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건축…황인찬 시와 이지후 그림이 새긴 마음의 흔적

  • 입력 2026.08.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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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베드북스 제공

배드베드북스가 황인찬 시인의 시와 이지후 작가의 그림을 결합한 시그림책 건축을 2026년 8월 6일 출간했다. 정가는 28,000원이며 분야는 소설/시/희곡으로 분류된다. 이번 신간은 현대시를 그림으로 재해석해 독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배드베드북스 시그림책 시리즈의 첫 작품이며, 지은이는 황인찬, 그림은 이지후가 맡았다.

시그림책 시리즈의 첫 걸음

배드베드북스는 현대시가 어렵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독자가 시를 소유하고 긴밀하게 관계 맺기를 바라는 취지로 시그림책 시리즈를 기획했다. 그 첫 작품으로 나온 건축은 황인찬 시인이 가장 오랜 시간을 들여 쓴 시 '건축'을 바탕으로 삼았으며, 시집이 아닌 그림책 형태로 독자와 만나는 것이 특징이다. 시인은 이 시를 두고 "저를 가장 고생시켰다"면서도 "오랜 고생 덕분에 저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고 밝혔다.

출판사 측은 현대시를 어렵게 느꼈던 독자나 좋아하는 시를 아름다운 책으로 소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이 다정한 친구이자 때로는 불편한 동거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여름과 이어지는 생의 기록

시는 친척의 별장에서 '그'와 함께 보낸 마지막 여름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화자는 벌집이 생겨 곤란해하던 '그'와의 일화를 회상하며, 여름과 함께 끝나버린 마음에 대해 고백한다.

마음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에 대한 경이와 슬픔이 이어지고,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의 죽음을 목격하는 고요한 겨울의 풍경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황인찬 시인은 "여름과 겨울의 흰빛이 교차하고, 벌들이 윙윙 우는 소리와 겨울의 시끄러운 고요함이 번갈아 들려오는 세계를 떠올리며 이 시를 썼다"고 설명했다.

지워지고 다시 그려진 손의 흔적

제4회 창비그림책상 대상을 수상한 이지후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인물과 배경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독자가 저마다 다른 형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여백을 두는 대신, 손가락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아 인물의 내면을 표현했다.

이지후 작가는 "얼굴과 표정을 그리지 않은 이번 작업에서는 손이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느낌대로 그려 보고 아니다 싶으면 지우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손과 다른 요소들에는 지운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출판사는 이러한 그림체를 두고 "지어지는 동시에 무너지고 있는 건축의 마음을 온전히 전달하며 독자들에게 한 편의 꿈을 꾸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고 소개했다. 작가는 죽은 새를 감싸고 있는 장면, 눈 오는 장면, 마지막 장면 등 검은색이 많이 쓰인 몇몇 장면에 특히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전했다.

지은이와 그림 작가는 누구인가

황인찬 시인은 1988년 안양에서 태어나 201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여기까지가 미래입니다,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가 있으며, 그림책 내가 예쁘다고?, 백 살이 되면을 펴냈다. 2024년 천상병시문학상, 2019년 서라벌문학상, 2012년 김수영문학상을 받았다. 도서의 국제표준도서번호는 9791195556564이다.

이지후 작가는 중앙대학교 서양화학과를 졸업하고 어린이 미술관에서 근무하다 현재는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품 활동을 병행하며 전시도 열고 있으며, 제4회 창비어린이그림책상 대상을 수상했다.

남는 질문

황인찬 시인은 "벌집은 육각형이 모여 둥근 모양을 만들어낸다"며 "이 책을 이루는 수많은 도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마음의 모양까지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 마음의 건축은 어떤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그 건축이 무너져 내릴 때는 무슨 소리가 날까요"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남겼다. 시는 여름에 시작해 겨울에 끝나며, 그 사이 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와 겨울의 시끄러운 고요함이 번갈아 등장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다른 창작자들이 남긴 말

그림책 작가 류재수는 이 책에 대해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드는 정교하고 치밀한 드로잉"이라며 "고적한 공간감, 서서히 부유하는 이미지 조각들, 독자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사색적 서정과 무거운 여운을 남긴다"고 평했다.

시인 김승일은 "지어지는 동시에 무너지고 있는 건축의 마음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작품"이라며 "시인이 시 속의 죽음 속에서 마침내 도달한 고요함과 아름다움을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우리에게 마음의 흔적을 되짚어보게 하는 다정한 위로"라며 "황인찬과 이지후 두 사람이 함께 꾼 아름답고도 적막한 꿈의 목격자가 되어보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구분내용
지은이황인찬 지음, 이지후 그림
출판사배드베드북스
출간일2026년 8월 6일
분야소설/시/희곡
정가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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