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이재오)가 26일 웹사전 ‘민주화운동사전’을 통해 긴급조치 4~9호 시기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신규 항목 23건을 공개한다. 올해로 발표 50주년을 맞은 ‘3·1민주구국선언’을 중심으로, 유신체제에 맞선 학생·종교계·언론·재야의 저항이 어떻게 확산됐는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미공개 사료 10여 점도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민주화운동사전은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사건·인물·단체를 정리한 온라인 사전으로, 사업회가 2020년 전문 연구자로 구성된 편찬위원회를 꾸려 편찬에 착수해 202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항목마다 검증된 1차 사료와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집필·검토·감수 절차를 거치며, 1960년 4월혁명부터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전까지의 민주화운동을 대상으로 현재 139개 항목이 구축돼 있다.
이번에 새로 공개되는 항목은 1975년 봄 학원가에서 시작된 반유신 학생운동이 종교계와 언론계, 재야로 번지며 1976년 3·1민주구국선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1975년 봄 학원가 반유신투쟁’, ‘긴급조치 7호 선포’, ‘3·1민주구국선언’ 등이 주요 항목에 포함됐다. 3·1민주구국선언은 1976년 3월 1일 종교계와 재야 인사들이 유신헌법 철폐와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며 발표한 시국선언으로, 유신체제 시기를 대표하는 저항운동 중 하나로 꼽힌다.
함께 공개되는 미공개 자료 중에는 자유언론실천선언 당시 족자를 내걸고 편집국에서 농성하던 동아일보 기자들의 사진, 긴급조치 7호 발동의 도화선이 된 고려대 4·7시위 사진, 긴급조치 9호 시기 대표적 지하 유인물로 꼽히는 이화여대 ‘새벽’지 1호 등이 포함됐다. ‘새벽’지 1호에는 김지하의 ‘양심선언’도 실려 있다. 이런 자료가 일반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개별 사건 나열에 그치지 않고 저항의 흐름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이재오 이사장은 “민주주의는 어느 한순간 완성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민의 실천과 용기가 축적돼 이루어진 역사”라며 “민주주의의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고 사회와 공유하는 일은 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영 편찬위원장(대구대 교수)은 “민주화운동사전은 편찬위원회의 학술적 논의를 바탕으로 항목을 선정하고, 검증된 사료와 연구 성과를 토대로 집필과 검토, 감수 과정을 거쳐 구축된다”며 “객관적인 사실과 역사적 맥락을 충실히 담아 국민 누구나 믿고 활용할 수 있는 민주화운동 기록을 축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업회는 오는 10월 민주화운동의 주요 사건을 시간 순으로 살펴볼 수 있는 연표 서비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유신체제 저항의 흐름을 사건별이 아닌 맥락으로 엮어낸 이번 작업은, 산발적으로 알려졌던 민주화운동사를 체계적 기록으로 축적해가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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