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저주를 잣는 물레를 부수고

  • 입력 2026.09.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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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를 잣는 물레를 부수고」이 2026년 9월 28일 나왔다. 지은이는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황소연 옮김이다. 펴낸 곳은 든이다.

분야는 소설/시/희곡, 정가는 19,000원, ISBN은 9791198556080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NPR 선정 2021 올해의 책! -《로커스》 선정 2021 최고의 책! -《USA투데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앨릭스 E. 해로우의 동화 비틀기! 저주받은 공주들이 운명을 바꾸는 새로운 동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2026년 휴고상과 로커스상을 수상한 앨릭스 E. 해로우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다시 쓴다. 《저주를 잣는 물레를 부수고》는 예정된 자신의 죽음을 알고 살아온 21세기 여자가 동화 속 저주받은 공주를 만나 정해진 운명을 바꾸고 선택권을 찾아 쥐려는 생존 판타지다. 동화를 사랑하는 민속학 전공 너드가 동화 속에 들어가는 메타 판타지이기도 한 이 소설은 각종 현대적 비유와 클리셰로 쉴 새 없이 유쾌한 농담을 던지며 독자들을 동화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하나의 동화지만 여러 개의 판본이 존재한다. 모두 잠드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여러 판본에서 앨릭스 E. 해로우는 수많은 ‘잠자는 공주’를 소환한다. 하나의 오래된 이야기가 수많은 세상으로 갈라지고 각기 다른 세상의 인물들이 만난다는 설정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연상시키며 유쾌한 장르적 재미를 더한다. 동화가 오랜 시간 여러 지역과 시대를 거치며 끊임없이 변형되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판타지의 세계관이 된다. 《저주를 잣는 물레를 부수고》는 물레와 저주, 백 년의 잠과 왕자의 키스처럼 익숙한 요소는 그대로지만 주인공의 선택권이 존재하지 않는 고전 동화와는 다르게 규칙을 비틀어 보인다. 왜 공주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잠들어야 하는가. 왜 처음 만난 왕자의 키스와 결혼이 공주의 해피 엔딩이어야 하는가. 앨릭스 E. 해로우는 오래된 동화에 남아있는 불합리한 규칙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선택권을 빼앗겼던 여자들의 손에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쓸 권리를 돌려준다. 동화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누구보다 잘 비트는 21세기 여자 우리 둘 다 참 지랄맞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본문 64쪽) 지니아 그레이는 스물한 살을 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죽음을 알고 살아온 지니아가 유독 마음을 빼앗긴 이야기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다. 자신처럼 미래가 이미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공주에게 동질감을 느껴 이 이야기와 사랑에 빠졌고, 민속학을 전공할 만큼 깊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정작 지니아는 이 동화를 최악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저주에 걸려 잠들고 처음 보는 왕자의 키스로 깨어나 그와 결혼하는 공주에게는 자기 삶을 선택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스물한 번째 생일, 지니아의 가장 친한 친구 샴은 오래된 감시탑에 물레까지 가져다놓고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테마로 한 생일 파티를 준비한다. 지니아가 장난처럼 물렛가락에 손가락을 찔리는 순간 현실이 뒤틀리고 눈을 뜬 그는 진짜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살아가는 세계에 떨어진다. 그곳에서 지니아는 공주 프림로즈를 만난다. 프림로즈에게도 이미 결말이 있다. 정해진 때가 되면 물렛가락에 손가락을 찔러 백 년 동안 잠들고 왕자의 키스로 깨어나 그와 결혼해야 한다. 문제는 프림로즈가 그 결말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 살아온 여자와 자신의 해피 엔딩을 알고 살아온 공주. 기다리는 결말은 정반대지만 두 사람 모두 그것을 직접 선택한 적이 없다. 지니아와 프림로즈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대신 저주를 건 요정을 찾아가 운명을 바꾸기로 한다. 그러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지니아의 예상과 달리, 그들이 들어선 동화는 조금씩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를 다시 읽는다는 것 동화는 많은 사람이 어린 시절 처음 만나는 이야기다. 무엇이 선하고 악한지, 어떤 사람이 사랑받으며 어떤 삶을 행복이라 부르는지를 단순하고 강렬한 이미지로 보여준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역시 아름다운 공주와 사악한 저주, 왕자의 키스와 결혼을 하나의 완성된 해피 엔딩으로 오래도록 반복해왔다. 어린 독자는 잠든 공주를 구하는 낭만적인 이야기로 받아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공주가 정작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앨릭스 E. 해로우는 이 오래된 동화를 부정하거나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대체하지 않는다. 오래된 동화를 다시 쓰는 일은 과거의 이야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없었던 논의를 꺼내 드는 일이다. 공주는 반드시 왕자를 기다려야 하는지, 모두가 같은 해피 엔딩을 원해야 하는지, 한 번 정해진 결말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를 묻는 순간 독자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이야기를 돌아보게 된다. 《저주를 잣는 물레를 부수고》는 어린 시절 동화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던 독자에게도 이야기 안으로 들어갈 문을 열어준다. 