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헌신적인 의료 활동을 펼치다 선종한 고(故) 이태석 신부의 옛 제자들이 의사가 되어 스승의 묘소를 찾았다. 17년 전 소년이었던 이들이 이제는 흰 가운을 입은 의료인으로 성장해 스승 앞에 선 모습이 알려지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튜브 채널 ‘구수환PD의 공감 36.5’는 남수단 출신 제자 9명이 전남 담양에 있는 이태석 신부의 묘소를 찾은 모습을 담은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한국에서 의료 연수를 받고 있는 이들은 인턴 3명, 의대 졸업 예정자 3명, 의대 6학년 3명으로 모두 이태석재단의 지원을 받은 장학생들이다. 제자들은 이태석 신부의 얼굴과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흰 의사 가운을 입고 스승의 묘소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제자들 각자의 사연도 함께 전해졌다. 어릴 적 말라리아로 위독한 상태였다가 이태석 신부의 치료를 받고 살아난 세뮤엘 마차르 씨는 “건강해지면 학교에 나오라”던 신부의 말을 붙잡고 의학의 길을 걸어 지금은 의대 6학년이 됐다. 국립 주바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할 예정인 피터 쿠울 씨, 교통사고로 위기에 처했다가 이태석 신부의 도움으로 구조됐던 틴족 달 씨도 스승 앞에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스승이 남긴 짧은 인연이 한 사람의 인생 진로를 바꿔놓았다는 점에서, 교육과 나눔이 지닌 힘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장면이다.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은 “영화 ‘울지마 톤즈’ 제작 당시 만났던 어린 제자들이 어느덧 훌륭한 의사로 성장해 스승 앞에 선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이들이 남수단 현지에서 이태석재단 소속 의사로서 제2, 제3의 이태석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태석재단은 신부가 남긴 정신을 인재 양성으로 잇는 ‘이태석 2.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물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남수단의 젊은 인재들이 의료·교육 등 각 분야 전문인으로 성장해 고국 발전에 기여하도록 돕는 자립형 지원 사업이다. 현재 제자 9명은 지난 6월부터 원광대학교병원과 남양주 한양병원에서 의료 연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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