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해제와 계약해지는 둘 다 계약관계를 끝낸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효과를 낳는다. 계약해제 해지 차이를 정확히 알아야 계약을 끝낸 뒤에 주고받은 돈이나 물건을 되돌려줘야 하는지, 손해배상을 어떻게 청구해야 하는지가 갈린다. 이 글은 두 용어가 어떤 점에서 다른지, 각각 어떤 요건에서 성립하는지,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지점은 무엇인지를 차례로 짚어본다.
계약해제란 무엇인가
계약해제는 계약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되돌리는 제도다. 이를 소급효라고 부르는데, 해제가 이루어지면 계약 체결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효력이 사라진다. 그래서 해제 이후에는 각 당사자가 이미 받은 금전이나 물건을 서로 돌려주는 원상회복 의무를 진다. 매매계약처럼 한 번의 이행으로 끝나는 일회적 계약에서 주로 문제가 된다.
계약해지란 무엇인가
계약해지는 그동안의 계약관계는 그대로 인정하되 장래를 향해서만 계약의 효력을 없애는 제도다. 해제와 달리 소급효가 없기 때문에 해지 이전까지 주고받은 급부는 되돌릴 필요가 없다. 임대차나 위임처럼 일정 기간 계속해서 이행되는 계속적 계약에서 주로 쓰인다. 이미 사용한 기간이나 제공받은 서비스에 대해서는 정산만 하면 된다.
계약해제와 해지의 가장 큰 차이는 소급효가 있는지 없는지에 있다. 해제는 계약 자체를 없던 일로 돌리는 반면 해지는 지금까지의 계약관계는 유지한 채 앞으로의 효력만 끊는다는 점에서 구조가 다르다. 계약서나 통지서에 어떤 단어를 썼는지보다 계약의 성질이 일회적인지 계속적인지를 먼저 살펴야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계약해제 요건과 원상회복 손해배상
계약해제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약속한 기한까지 이행하지 않아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독촉했는데도 이행하지 않은 경우, 또는 계약서에 정해둔 해제 사유가 발생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때 해제권을 행사하는 쪽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제로도 메워지지 않는 손해가 있다면 별도로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수 있다.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은 서로 다른 청구권이기 때문에 하나를 받았다고 해서 다른 하나가 자동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계약해제권은 법률 규정에 따라 당연히 발생하는 법정해제권과 계약서에 당사자들이 직접 정해 둔 약정해제권으로 나뉜다. 법정해제권은 채무불이행처럼 법이 정한 사유가 생기면 별도의 약정이 없어도 행사할 수 있다. 약정해제권은 계약서에 특정 사유가 생기면 해제할 수 있다고 미리 정해 둔 경우에 그 조건이 충족되면 행사하는 권리다. 어느 쪽이든 해제 의사를 상대방에게 알려야 효력이 생긴다는 점은 같다.
실무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
계약서 제목이나 문구에 해지라고 적혀 있어도 그 계약이 일회적 급부를 목적으로 한다면 법적으로는 해제로 다뤄질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용어를 잘못 썼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과까지 달라지지는 않으며, 계약의 실제 성질이 우선한다. 또한 해제나 해지의 의사표시는 말로만 전달하기보다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당사자들이 합의로 계약을 끝내기로 했다면 합의해제 또는 합의해지의 형태로 별도의 합의서를 작성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황에 따라 절차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을 끝내기 전에 몇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해야 한다. 먼저 계약서에 해제나 해지에 관한 별도의 조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면 그 조건과 절차를 따라야 한다. 별도 조항이 없다면 채무불이행 등 법정 사유에 해당하는지, 상대방에게 이행을 독촉하는 절차가 필요한지를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제나 해지의 의사표시를 상대방에게 어떤 방법으로 도달시킬지도 미리 정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 구분 | 계약해제 | 계약해지 |
|---|---|---|
| 효력 범위 | 계약 체결 시점까지 소급 | 장래를 향해서만 효력 상실 |
| 원상회복 | 이미 받은 급부를 서로 반환 | 이미 이행된 부분은 반환하지 않고 정산 |
| 손해배상 | 원상회복과 별도로 청구 가능 | 해지로 인한 손해가 있으면 청구 가능 |
| 주로 적용되는 계약 | 매매 등 일회적 계약 | 임대차 등 계속적 계약 |
계약해제 해지 차이는 결국 계약의 성질과 이미 이행된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서 갈린다. 자신이 맺은 계약이 일회적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지 계속적 이행을 목적으로 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계약서에 해제나 해지에 관한 조항이 있는지 다시 살펴보는 것이 순서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판단이 어렵다면 법률 상담을 통해 계약서 문구와 실제 이행 상황을 함께 검토받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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