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류이치 사카모토의 플레이리스트…50년 선곡으로 그린 음악적 자화상

  • 입력 2026.08.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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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제공

요시무라 에이이치가 쓰고 이정미가 옮긴 『류이치 사카모토의 플레이리스트』가 을유문화사에서 2026년 8월 25일 출간됐다. 이 책은 1976년부터 2023년까지 약 50년에 걸쳐 류이치 사카모토가 라디오, 잡지, 컴필레이션 음반, 플레이리스트 등을 통해 직접 소개하고 추천했던 150곡을 따라가며 그의 음악적 원류를 짚는다.

사카모토의 음악은 어디에서 왔는가

저자는 사카모토가 무엇을 듣고 사랑해 왔는지를 추적함으로써 그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려 한다. 재즈와 클래식은 물론 민족 음악과 전위 음악, 무명 신인 뮤지션의 곡까지 그의 선곡은 늘 새로운 소리와 낯선 가능성을 향해 있었다는 것이 책의 출발점이다. 저자 요시무라 에이이치는 고등학생 시절 사카모토가 진행한 라디오 프로그램 ‘사운드 스트리트’를 들으며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힌다.

1976년 잡지에서 실험 음악을 좇던 청년

책은 1976년 잡지 『음악전서』 2호에 실린 사카모토의 글 「프로그레시브 록에 관한 한 가지 시점」을 단서로 그의 음악적 출발점을 추적한다. 이 시기 사카모토는 프립 & 이노, 커브드 에어, 헨리 카우 등 당시로서는 대중적이지 않은 앰비언트와 전위적 프로그레시브 록에 주목했다. 훗날 YMO와 솔로 작업으로 이어질 실험 정신이 이미 이때부터 드러났다는 것이 책의 설명이다.

27년 라디오 DJ이자 신인 발굴자

사카모토는 1981년부터 2023년까지 약 27년에 걸쳐 ‘사운드 스트리트’, ‘이상한 나라의 류이치’, ‘구트 온라인’, ‘라디오 사카모토’ 등을 진행하며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소개했다. 1982년 ‘민족 음악 특집’에서는 태국 북부 민족 음악, 베트남 산지 민족 음악, 인도네시아 가믈란과 함께 한국 국립국악원의 〈새타령〉을 선곡해 서구 중심을 넘어선 관심사를 보여 줬다. 블랙 뮤직 특집에서는 마빈 게이와 제임스 브라운을, 재즈 특집에서는 빌 에반스와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을 소개했고, 프랑시스 레와 미셸 르그랑 특집에서는 영화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팬임을 밝히며 한국 전통 음악에도 관심을 이어 왔고, 라디오를 통해 신인 뮤지션의 데모를 소개하며 프로듀서 역할도 했다.

컴필레이션과 마지막 플레이리스트

사카모토는 신인 뮤지션의 데모를 모은 《Demo Tape 1》과 《Güt On-line》,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과 주앙 지우베르투 등을 소개한 《시간의 빛: 보사노바 류이치 사카모토 선곡집》, YMO의 대표곡을 담은 《UC YMO》 등 여러 컴필레이션 음반을 통해 자신이 중요하게 여긴 음악을 기록했다. 책은 그가 생애 후반부에 남긴 ‘레스토랑 가지쓰를 위한 선곡’과 자신의 장례식을 위해 남긴 마지막 플레이리스트 ‘Funeral’도 소개한다. ‘레스토랑 가지쓰를 위한 선곡’에는 존 케이지, 개빈 브라이어스, 존 하셀, 브라이언 이노, 에이펙스 트윈, 닐스 프람 등 사색을 이끄는 현대 음악과 앰비언트 음악이 주를 이룬다. ‘Funeral’에서는 바흐와 드뷔시의 비중이 크며, 이는 말년의 사카모토가 평생 추구해 온 음악적 이상을 다시 마주한 흔적으로 소개된다.

지은이와 옮긴이

지은이 요시무라 에이이치는 1966년 후쿠이현 출생으로 월간지 『광고비평』 편집자를 거쳐 프리랜서 작가·편집자·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사카모토의 라디오 ‘사운드 스트리트’를 들은 이후 팬이 되어 관련 작업을 이어 왔으며, 『류이치 사카모토의 지금도 읽고 싶은 책: 3·11 이후의 일본』, 『40 YMO 1979~2019』를 편집했고 『평전 데이비드 보위: 일본에 착륙한 외계인』, 『YMO 1978~2043』,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의 역사』 등을 썼다. 옮긴이 이정미는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서 번역과 기획을 하고 있으며, 제22회 한국번역가협회 신인번역장려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100세 할머니 약국』, 『프로세스 이코노미』, 『70세의 정답』,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신화에서 시작되었다』 등이 있다.

책에는 사카모토가 선곡한 150곡 외에도 요시무라 에이이치가 이 곡들과 관련된 음악, 사카모토의 작품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한 곡들을 두 곡씩 골라 추가했다.

구분내용
지은이요시무라 에이이치 지음, 이정미 옮김
출판사을유문화사
출간일2026년 8월 25일
분야예술/대중문화
정가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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