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던스

  • 입력 2026.09.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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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점 제공

「던스」이 2026년 9월 9일 나왔다. 지은이는 메리 루플 지음, 안태운 옮김이다. 펴낸 곳은 물결점이다.

분야는 소설/시/희곡, 정가는 14,000원, ISBN은 9791199533264이다.

책소개는 다음과 같다.

『나의 사유 재산』 『가장 별난 것』의 시인 메리 루플의 첫 한국어 번역 시집 ★진은영 시인 추천, 퓰리처상 및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 “무언가를 알아내는 것― 그게 바로 위대한 모험!” 『나의 사유 재산』 『가장 별난 것』의 시인 메리 루플의 첫 한국어 번역 시집 ★진은영 시인 추천, 퓰리처상 및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 물결점에서 시집 『던스』가 출간되었다. 산문 『나의 사유 재산』 『가장 별난 것』을 통해 은은하지만 열렬한 팬층을 형성해 온 메리 루플의 시집이 한국어로 처음 번역되었다. 이 작품은 메리 루플이 1982년 첫 시집을 낸 이래 40여 년에 걸쳐 열두 권의 시집과 네 권의 산문을 펴내며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그의 이력을 통틀어 가장 최근에 출간한 시집이다. 퓰리처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도 오르며 "희극과 우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예측 가능한 모든 것으로부터 방향을 꺾어버리는 야생과 재치의 시편들"(퓰리처상 심사평), “오늘날 루플처럼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심사평)라는 찬사를 받은 시집이기도 하다. 그의 시편들은 그 누구의 시와도 비껴 선 자리에서 제 몫의 고유성을 지니는데, 문장 사이의 여백과 과감한 도약을 통해 매혹적인 시적 순간들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목욕 거품 터지는 소리에서 죽은 어머니에게로, 아침을 마음먹고 먹으려 하다가 어느새 제 눈물을 마시는 장면으로… 그리하여 역설과 아이러니와 모순으로 충일한 시. 그의 시는 어딘지 가벼우면서도 무겁고, 일상적이면서도 형이상학적이고, 사색적이지만 초연하지 않고, 또한 벌거벗은 듯 정직한데 동시에 묘하게 가려져 있다. 바보 같기도 현자 같기도 한. 사실 이 시집 제목인 ‘던스dunce’부터가 바보를 뜻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바보스러움은 가장 작고 사소한 것들을 향한 집요하고 예민한 감각, 곧 그만의 남다른 별남을 품고 있다.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것 앞에서 굳이 멈춰 서는 사람, 먼지 한 톨과 시침핀 하나에도 우주의 시작을 대하듯 눈길을 주는 사람. 메리 루플의 시집에는 존재들에 대한 호기심과 경이로 가득 찬 한 사람의 기척이 담겨 있다. "무언가를 알아내는 것―그게 바로 위대한 모험!" 세상의 모든 별난 틈새를 향하여 이 시집은 질문하기를 그만두지 않는 자의 기록이다. 무언가를 알아내는 것, 그게 바로 위대한 모험이라고 「심부름」은 선언하는데, 생일 케이크 위 글씨가 치약이었다는 걸 알아내는 것과 신이 세상을 만들고는 남은 돌덩이들을 무더기로 던져두고 떠났다는 걸 알아내는 게 한자리에 포개진다. 