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헤르만 헤세의 꿈의 선물…꿈 일기로 되짚는 데미안의 뿌리

  • 입력 2026.08.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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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제공

헤르만 헤세의 산문집 『헤르만 헤세의 꿈의 선물』이 문학동네에서 2026년 8월 25일 출간된다. 헤르만 헤세가 쓰고 폴커 미헬스가 엮었으며 박종대가 옮긴 이 책은 헤세의 산문, 소설, 시, 일기 가운데 꿈과 관련한 글을 모은 산문집으로, 평생 꿈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헤세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독일 헤세 전집을 펴낸 주어캄프출판사가 1996년 낸 초판본을 원전으로 삼았고, 『데미안』 출간계약서와 헤세의 친필 원고 등 사진 15점을 함께 실었다. 무엇보다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헤세의 꿈 일기가 담겨 있어, 그의 유년 시절과 예술가로서의 고민을 살펴볼 수 있다고 소개된다. 정가는 22,000원이다.

정신분석가의 권유로 시작된 꿈 일기

헤세는 독일에서 최초로 정신분석치료를 받은 작가로 꼽힌다. 그는 정신분석가 요제프 B. 랑 박사의 권유로 꿈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이 기록을 통해 무의식에 숨은 의식과 욕망을 분석하는 방법을 익혔다. 책에 따르면 헤세는 꿈을 영혼의 원천이자 창작의 영감으로 여기고 이를 예술에 활용했으며, 이러한 시도가 대표작 『데미안』을 집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개된다. 1917년 9월 9일자 일기에는 신학교로 돌아가 수업을 받는 꿈을 꾼 뒤 융 박사와 나눈 대화를 함께 적어둔 대목도 실려 있다.

꿈은 "가장 아름다운 밤의 유희"

책에는 꿈이 지닌 무한한 창조성에 매료된 헤세의 생각도 담겼다. 의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비현실적 요소가 등장하는 꿈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긴 헤세는 이 '밤의 유희'를 놀이처럼 즐기며 시를 쓰곤 했다고 전해진다. 다만 그는 모든 예술 활동을 꿈의 초현실성에만 기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책 24쪽에는 "우리는 때때로 이 신비로운 심연을 들여다보고, 그 파편화된 이미지 속에서 어떤 전체와 진실의 단서를 발견하고,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꿈의 환영들이 이루는 선물을 받아야 한다"는 문장이 실렸다.

데미안에서 황야의 이리까지, 꿈이 남긴 흔적

헤세는 1916년부터 1927년까지 십여 년에 걸쳐 정신분석과 꿈 해석을 활용한 내면 탐사를 이어갔다. 이 시기의 경험은 『데미안』(1919)부터 『황야의 이리』(1927)에 이르는 작품에 깊이를 더했다고 소개된다. 목차는 크게 성찰, 일기, 꿈 문학, 시, 엮은이의 말로 나뉜다. 성찰 장에는 「꿈의 극장」 「꿈의 선물」 「글쓰기와 글자」 등이 실렸고, 일기 장에는 「나의 꿈 일기 중에서」 「싱가포르의 꿈」 「신들의 꿈」 등 국내 최초 공개되는 기록이 이어진다. 꿈 문학 장에는 「섬의 꿈」 「피스토리우스가 싱클레어에게 답하다」 「모차르트와 함께한 마법 극장」 등이, 시 장에는 「엘리자베트」 「어머니의 꿈」 「불면」 등 마흔 편 가까운 시가 담겼다. 엮은이 폴커 미헬스가 쓴 「꿈속 영혼의 목소리—헤르만 헤세의 꿈 이미지와 꿈 의식」이 책의 마지막을 채운다.

아내와 세 아들, 정원 이야기까지 담은 사적인 기록

일기에는 꿈에 관한 내용 외에 지극히 사적인 일화도 함께 담겼다고 소개된다. 아내 미아와 세 아들 이야기,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교류, 연극과 책에 대한 감상, 화가로서의 자아, 정원을 가꾸던 이야기 등이다. 신학교를 도망쳤던 기억이 악몽으로 되풀이되거나, 내향적인 자신과 달리 사회성 좋은 지인을 부러워하는 대목에서 인간 헤세의 면모가 드러난다고 책은 전한다. 작가 정여울은 추천의 글에서 "헤르만 헤세는 신비로운 밤의 언어를 낮의 언어로 변신시키는 재능이 있다"며 "이 책은 그 과정을 낱낱이 드러내는 역작"이라고 적었다.

지은이 헤세와 엮은이·옮긴이는 누구인가

헤르만 헤세는 1877년 독일 칼프에서 태어나 스위스 바젤과 칼프에서 성장했다. 열다섯 살에 신학교를 그만두고 시인이 되기로 결심했으며, 1899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와 산문집 『자정 너머 한 시간』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1919년 필명 에밀 싱클레어로 『데미안』을 발표해 폰타네상을 받았고, 이후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유리알 유희』 등을 펴냈다. 1946년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1950년 빌헬름 라베상을, 1955년 서독출판협회 평화상을 받았으며 1962년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세상을 떠났다. 엮은이 폴커 미헬스는 1969년 주어캄프·인젤 출판사에 입사해 사십여 년간 헤세의 문학과 편지, 회화를 연구하며 백여 권이 넘는 판본을 펴내고 헤세 전집을 처음 완간한 인물로, 하인리히하이네대학교와 에버하르트카를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이 박종대는 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으며, 헤세의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를 포함해 백여 권이 넘는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구분내용
지은이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헬스 엮음, 박종대 옮김
출판사문학동네
출간일2026년 8월 25일
분야에세이
정가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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