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과 걷는 스페인 북부, 레온·산티아고서 만난 축제의 일상

  • 입력 2026.09.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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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제공

세계테마기행 인생은 피에스타, 스페인

축제(Fiesta)의 나라, 스페인 일상이 곧 피에스타 스페인 북부의 특별한 여정!

삶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축제 페냐란다 데 두에로⋅에르본⋅카토이라

일상 속에 스며든 축제 레온⋅산티아고⋅오 카르발리뇨⋅아로우사섬⋅히혼

볼수록 빠져드는 마을 축제 코미야스⋅엘레차⋅오르디시아⋅팔세스

바스크, 숨겨둔 축제의 맛 빌바오⋅부를라다⋅수가라무르디⋅수마이아

플라멩코 기타리스트와 함께 떠나는 흥겨운 여정!

* 방송일시 : 2026년 9월 28일(월) ~ 10월 1일(목) 저녁 8시 40분, EBS1 * 큐레이터 : 박성진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기타 한 대 들고 스페인 속으로 뛰어드는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박성진. 국내 손꼽히는 플라멩코 기타리스트로 서울시극단 <카르멘(2023)> 음악감독과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2021)> 기타 연주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해 왔다. 말라가의 과달메디나강 다리 밑에서 기타를 연습하며 현지인들과 어울려, 축제가 일상인 스페인의 문화를 체득하고 생활 밀착형 스페인어를 구사한다.

1부. 모든 길은 축제로 향한다 - 9월 28일(월)

한 해에 단 하루, 마을 전체가 촛불로 물드는 밤부터 천 년 전 바이킹의 침입을 막아낸 역사를 되살리는 축제까지. 스페인 북부에서 만난 축제는 삶과 역사의 경계를 허물고, 마을 전체를 거대한 무대로 바꿔놓는다. 부르고스주(Provincia de Burgos)의 작은 중세 마을 페냐란다 데 두에로(Peñaranda de Duero)에서는 해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 전등을 끄고 수만 개의 촛불을 밝히는 촛불의 밤(Noche de Velas)이 열린다. 고즈넉한 골목과 마요르 광장(Plaza Mayor)을 따라 촛불이 하나둘 켜지고, 플라멩코 기타 선율까지 더해지면 마을은 신비로운 밤의 무대로 변한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중세 시대 사법권을 상징하는 석주, 롤로 후리스딕시오날(Rollo Jurisdiccional)가 우뚝 서 있다. 이어 여정은 갈리시아의 파드론(Padrón)에 있는 작은 마을 에르본(Herbón)으로 향한다. 수도원에서 재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에르본 고추(Pemento de Herbón)는 오늘날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2010년 유럽연합의 원산지명칭보호(DOP)를 받은 특별한 고추다. 매년 열리는 에르본 고추 축제(Festa do Pemento de Herbón)에서는 “어떤 것은 맵고, 어떤 것은 맵지 않다(Uns Pican e Outros Non)”는 말처럼 같은 고추라도 매운맛이 제각각인 에르본 고추를 맛보며 축제의 흥겨움에 빠져든다. 그리고 우야강(Río Ulla) 하구의 카토이라(Catoira)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서쪽 탑, 토레스 데 오에스테(Torres de Oeste)를 무대로 펼쳐지는 바이킹 순례 축제(Romaría Vikinga). 9~10세기 갈리시아를 침략한 바이킹에 맞서 이 땅을 지켜냈던 역사를 오늘날의 축제로 되살리는 자리다. 바이킹선 우르술라(Úrsula)를 타고 강을 건너 상륙하는 사람들과 이를 막아서는 사람들이 뒤엉키고, 한바탕 전투가 끝나면 서로의 투구와 뿔잔에 붉은 와인을 부으며 웃고 떠든다. 과거 침략자들이 노렸던 것은 약탈과 정복이었지만, 오늘날 축제에서 그들이 찾는 것은 피가 아닌 우야강의 붉은 와인. 전쟁의 기억을 웃음과 화합의 축제로 바꿔낸 것이다. 한바탕 소동 뒤에는 갈리시아 전통 음식 라콘(Lacón)까지 맛보며 축제의 흥을 이어 간다. 축제는 결국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함께 웃는 삶 그 자체가 피에스타임을 보여준다.