《뉴욕 타임스》가 이 시집을 두고 "작은 순간들을 광대한 시야로 기록"한다고 평한 것도, 이런 대목을 염두에 둔 말은 아니었을까. 우리는 살아가며 어쩌면 질문을 거두고, 한 번 눈에 담은 세상이 전부라 믿으며 무뎌져 가는지도 모른다. 『던스』는 케이크 위의 글씨, 서랍 속 시침핀, 창밖의 갈매기 울음 같은 무심히 지나칠 세부를 마치 처음 마주한 풍경처럼 새롭게 감각하게 만든다. 바보란 세상을 아직 다 알지 못한 사람이고, 그렇기에 세상이 여전히 놀라운 사람이다. 세상이 여전히 놀라운 사람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나는 한 시간도 조용히 못 있는다」의 화자는 제비꽃에게 말을 걸고, 「세쿼이아」에서는 그릇 안에 기른 이끼 위에서 작고 실감 없는 사슴들이 언덕을 내다보며 물을 찾는다. 이토록 궁금해하는 사람 앞에서는 온갖 사물들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법이다. 루플 자신도 연필에게, 봉제 인형에게, 샤워실의 거미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온 사람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주변의 사물들과 교감하니까요."(《브루클린 레일》 인터뷰) 부러진 양치기 도자기 인형, 뷔페 채소 쟁반 위에서 무 그네를 타는 작은 남자, 딱정벌레들의 행렬. 이 시집은 그렇게 작고 별난 것들과 두루 교감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어머니의 죽음이 고요히 가라앉아 있다. 예고 없이 사소한 틈새로 슬픔이 스며들 때조차 시인은 웃음과 슬픔 사이에 섣부른 다리를 놓지 않는다. 슬픔의 무게에 짓눌리는 쪽을 택하는 대신, 「부토니에르」의 화자처럼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들을 묵묵히 꼽아볼 뿐이다. 당신을 사랑하는 일, 동물들 사이의 야생적인 짓들을 지켜보는 일, 친구들과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일. 늘 곁에 있었으나 한 번도 온전히 응시하지 못했던 존재들이 문득 말을 걸어오는 순간을, 시집 『던스』는 선명하게 열어 보인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물속 사과 | 길고 하얀 구름 | 솔로몬 | 던스 | 물질적 존재라는 행운 | 마리아와 소멸의 전당들 | 크래커벨 | 수지 | 만년의 농밀한 작품 | 자정 급행 | 얼추 그 방향 | 지상의 실패 | 참치와 연극 | 갑자기 | 모르는 사이에 | 어두운 구석 | 차렷! | 작은 시냇물 | 내 두개골에 대한 명상 | 북풍 | 행복 | 로레인 | 결국론자 | 지금 장례식 얘기를 하는 건가? | 친구 | 수도승에게 보냄 | 목욕 시간 | 서치라이트 | 나는 한 시간도 조용히 못 있는다 | 홀로인 플루트를 위한 간주곡 | 숲의 은방울꽃 | 어느 여름날 아침, 책을 짐 상자에 싸며 낙담한 채, 사료飼料가 될 운명이었던 어느 책의 문장들을 빌려 쓰다 | 피사로의 부하들 손에 죽임을 당한 아타우알파 | 단독의 꿈 | 인내 | 가볍게, 아주 가볍게 | 잉글눅 | 슈퍼볼 | 물봉선 | 펼쳐짐 | 세쿼이아 | 그 쪽지 | 특별 배달 | 새로운 새벽 | 닉시 | 작은 여행 책 | 그랜마 모지스 | 오스라 공주의 마음 | 릴리언 | 겨울공중제비 | 목적지 | 생일 축하해 | 기원 신화 | 케이크 | 아침형 인간 | 멸종의 서약 | 우리가 만난 방식 | 심부름 | 버터 축제 | 3월 30일 | 핼러윈 | 부토니에르 | 창세기 | 낙엽들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지은이 소개는 다음과 같다.

