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엔트로피…열역학 제2법칙으로 읽는 현대 문명의 위기

  • 입력 2026.08.1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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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구원 제공

제러미 리프킨이 쓰고 이창희가 옮긴 『엔트로피』 4판이 세종연구원에서 2026년 8월 31일 출간된다. 부제는 '열역학 제2법칙으로 읽는 현대 문명'이며, 산업혁명과 컴퓨터 혁명을 지나 AI 혁명 시대에 이른 오늘날 기술 발전과 인류 생존을 좌우하는 에너지 문제를 다룬다. 자본주의 체제와 인간의 생활방식, 현대 과학기술이 낳은 폐해를 비판해온 저자가 이번 개정판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다시 정리했다.

에너지는 왜 고갈될 수밖에 없는가

책이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열역학 제2법칙, 이른바 엔트로피 법칙이다. 자연의 모든 것은 사용 가능한 상태에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만 전환되며, 그 결과 지구에 존재하는 에너지는 결국 고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에너지가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갈 때마다 일정한 '벌금'을 낸다고 표현하는데, 여기서 벌금이란 일할 수 있는 가용 에너지의 손실을 뜻한다. 진보를 앞세워 기술 발전을 추구해온 인류가 이제 에너지 위기라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 이 책의 문제의식이다.

책은 이러한 엔트로피 법칙을 사회 전반에 적용해 현대 사회의 에너지 소비 방식과 자원 고갈, 환경 문제를 짚는다. 거대 도시, 기계화된 농업,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무기, 교육, 의료기술 등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엔트로피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면서, 기술적 진보에 대한 통념과 경제학의 근간, 시간과 문화에 대한 개념까지 다시 따져 묻는다.

기계적 세계관에서 엔트로피 세계관으로

저자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끊임없는 물질적 풍요와 질서를 가져다줄 것이라 믿어온 '기계론적 세계관'이 에너지와 자원의 유한성을 간과하고 엔트로피 증가라는 불가역적 법칙을 무시해왔다고 짚는다. 그러면서 저엔트로피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사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 확대,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산업 시스템 구축 등을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제시한다.

책은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엔트로피 과정을 거스를 수도 없지만 그 속도에는 인간의 선택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어떤 삶의 방식과 행동양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지구의 가용 에너지가 얼마나 빨리 혹은 천천히 소진될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핵에너지와 태양에너지, 군사 활동, 교육, 농업, 건강, 경제, 정치 등 여러 영역에 엔트로피 법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짚어나간다.

여섯 개 부로 나눠 다룬 문명의 궤적

목차를 보면 이 책은 모두 6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세계관'에서는 그리스인들의 순환적 역사관과 기독교적 세계관, 현대적 세계관을 거쳐 기계의 시대와 기계론적 세계관 창시자들을 다룬다. 2부 '엔트로피 법칙'은 열역학 제2법칙의 등장과 우주론, 시간과 형이상학, 생명 현상과의 관계를 정리한다.

3부 '새로운 역사관의 틀, 엔트로피'는 역사와 엔트로피 분수령, 기술과 외부 비용, 기술의 수확 체감, 제도의 발달과 전문화 등을 살피고, 4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와 엔트로피 분수령'에서는 에너지 위기와 합성연료, 핵분열과 핵융합, 광물 자원의 대체와 재생 문제를 다룬다. 5부 '엔트로피와 산업 시대'는 경제학, 농업, 수송, 도시화, 군대, 교육, 보건 의료 등 산업 사회의 각 영역을 엔트로피의 시각으로 짚으며, 마지막 6부 '새로운 세계관, 엔트로피'에서는 새로운 경제 이론과 제3세계의 발전, 부의 재분배, 태양 에너지 시대의 인프라, 과학과 교육의 개혁,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을 제안한다. 책 말미에는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세계관을 짚는 해설과 옮긴이의 말, 주석과 찾아보기가 실렸다.

지은이와 옮긴이

지은이 제러미 리프킨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와 현대 과학기술의 폐해를 비판해온 미래학자이자 행동주의 경제학자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터프츠 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했으며, 1979년 워싱턴에 경제동향연구재단을 설립해 현재까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약 15년간 와튼스쿨 최고경영자 과정 교수를 지냈고, 『허프포스트』 글로벌 설문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사상가 10인에 꼽히기도 했다. 『플래닛 아쿠아』, 『회복력 시대』, 『글로벌 그린 뉴딜』, 『한계비용 제로 사회』, 『3차 산업혁명』, 『노동의 종말』 등을 썼다.

옮긴이 이창희는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 대학교 통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를 지냈으며, 과학기술 분야 회의 통역과 전문 서적 번역을 이어왔다. 옮긴 책으로 『아인슈타인도 몰랐던 과학이야기』, 『로봇의 부상』, 『과학의 열쇠』 등이 있다.

구분내용
지은이제러미 리프킨 지음, 이창희 옮김
출판사세종연구원
출간일2026년 8월 31일
분야과학
정가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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