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자산수비학연구소 김성수 소장이 20일 서울 서초 지역 기업재무컨설턴트 20여 명을 대상으로 자산수비학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은 해당 조직의 정기 정보미팅 시간을 활용해 마련됐다.
김 소장은 강연에서 자산관리의 순서 문제를 짚었다. 그는 “대부분의 상담이 어떻게 늘릴 것인가에서 출발하는데, 실제로 자산을 잃는 사람들은 늘리는 방법을 몰라서 잃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거꾸로 밟기 때문에 잃는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자산설계 단계는 형성, 축적, 증식, 계획 순으로, 여유자금이 마련된 뒤에야 증식과 계획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구조다. 그는 “형성과 축적을 건너뛰고 증식부터 시작하면 그 재원은 결국 빚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연은 기업재무컨설턴트를 대상으로 한 만큼 실제 상담에 적용할 수 있는 관점에 무게를 뒀다. 김 소장은 보험, 저축, 투자를 따로 계산하는 습관이 결국 대출을 활용한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컨설턴트의 역할은 상품을 더 얹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자금 흐름을 하나의 순서로 재배열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도 함께 전했다. 공군 학사장교로 임관해 17년간 복무한 뒤 소령으로 전역한 그는 복무 중 주식투자로 수익을 내다 대출로 투자 규모를 늘리는 과정에서 자산을 잃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벌었고 그래서 잘한다고 믿었고, 그 믿음으로 빚을 냈다”며 “대출에는 상환기한이 있지만 시장에는 상환기한이 없다. 그때부터 매도 시점을 결정한 것은 시장이 아니라 돈을 갚아야 하는 날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이 낸 수익이 실력이 아니라 시장 흐름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은데, 그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는 순간 판단이 흔들린다고 짚었다.
강연 후반에는 손실 이후 투자자가 빠지는 심리적 함정도 다뤄졌다. 그는 손실 폭이 커질수록 원금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이 가팔라지고, 조급해진 투자자일수록 위험도가 높은 상품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손실을 본 고객에게 필요한 질문은 빠른 복구가 아니라 더 잃지 않는 방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투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투자할 돈과 지켜야 할 돈을 구분해야 하며, 특히 은퇴가 가까운 고객일수록 생활비와 노후자금을 먼저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 여유자금으로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표 설정과 관련해서는 기간이 아니라 금액을 기준으로 삼아 정해둔 수익률에 도달하면 미련 없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강연을 마치며 “고객에게 얼마를 벌게 해줬는지보다 잃지 않게 지켜줬는지가 결국 그 관계를 오래 가게 만든다”고 말했다.
한국자산수비학연구소는 그동안 운동선수, 군인,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재무교육을 이어왔으며, 앞으로 금융 실무 종사자 대상 교육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 성과보다 손실 방어와 순서 설계를 강조하는 이번 강연 내용은, 단기 수익률 경쟁에 익숙한 재무 상담 현장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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