2부. 산티아고, 축제가 시작된다 - 9월 29일(화)

스페인 북부의 피에스타는 특별한 날에만 존재하는 축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속에 살아 숨 쉬는 삶의 풍경이다. 레온(León)에서는 유서 깊은 레온 대성당(Catedral de León)을 시작으로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 1852-1926)가 설계한 카사 보티네스(Casa Botines)를 둘러보고, 전통 장터가 열리는 마요르 광장(Plaza Mayor)을 거닐며 도시의 오래된 풍경과 사람들의 일상을 만난다. 현지인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치즈 상점. 전통 와인 주머니 보타 데 비노(Bota de Vino)에 담긴 와인과 치즈를 맛보고,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손님을 향한 따뜻한 인심을 만난다. 스페인의 전통 육가공 문화가 담긴 세시나(Cecina)와 하몬(Jamón), 소의 혀를 염장·숙성한 렝과 데바카쿠라다(Lengua de Vaca Curada)까지 레온의 깊은 맛을 경험한다. 여정은 산티아고 순례길로 이어진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기쁨의 언덕(Monte do Gozo)을 지나 순례길의 종착지 오브라도이로 광장(Praza do Obradoiro)에 도착한다. 대성당을 마주한 광장에는 긴 순례길을 끝낸 이들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환호하며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이어진다. 이후 봉쇄 수도원인 산 파이오 데 안테알타레스 수도원(Monasterio de San Paio de Antealtares)에서는 회전 창구인 토르노(Torno)를 통해 수녀들이 직접 만든 산티아고 케이크(Tarta de Santiago)와 아몬드 과자 등을 판매한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도 물건을 주고받을 수 있는 토르노는 외부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봉쇄 수도원의 삶과 바깥세상을 이어주는 독특한 방식이다. 그리고 깊은 밤, 킨타나 광장(Praza da Quintana)에 나타나는 순례자의 그림자(Sombra del Peregrino)를 만나며 산티아고의 특별한 밤을 맞는다. 다시 갈리시아의 내륙으로 향하면 오 카르발리뇨(O Carballiño)에서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문어 축제(Festa do Pulpo)가 기다린다. 시립공원을 가득 메운 사람들 사이로 거리 악단 차랑가(Charanga)의 흥겨운 연주가 울려 퍼지며 축제의 열기를 더한다. 나무 접시 위에는 큼지막하게 썬 풀포 아 페이라(Pulpo a Feira)가 올라오고, 음악과 음식이 어우러지며 내륙의 작은 마을이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이어 바다로 향하면 아로우사섬(A Illa de Arousa)에서 또 다른 미식의 피에스타가 펼쳐진다. 홍합 양식용 뗏목, 바테아(Batea)가 바다 위에 줄지어 늘어선 풍경을 지나 바다의 미식 축제(Festa Gastronómica do Mar)에서 토르티야와 파에야 등 바다의 풍미를 즐긴다. 마지막으로 아스투리아스의 대표적인 시드라(Sidra. 사과주) 문화가 살아 있는 해안 도시 히혼(Gijón)으로 향한다. 사과주 병 수천 개로 만든 조형물을 지나, 잔을 높이 들어 사과주를 따르는 전통 에스칸시아르(Escanciar)를 직접 체험한다. 여기에 큼직한 돈가스처럼 생긴 카초포(Cachopo)와 콩을 주재료로 한 전통 음식 파바다 아스투리아나(Fabada asturiana), 소시지 초리소(Chorizo)와 스페인식 피순대 모르시야(Morcilla)까지 아스투리아스의 푸짐한 맛을 즐긴다. 길 위에서 만난 서로 다른 풍경과 축제가 스페인 북부의 오늘을 이어가고 있다.

3부. 볼수록 빠져드는 마을 축제 - 9월 30일(수)

건축의 도시에서 시작해 소와 함께 달리는 축제, 수백 년 전통의 시장과 사막 같은 대지까지. 스페인 북부를 따라가면 마을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즐기는 피에스타가 펼쳐진다. 코미야스(Comillas)에서는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독특한 상상력이 담긴 엘 카프리초(El Capricho)를 만난다. 해바라기 문양의 타일과 독특한 창문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곳에는 창문을 여닫을 때마다 소리가 나는 일명 단두대 창문(Guillotine Window)도 있다. 아름다운 건축물에 깃든 음악적 상상력을 따라가며 특별한 공간을 만난다. 이어지는 곳은 작은 농촌 마을 엘레차(Helecha). 해마다 지역 주민들이 한데 모여 전통을 이어간다. 젖소의 젖을 손으로 얼마나 빠르게 짤 수 있는지를 겨루는 손으로 젖짜기 대회(Concurso de Ordeño a Mano)가 펼쳐지는데, 과거와 달리 요즘 축제에서는 특별한 젖소가 등장한다. 갓 구운 돼지삼겹살 판세타(Panceta)를 나누며 마을 사람들과 축제의 흥을 함께한다. 다음 목적지는 바스크 지방의 전통이 살아 있는 오르디시아(Ordizia). 매주 수요일마다 수백 년의 역사를 이어온 오르디시아 시장(Ordiziako Azoka)이 열리는 플라사 나구시아(Plaza Nagusia)에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이 모이고,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시장을 통해 바스크의 일상을 만난다. 여정은 나바라의 팔세스(Falces)로 이어진다. 마을에서는 전통 축제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좁고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펼쳐지는 소몰이 축제, 엔시에로 델 필론(Encierro del Pilón)에서는 소와 사람들이 함께 달린다. 약 800m에 이르는 내리막길은 한쪽으로는 산비탈이, 다른 한쪽으로는 낭떠러지가 이어지는 아찔한 코스다. 원래 산에서 소를 마을까지 몰고 내려오던 전통에서 시작된 이 행사는 젊은이들이 소 앞에서 달리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소몰이로 발전했다. 거친 산길을 따라 소와 사람이 함께 내달리는 팔세스의 전통 소몰이로 여정에 긴장감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은 스페인 북동부의 광활한 대지 바르데나스 레알레스(Bardenas Reales). 비와 바람이 빚어낸 독특한 지형 사이로 들어서면 초록의 스페인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그 중심에서 사막 한가운데 솟아오른 듯한 카스틸데티에라(Castildetierra)를 마주하며,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스페인을 만난다.

