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지방소멸대응기금 광역지원계정에 투자계획 평가를 처음 적용해 15개 시·도에 500억원을 차등 배분한다. 종전에는 인구와 재정 여건을 반영한 산식에 따라 광역지원계정을 자동 배분했지만, 올해부터는 시·도가 제출한 사업계획과 광역단체의 조정·협력 역할을 평가해 배분액을 달리하기로 했다. 평가에서 강원특별자치도와 충청남도가 최우수 지역으로 선정돼 각각 66억원을 받는다. 부산·대구·충북·전북·경남·제주는 각각 34억원, 일부 시·도는 26억원 또는 17억원을 배분받는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 주도의 지방소멸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1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재원이다. 인구감소지역에 배분하는 기초지원계정과 서울·세종을 제외한 시·도에 배분하는 광역지원계정으로 나뉜다. 행안부는 이번 평가로 기초 지방정부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을 광역 차원에서 지원하고, 지역 간 연계 사업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산식 배분에서 투자계획 평가로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에 근거해 조성된다. 전체 재원 가운데 기초지원계정에는 7500억원, 광역지원계정에는 2500억원을 편성한다. 기초지원계정은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광역지원계정은 서울과 세종을 제외한 시·도에 배분한다. 이번에 평가 대상이 된 500억원은 광역지원계정 전체의 일부다. 행안부는 그동안 광역지원계정을 인구·재정 여건에 따른 산식에 근거해 자동 배분해 왔다.
올해부터 광역지원계정 운용 방식은 세 갈래로 나뉜다. 인구·재정 여건에 따른 산식 배분에 1500억원, 시·도 투자계획 평가에 따른 차등 배분에 500억원, 지역활성화투자펀드 조성에 500억원을 활용한다. 행안부는 광역지원계정 중 평가 대상 재원을 정하고 각 시·도가 마련한 투자계획을 심사한 뒤 결과에 따라 배분액을 확정했다. 광역지원계정에 투자계획 평가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가에서는 시·도가 지역 전체를 놓고 사업을 발굴·기획했는지, 시·군 사이 연계와 협력을 이끌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구체적인 평가 항목은 시·도의 실질적인 기획·조정 역할, 광역 단위로 추진할 필요성과 효과, 지역 여건 및 주민 수요에 맞는 사업 발굴, 사업의 실행 가능성 등이다. 개별 기초 지방정부가 각각 사업을 추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광역단체가 사업 방향을 조정하거나 여러 지역이 함께 이용할 서비스를 기획했는지가 심사에 포함됐다.
15개 시·도에 등급별로 차등 배분
행안부 평가 결과 강원특별자치도와 충청남도가 최우수로 선정됐다. 우수 지역은 부산광역시·대구광역시·충청북도·전북특별자치도·경상남도·제주특별자치도다. 보통 지역에는 전남광주 중 종전 광주 지역과 대전광역시·울산광역시·경기도·경상북도가 포함됐고, 양호 지역은 인천광역시와 전남광주 중 종전 전남 지역으로 분류됐다. 각 지역에 배정된 금액은 다음과 같다.
| 평가 결과 | 해당 지역 | 배분액 |
|---|---|---|
| 최우수 | 강원특별자치도·충청남도 | 66억원 |
| 우수 | 부산·대구·충북·전북·경남·제주 | 34억원 |
| 보통 | 종전 광주·대전·울산·경기·경북 | 26억원 |
| 양호 | 인천·종전 전남 | 17억원 |

최우수 두 지역에는 각각 66억원이 배분된다. 우수 지역 여섯 곳은 각각 34억원, 보통 지역 다섯 곳은 각각 26억원, 양호 지역 두 곳은 각각 17억원을 받는다. 배분액을 모두 합하면 평가 대상 재원인 500억원이다. 지역 명칭 중 ‘전남광주’는 원문 자료가 구분한 명칭을 따랐으며, 종전 광주 지역과 종전 전남 지역의 배분액은 각각 다르다. 행안부는 강원과 충남이 기초 지방정부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을 광역 차원에서 조정·지원하고 지역 간 협력을 주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강원·충남, 생활권 사업과 기획 지원
강원특별자치도는 영월과 화천에 ‘주민행복마을’을 조성한다. 주거를 중심으로 의료·돌봄·교통 등 생활서비스를 연계하는 생활권 거점으로, 주변 마을 주민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도는 시·군과 사업을 함께 기획하고 재원 분담과 성과 관리에도 참여한다.
충청남도는 보령·청양의 주민행복마을과 인공지능(AI) 통합돌봄 등 지역 수요에 기반한 사업을 추진한다. 도가 사업 방향을 정하고 시·군 간 역할을 조정하면, 시·군은 지역 특성과 주민 수요를 반영해 세부 사업을 구체화하는 협업체계다. 충남도는 ‘지역활력 프로젝트 기획지원단’을 통해 9개 시·군의 지역문제 진단부터 사업 발굴·기획, 전문가 컨설팅까지 지원한다.
의료·교통·생활서비스 등 지역 연계 사업
평가에 제출된 계획에는 여러 시·군이 함께 이용하거나 기초 지자체 단독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사업이 담겼다. 경상남도는 ‘경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지원해 여러 지역이 이용할 수 있는 재활의료 기반을 확충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충청북도는 식료품 접근성이 낮은 취약지역을 찾아가는 ‘달리는 만물상’을 운영해 시·군을 아우르는 생활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천광역시는 옹진군·영종구·제물포구를 연결하는 교통체계를 지원해 지역 간 이동과 생활권 연계를 강화하는 사업을 제출했다.
부산시는 우수 평가로 확보한 34억원을 세대공유 캠퍼스 조성에 25억원, 부산청년 첫경력 이음 프로젝트에 8억원, 빈집플러스드림 사업에 1억원씩 투입한다고 밝혔다. 세대공유 캠퍼스는 금정구 소재 지역 대학의 유휴시설을 교육·문화·체육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조성해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사업이다. 청년 프로젝트에는 전문 매니저 20명을 배치해 초기 상담과 경력 설계를 지원하고, 1인당 연간 50시간의 단계별 직무 역량 교육을 운영한다. 빈집플러스드림은 인구감소지역의 장기간 방치된 빈집을 문화예술인 창작 공간과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재생하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기존 기금으로 추진해 온 워케이션 활성화,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부산형 365 열린 시간제 어린이집 운영도 이어간다고 밝혔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이번 기금 추가 확보는 지역 대학과의 협력, 청년의 지역 정착, 유휴공간 재생 등 부산의 특성을 반영한 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모든 세대가 행복한 부산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번 평가 도입을 계기로 광역지원계정을 기초 지방정부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고 지역 간 협력을 촉진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시·도가 지역 전체를 고려해 사업을 기획하고 시·군 간 협력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역 특성과 주민 수요를 바탕으로 광역 단위 사업을 지원하고, 기금을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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