메리 루플 (Mary Ruefle) (지은이) 시인, 에세이스트. 195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군인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과 유럽 곳곳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고, 지금은 버몬트주 베닝턴에 산다. 버몬트 예술대학에서 20여 년간 글쓰기를 가르쳤고,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버몬트주 계관시인을 지냈다. 40여 년에 걸쳐 시선집을 포함한 열두 권의 시집과 네 권의 산문을 펴냈으며, 헌책에서 단어들을 지우고 남은 말들로 새로운 텍스트를 드러내는 이레이저 작업을 지속해 왔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상, 미국 예술문학아카데미 문학상, 화이팅상을 수상했고 구겐하임 펠로십과 국립예술기금 펠 시인, 에세이스트. 195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군인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과 유럽 곳곳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고, 지금은 버몬트주 베닝턴에 산다. 버몬트 예술대학에서 20여 년간 글쓰기를 가르쳤고,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버몬트주 계관시인을 지냈다. 40여 년에 걸쳐 시선집을 포함한 열두 권의 시집과 네 권의 산문을 펴냈으며, 헌책에서 단어들을 지우고 남은 말들로 새로운 텍스트를 드러내는 이레이저 작업을 지속해 왔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상, 미국 예술문학아카데미 문학상, 화이팅상을 수상했고 구겐하임 펠로십과 국립예술기금 펠로십을 받았다. 시집으로 『멤링의 베일Memling‘s Veil』(1982), 『말하지 않는 삶Life Without Speaking』(1987), 『금강석The Adamant』(1989), 『차가운 명왕성Cold Pluto』(1996), 『하오Post Meridian』(2000), 『환영의 언덕Apparition Hill』(2002), 『사향소 사람들 사이에서Among the Musk Ox People』(2002), 『트리스티마니아Tristimania』(2004), 『정말이지 나는 세상이 마음에 들었다Indeed I Was Pleased with the World』(2007), 『시선집Selected Poems』(2010), 『돌풍이 멎는 사이Trances of the Blast』(2013), 『던스Dunce』(2019)가 있으며, 산문집 『가장 별난 것The Most of It』(2008), 『나의 사유 재산My Private Property』(2016), 『책The Book』(2023)과 강연집 『광기, 고문대, 그리고 꿀Madness, Rack, and Honey』(2012), 이레이저 아트북 『작고 하얀 그림자A Little White Shadow』(2006)와 만화책 『집에 가서 자!Go Home and Go to Bed!』(2007)가 있다. 안태운 (옮긴이) 대학에서 스페인·중남미문학을,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다. 시집 『감은 눈이 내 얼굴을』 『산책하는 사람에게』 『기억 몸짓』 등이 있다. 역자후기 그에게 시 쓰기는 머릿속 관념이 그저 자연스레 밖으로 나와 이어지는 과정이자, 일상과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생활 양식인 듯하다. 메리 루플이 두개골과 머리에 대해 왜 유독 큰 관심을 가지며 여러 산문과 시를 통해 사변을 적어왔는지도(이 시집에도 두개골에 대한 시가 있다)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생각들의 거처이자, 이것과 저것의 겹침들인, 은유가 일어나는 장소. 경이감을 일으키는 것은 인간의 뇌입니다. 은유는 그 안에서 자발적이고 예기치 않게 떠오르죠(은유는 자연 속에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저에게는 그 은유의 작용 뒤에 있는 뇌가 놀라움을 일으켜요. 우리 뇌의 신비로움…. 메리 루플에게 시란 두개골이라는 유기물 안, 그 빈 공백에서 흘러나오는 신비인 듯하다. 그의 시편 문장들은 훌훌 건너뛰는 듯하면서, 어떤 자유로운 흐름 속에 안착하며, 태연함과 천연덕스러움, 능청과 시치미로 수런거린다. ‘먼지’, ‘동전 한 닢’, ‘딱정벌레들의 행렬’, ‘오보에 음’, ‘심부름’ 같은 것들 곁에 ‘빙산’, ‘가없는 시름’, ‘부활’, ‘우주의 시작’, ‘예언적인 재앙’, ‘하늘과의 혼인’, ‘엄마의 죽음’이 나란히 놓이는 것이다. 그 크기도 무게도 깊이도 차이 나는 이 세계의 항목들이. 시에서 꽤 거친 연결을 만드는 것 같은데, 그저 제 마음이 그렇게 작동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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