 처음 나온 이 작품은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아이라의 대표작으로, 정가는 15,000원이다.
아르헨티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아이라는 1975년 소설 『모레이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100편이 넘는 소설을 발표해 왔다. 짧은 분량의 작품을 매년 여러 편씩 내놓는 다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번 써내려간 글을 뒤로 돌아가 고치지 않는 '앞을 향한 탈주'라는 독자적인 창작 방식으로 유명하다. 소설가 로베르토 볼라뇨는 그를 두고 "오늘날 스페인어로 글을 쓰는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평한 바 있다. 『유령들』은 이런 아이라 특유의 글쓰기 방식이 대표적으로 드러난 작품으로 꼽힌다.
공사중인 건물과 유령들의 등장
소설은 12월 31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아파트 건물을 배경으로 한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7층 건물에 입주 예정인 소유주들이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카펫 시공업자, 조경사 등을 대동한 채 찾아오고, 인부들은 분주히 공사를 이어간다. 이 건물 꼭대기 층에는 칠레 출신 이민자인 야간경비원 라울 비냐스와 아내 엘리사, 네 아이, 큰딸 파트리로 이뤄진 가족이 몇 달 전부터 살고 있으며, 이날 저녁 라울의 형제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건물에는 벌거벗은 채 온몸에 석횟가루를 뒤집어쓴 유령들이 여름엔 시에스타 시간에, 겨울엔 해 질 무렵에 나타나 소리를 지르고 웃음을 터뜨리며 몰려다닌다.
유령의 세계에 매혹되는 파트리
소설 속 인물들 대부분은 유령의 존재를 특별히 신경쓰지 않지만, 라울의 큰딸 파트리만은 다르다. 파트리는 육체와 사회적 규범을 벗어난 유령들의 자유로운 존재 방식에 점점 이끌리고, 유령들은 그런 파트리에게 오직 죽은 자만이 갈 수 있는 송년 파티에 함께하자는 초대를 건넨다. 소설은 현실적인 일상의 풍경과 비현실적인 장면을 아무런 예고 없이 넘나들며, 아파트 소유주의 대화나 인부들의 점심식사, 비냐스 가족의 장보기 같은 사소한 일들 사이로 유령들이 불쑥 등장한다.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이라는 개념
작품에서 완공되지 않은 건물은 이미 존재하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의 상태를 상징한다. 작가는 이 상태를 "아직-만들어지지-않은-것"이라 이름 붙이고, 이를 문학이라는 예술의 특징과 연결짓는다. 머릿속 구상을 실현하는 데 자본과 인력이 필요한 영화와 달리, 문학은 생각을 곧바로 문장으로 옮길 수 있어 실현된 것과 실현되지 않은 것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이 한 해와 다음 해 사이에 걸친 12월 31일이라는 점, 그리고 파트리가 아이도 어른도 아닌 십대로 설정된 점 역시 이런 경계의 상태와 맞닿아 있다.
지은이와 옮긴이
지은이 세사르 아이라는 1949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콜로넬프링글레스에서 태어났다. 1975년 『모레이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 이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와 로사리오 대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쳤고, 생텍쥐페리와 제인 오스틴, 레이먼드 챈들러, 카프카 등의 작품을 스페인어로 옮긴 번역가이기도 하다. 1993년 소설 『나는 어떻게 수녀가 되었나』로 국내외적 성공을 거뒀고, 1994년 코넥스상과 1996년 구겐하임 펠로십을 받았으며, 2014년 로제 카유아상, 2016년 아메리카 문학상, 2021년 포르멘토르상을 수상했다. 2014년 노이슈타트 국제 문학상과 2015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옮긴이 엄지영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스페인 콤플루텐세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전공했으며, 『영혼의 미로』 『인공호흡』 『7인의 미치광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구분 | 내용 |
|---|---|
| 지은이 | 세사르 아이라 지음, 엄지영 옮김 |
| 출판사 | 문학동네 |
| 출간일 | 2026년 8월 31일 |
| 분야 | 소설/시/희곡 |
| 정가 | 1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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