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사회공헌사업 ‘초록여행’이 추석 연휴 기간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가정을 위해 ‘한가위 귀성길 지원’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명절마다 전국이 귀성 행렬로 붐비지만 정작 휠체어 이용자가 탈 수 있는 차편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을 감안한 조치다.
장애인 단체가 고속버스 통합예매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지난 추석 기준 전국 시외·고속버스 가운데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할 수 있는 차량은 한 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설만 해도 수도권과 강원·영남·충청·호남을 잇는 노선에 10대가 운영됐지만 4년 만에 모두 사라졌다. 경기 의정부의 한 휠체어 이용자는 목포의 부모님 댁을 마지막으로 찾은 게 5년 전이라며, 그 사이 일흔 넘은 어머니가 대신 상경해 왔다고 전했다. 기차 이용도 쉽지 않다. 전국 160여 개 시·군 가운데 승하차가 가능한 기차역이 없는 지역이 56곳에 달해, 시외버스가 없는 지역에서는 예매에 실패하는 순간 귀성길이 막히는 셈이다. 이동권의 사각지대가 명절이면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구조여서 이런 지원 프로그램이 짊어지는 무게도 매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이벤트는 서울(5가정), 부산·광주·제주·대구(각 4가정), 대전·강릉·전주(각 3가정) 등 전국 8개 권역에서 총 30가정을 선정해 진행된다. 선정된 가정에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 23일부터 28일까지 5박 6일간 휠체어 탑승 등 장애인 편의장치가 장착된 차량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차량은 유류와 전기가 완전히 충전된 상태로 지급돼 별도의 주유·충전 비용 없이 반납할 수 있으며, 귀성 지원금과 명절 선물도 함께 전달된다.
신청은 8월 14일부터 23일까지 초록여행 홈페이지와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접수받는다. 초록여행 회원인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장애인 당사자를 포함해 가족·친구·활동지원사 등 3인 이상으로 여행 구성원을 자유롭게 꾸리면 된다. 최종 선정 결과는 심사를 거쳐 9월 4일 발표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추석은 한 해의 결실을 나누고 감사를 전하는 뜻깊은 시간이지만 이동의 제약이 명절을 함께 보내려는 가족의 마음까지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번 지원을 준비했다”며 “작은 차 한 대와 선물 하나뿐이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이 전해져 장애인 가정들이 행복한 한가위를 누리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초록여행은 이동에 제약이 있는 취약계층의 이동권 향상을 위해 2012년 출범한 기아의 사회공헌사업으로, 모빌리티 전문 NGO 그린라이트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지난 14년간 11만여 명이 여행 지원을 받았으며 명절과 휴가철마다 장애인 가정의 이동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시내버스 저상버스 보급률은 44.4%로 매년 개선되고 있지만, 시외·고속버스는 휠체어 탑승 가능 차량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평상시 이동권조차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동 수요가 몰리는 명절이 장애인 가정에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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