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식 빼돌린 육군 급양관, 강등 처분 불복 소송 냈지만 패소

  • 입력 2026.08.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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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취사장 부식 보관 상황을 나타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Giovanni_cg)

군대 부식 횡령과 직권남용, 언어폭력 등으로 강등 처분을 받은 육군 급양관이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행정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육군 상사 A씨가 소속 사단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육군 7사단 모 대대 급양관으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4월 군수품 횡령, 직권남용으로 인한 타인 권리침해, 언어폭력 등 성실·품위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강등 징계처분을 받았다.

A씨는 부대에 보급된 한라봉, 포도, 딸기 등 과일 상자와 냉동 라즈베리, 요거트 등 부식류를 빼돌려 집으로 가져간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1인당 1개씩 배식돼야 할 한라봉이 반개로 줄어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임의로 '근무병' 직책을 만들어 하급자에게 회의 자료 작성 등 자신의 업무를 떠넘긴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소송에서 부식 횡령에 대해 "쌈 채소 약간을 가져가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양념류를 폐기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취사병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해 핵심 혐의를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취사병들은 "일과 후 혼자 취사장에 들어와 대용량 봉지에 표고버섯, 과일 등을 담아갔다", "라즈베리를 A씨 차량에 실어줬다", "퇴근 후 과일 상자가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식재료가 박스째 사라져 배식에 차질을 빚었음에도 급양관으로서 범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점, 쌈 채소를 가져가려고 일과 후 혼자 취사장에 들어갔다는 해명이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지적하며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언어폭력 혐의 중에서는 진급평가 뜀걸음에서 불합격한 병사에게 한 발언이 징계사유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비록 횡령 가액이 크지 않더라도, 식재료를 적정히 관리해 장병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해야 할 급양관이 식료품을 빼돌려 급식의 양과 질을 떨어뜨린 비위는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군 조직의 효율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라는 공익이 A씨가 입을 불이익보다 결코 작지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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