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표 내고 고향으로…두 딸이 지은 집

  • 입력 2026.10.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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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제공

경북 포항의 비학산 자락에 북유럽풍 집을 지은 딸 연지 씨와 엄마 채현 씨, 경기 여주시의 깊은 산속에서 5,300㎡ 밭을 가꾸며 사는 패션 디자이너 출신 경준 씨의 이야기가 EBS1 ‘건축탐구 집’에서 소개된다. 연지 씨는 대기업에서 일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10년 넘게 시공 일을 해온 엄마와 집을 지었다. 경준 씨는 패션 업계에서 일하다 고향으로 돌아가 농부가 됐다. 방송은 각자의 삶을 바꾼 두 사람의 집과 그 주변 공간을 살펴본다. 방송은 2026년 10월 13일 밤 9시 55분 EBS1에서 방송된다.

대기업 생활을 접고 엄마와 지은 포항의 집

EBS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 한적한 비학산 자락에 자리한 집은 딸 연지 씨와 엄마 채현 씨가 함께 지었다. 해외 유학을 마친 뒤 대기업에 입사한 연지 씨는 타지 생활에 지쳐 가족과 가까이 지내고 싶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딸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했고, 연지 씨는 그 말을 듣고 고향행을 결심했다고 방송은 전한다. 채현 씨는 시공 일을 배워 작은 사업체를 운영해 왔으며, 연지 씨는 엄마의 일을 돕는 과정에서 새로운 적성과 재능을 발견했다.

집을 짓는 동안 모녀는 고객의 예산에 맞춘 시공에서는 쓰기 어려웠던 자재를 골라 사용했다. 줄눈 없이 쌓은 적고 벽돌 담장과 경사가 가파른 지붕을 조합해 두 사람이 좋아하는 북유럽풍으로 꾸몄다. 현장에서 오일 스테인을 여러 차례 덧발라 나무 색을 맞췄다. EBS는 이 집을 동화 속 집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소개했다.

할머니 방을 품은 구조와 세 식구의 다락

모녀가 집을 서둘러 짓게 된 계기는 외할머니의 건강 악화였다. 연지 씨는 할머니가 하루라도 빨리 좋은 집에서 살기를 바라 공사를 서둘렀다. 할머니를 간병하기 쉽도록 엄마 방 안에 할머니 방을 함께 둔 구조로 설계했다. 엄마 방은 모녀가 여행 중 베르사유 궁전에서 영감을 얻어 숲속 공주의 방처럼 꾸몄다. 연지 씨는 딸을 뒷바라지하며 거친 현장에서 일한 엄마를 공주님처럼 모시고 싶었다고 방송에서 소개된다.

계단을 오르면 2층 다락이 나온다. 큰 삼각 창으로 산이 보이는 공간에는 매트리스 하나가 놓여 있다. 처음에는 엄마와 할머니를 위한 집으로 계획했고, 연지 씨가 주말마다 머물 다락을 따로 마련했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전원생활을 하기로 마음을 정한 연지 씨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남편 수범 씨, 네 살 아들과 함께 이 집으로 들어왔다. 다락은 세 식구의 방이 됐고, 살림살이는 다락 양쪽에 짜 넣은 수납장에 보관한다. 아내의 꿈을 응원해 층층처하 생활을 하게 된 수범 씨의 생활도 방송에서 다룬다. 연지 씨는 서울 생활에 미련이 없으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전했다.

패션 디자이너에서 여주 산골의 농부로

경기도 여주시 깊은 산속에는 밭과 새하얀 집이 함께 자리한다. 이곳에서 사는 경준 씨는 5,300㎡ 규모의 땅을 직접 가꾸고 있다. 농가의 다섯 남매 가운데 늦둥이 막내로 태어난 그는 부모의 도움 없이 대학에 진학해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다. 패션 업계에서 성과를 내고 빠르게 승진했지만, 어느 날 서울에서의 삶이 행복한지 돌아보게 됐다고 EBS는 전했다. 농부의 딸로 자라 농사를 멀리하고 싶었던 경준 씨는 흙과 풀을 만질 때 행복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 오랜 고민 끝에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농부가 됐다.

집은 산으로 둘러싸인 땅에서 밭을 감싸도록 세운 사다리꼴 모양의 단층집이다. 층고를 높인 거실과 주방을 일자로 길게 연결했고, 가구와 수납은 줄이는 대신 집 앞뒤의 산과 밭을 바라볼 수 있는 창을 뒀다. 다락에는 아버지가 만든 물지게와 부모가 사용한 농기구가 놓여 있다. 경준 씨의 침실에는 밭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평상과 작은 옷장, 매트리스가 있다. 실내는 스튜디오를 떠올리게 하는 노출 콘크리트 질감으로 마감했다. 주방에는 파란색과 초록색 타일을 붙이고 노란 줄눈으로 색을 더했다.

100여 가지 작물을 기르는 집 앞 밭

집보다 넓은 밭과 정원은 경준 씨의 생활 공간이다. 그는 자급자족을 위한 밭과 정원을 함께 꾸리기 위해 직접 밭의 형태를 구상하고 일궜다. 방사형 틀 밭과 언덕 밭, 온실에서 딜과 오크라 등 100여 가지 작물을 재배한다. 재배에는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퍼머컬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경준 씨에게 매일 밭을 가꾸는 일은 위로이자 치유가 된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집 안에 놓인 평상에서도 밭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고, 거실과 주방의 창도 앞뒤의 산과 밭을 향해 배치했다.

경준 씨의 어머니는 여든이 넘었다. 어머니는 공부를 잘하고 스스로 대학을 졸업해 서울에서 일한 막내딸을 자랑스러워했으며, 딸이 고향으로 돌아와 가까이 사는 점은 반가워한다고 EBS는 전했다. 다만 뙤약볕 아래서 농사짓는 딸을 걱정하기도 한다. 어릴 때 농사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경준 씨는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의 농기구를 다락에 두고, 집 주변 땅을 직접 가꾸며 지낸다. 방송은 패션 업계에서 일한 경력과 현재의 농사, 집 안팎의 공간을 함께 보여준다.

‘건축탐구 집’은 포항의 모녀가 지은 북유럽풍 집과 여주의 밭을 품은 집을 한 회에서 다룬다. EBS1에서 2026년 10월 13일 화요일 밤 9시 55분 방송된다.

출처 : EBS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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