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추가 세수를 별도로 적립해 미래 성장동력 등에 투자하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나선 가운데 국회 입법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23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이 기금은 세수가 충분할 때 여유 재원을 적립했다가 경기 둔화나 세수 부족 시 활용하는 재정 저수지로 설계된다. 세수 예측 오차로 발생하는 초과세수뿐 아니라 내국세 수입이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 약 6%를 웃돌 경우 발생하는 추가세수도 재원에 포함된다.
정부와 여당은 세수 변동에 따른 재정 충격을 완화하고 긴급한 정책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별도 기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추가 재원을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의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 비율은 전년 46.0%보다 3.0%포인트 상승한 49.0%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국가채무 규모는 1304조5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300조원을 넘어섰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재정법 90조에 따라 초과세수를 포함한 잉여금은 부채 상환에 쓰도록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21일 KBS 뉴스7에서 미래대응기금이 국가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기 위한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 안정화 장치라고 설명했다.
현행 재정 제도상 기금운용계획의 주요 항목 지출금액은 사업성 기금 20%, 금융성 기금 30% 범위에서 국회의 사전 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다. 재경위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이 기금이 편법 저수지 성격의 제2의 일반회계이며 국민 혈세를 정부 마음대로 쓰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재경위 간사인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과 세수와 세수 결손이 발생할 때마다 추경 논쟁이 반복돼 왔다며 재정 안정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저축하는 현재 방식이 합리적이지만 장기 추세선 설정에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어 국회 단계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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