4부. 바스크, 숨겨둔 축제의 맛 - 10월 1일(목)

스페인 북부에서도 독특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바스크로 향한다. 네르비온강(Río Nervión)을 따라 펼쳐진 빌바오(Bilbao)의 구시가지 카스코 비에호(Casco Viejo), 일곱 거리라는 뜻의 라스 시에테 카예스(Las Siete Calles)를 거닐며 바스크 문화(Cultura Vasca)를 만난다. 중세부터 이어진 산티아고 대성당(Catedral de Santiago)을 지나면 빌바오의 미식도 빠질 수 없다. 마늘과 올리브유로 대구를 조리한 바칼라오 알 필 필(Bacalao al Pil-Pil), 먹물 소스에 조린 작은 오징어 치피로네스 엔 수 틴타(Chipirones en Su Tinta), 작은 그릇에 담아 즐기는 카수엘리타스(Cazuelitas)와 바스크의 대표적인 화이트와인 차콜리(Txakoli)까지. 골목마다 이어지는 맛과 사람들의 흥겨운 일상에서 바스크의 피에스타를 만난다. 이어 나바라의 부를라다(Burlada)에서는 힘과 기술을 겨루는 바스크 전통 농촌 경기 에리 키롤라크(Herri Kirolak)를 만난다. 이른바 ‘농부 올림픽’인데 도끼와 톱으로 통나무를 자르기, 자루를 메고 달리기 등 농촌의 노동에서 출발한 동작이 오늘날에는 온 마을이 함께 즐기는 경기와 축제가 된다. 그리고 아메스케타 이 오르디시아(Amezketa y Ordizia)에서는 바스크 목축 문화의 중심에 있는 양젖 치즈, 이디아사발(Idiazabal)을 만난다. 양을 키우고 치즈를 만드는 사람의 삶을 따라가며 바스크의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지역의 풍토와 전통을 이어가는 문화임을 들여다본다. 이어 수가라무르디(Zugarramurdi)로 향하면 바스크의 오래된 민속과 신비로운 이야기가 기다린다. 바스크 조랑말 포토카(Pottoka)가 그려진 트레일 포토카렌 비데아(Pottokaren Bidea)를 지나, 양고기를 숯불에 구워 나누는 잔치 시키로 하테(Zikiro Jate)에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린다. 적포도주와 콜라를 섞어 만든 칼리모초(Calimocho)를 나누며 축제의 밤을 즐기고, 마녀와 주술의 전설이 깃든 아켈라레(Akelarre)와 마녀 집회의 동굴이란 이름의 쿠에바 데 아켈라레(Cueva de Akelarre)를 찾아간다. 양고기숯불구이와 송아지고기채소스튜인 피페라다(Piperrada)를 무한으로 즐기며 ‘훌륭하다’는 뜻의 바스크어 비카인(Bikain)을 외치는 순간, 전설과 음식, 사람이 하나로 어우러진 바스크의 피에스타가 완성된다. 여정의 마지막은 바다와 시간이 빚어낸 풍경, 수마이아(Zumaia)다. 이츠룬 해변(Playa de Itzurun)에 서면 바다를 향해 솟아오른 거대한 암석층이 펼쳐지고, 수천만 년에 걸쳐 형성된 지층이 층층이 드러난 플리시(Flysch)가 장관을 이룬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해안에서 자연이 만들어 낸 거대한 시간의 기록을 마주한다. 사람이 모이면 잔치가 되고, 힘을 겨루면 놀이가 되고, 오래된 이야기는 축제가 된다. 바스크에서 만난 피에스타는 특별한 날에만 열리는 행사가 아니라, 삶의 곳곳에서 이어지는 일상이었다.

*관련 사진은 EBS 기관 홈페이지(about.ebs.co.kr)-사이버홍보실-하이라이트, 해당 방송 날짜에 있습니다.

◆ 한눈에 보기

· 발행 기관 : EBS

· 분류 : 세계테마기행

· 배포 : 9월 27일

출처 : EBS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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