그리고 오래도록 반복된 동화의 결말도 다시 쓸 수 있다면 우리에게 당연한 것으로 주어진 역할과 삶의 방향 역시 새롭게 상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더 나은 결말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여성이 교육받고 재산을 소유하며 투표하고 자신의 몸과 결혼, 삶의 방향을 결정할 권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허락된 자리만을 따르지 않고 다른 삶을 요구했던 수많은 여성이 오랜 시간 싸우며 확보해온 것이다. 그러나 오래된 동화 속에는 여성이 스스로 선택하기보다 구원받기를 기다려야 했던 시대의 질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공주의 이야기지만 정작 공주가 결정하는 것은 거의 없다. 저주는 다른 사람이 내리고, 공주는 그 저주에 따라 잠든다. 다시 깨어나는 계기 역시 왕자의 키스라는 외부의 힘이다. 이어지는 결혼까지 해피 엔딩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지지만 그 과정 어디에도 공주의 선택은 없다. 공주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자기 이야기를 움직이지 못하는 수동적인 주인공으로 남는다. 지니아가 물렛가락에 손가락을 찔려 수많은 잠자는 공주들을 목격하고 “멈춰, 돌대가리들아!”라고 외치자(본문 25쪽) 몇몇 공주들의 운명이 선로를 이탈한 기차처럼 살짝 어그러진다. 다가올 운명을 맞이해야 했을 스물한 번째 생일을 무사히 보내는 서사의 이탈을 경험하고 나서, 지니아는 이것이 운명을 바꿀 기회라고 여긴다. “운명을 바꿀 기회야. 뭐라도 할 기회.” 열여섯 살 때 짐을 꾸려 달아날 계획을 세운 이후 ‘뭐라도 할’ 의욕이 생긴 건 처음이다. 공주는 좌절이 어린 한숨을 길게 내쉬지만 눈빛에서 실낱같은 희망이 반짝거린다. “이를테면?” “이를테면……” 내 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반짝 떠올라 온전한 형태를 갖춘다. 무장한 아테나인처럼, 정말 무모한데 마음에 쏙 든다. “우리가 주도권을 쥐는 거야.” (본문 49쪽)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만 했던 두 여자가 서로를 만나서 서사의 궤적이 살짝 어긋난다. 그제야 두 사람은 처음으로 인생의 주도권을 쥐려 결심한다. 자신들의 자유와 삶을 선택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고 행동에 나서야만 내 앞에 더 나은 결말이 생겨날 수 있다. 《저주를 잣는 물레를 부수고》는 세상과 이야기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정의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더 나은 결말은 기다린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이미 쓰인 이야기에 직접 개입할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우주 도덕의 궤적이 정의를 향하니 어쩌니 하는 말이 있던데 그건 잘 모르겠고, 우리의 궤적이 정의를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가 흐름을 바꾼다면 모를까. 우리가 이야기의 귓불을 움켜잡고 발로 걷어차고 고함도 질러가며 더 나은 결말로 끌고 간다면 혹시 모르지. 어쩌면 우주는 원래부터 정의를 향해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로지 조금씩 조금씩 똑바로 이끄는 손과 마음의 무게만이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도. (본문 64~65쪽) 이것이 해로우가 고전 서사를 전복하는 방식이다. 공주를 더 강한 전사로 바꾸는 데서 멈추지 않고 공주의 운명을 결정해온 이야기의 규칙 자체를 흔든다. 지니아와 프림로즈가 원하는 것은 완벽하게 보장된 해피 엔딩이 아니라 자기 삶에 개입하고 다른 길을 선택할 권리다. 이 작품에서 생존은 죽음과 저주를 완벽하게 물리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결말 앞에서도 그곳까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앨릭스 E. 해로우 (Alix E. Harrow) (지은이) 미국 켄터키에서 자랐으며 베레아 대학에서 역사학 학사, 버몬트 대학에서 역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스턴 켄터키 대학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를 가르쳤다. 2019년에 단편 〈A Witch’s Guide to Escape: A Practical Compendium of Portal Fantasies〉로 휴고상을 수상했다. 2019년 작 《재뉴어리의 푸른 문》은 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최고의 판타지 소설에 선정되었고, 비평가들의 찬사와 더불어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월드 판타지상 최종 후보작이 되었으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미국 켄터키에서 자랐으며 베레아 대학에서 역사학 학사, 버몬트 대학에서 역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스턴 켄터키 대학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를 가르쳤다. 2019년에 단편 〈A Witch’s Guide to Escape: A Practical Compendium of Portal Fantasies〉로 휴고상을 수상했다. 2019년 작 《재뉴어리의 푸른 문》은 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최고의 판타지 소설에 선정되었고, 비평가들의 찬사와 더불어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월드 판타지상 최종 후보작이 되었으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었다. 2020년 작 《The Once and Future Witches》는 영국 판타지 소설상인 로버트 홀드스톡상을 수상했다. 2021년 작 《저주를 잣는 물레를 부수고》는 휴고상과 로커스상, 브리티시 판타지상 중편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22년 작 《비극을 비추는 거울을 부수고》는 휴고상과 로커스상 중편소설 부문 최종 후보, 서던 북 프라이즈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23년 작 《Starling House》는 리즈 위더스푼 추천 도서에 선정되었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었다. 2025년 작 《The Everlasting》은 로커스상 판타지 장편소설 부문과 휴고상 장편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남편, 두 아이와 함께 버지니아에 살고 있다. 황소연 (옮긴이) 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출판기획자 겸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레퀴엠》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케이크와 맥주》 《서머싯 몸 단편선》 《인생의 베일》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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