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에 재상고한 배경에 지급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16일 법조계를 통해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지난달 24일 선고된 파기환송심 결과를 수용하고 소송을 마무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재상고 기한인 지난 14일까지 약 3주 동안 9440억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하는 데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은 보유한 SK 주식 매각도 검토했지만, 그룹 대주주가 단기간에 대량 매도에 나설 경우 주가와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일부는 현금, 나머지는 주식으로 지급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안에는 향후 주가가 하락하면 차액을 최 회장 측이 메워주되, 오르더라도 상승분은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주문대로 9440억원 전액을 현금으로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판결 확정 후 재산분할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다음 날부터 연 5%의 지연이자가 붙는데, 9440억원 기준 하루 이자만 약 1억3000만원에 이른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이 재상고를 통해 당장의 이자 부담을 피하면서 자금 조달 방안을 더 검토할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 측 대리인단은 재상고 기한을 1분 남긴 지난 14일 오후 11시59분쯤 재상고 사실을 공식화했으며, 재산분할금 전액을 다투는 만큼 인지대만 수십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의 가치 산정 기준일을 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16일로 정했는데, 이 시점부터 파기환송심 변론이 끝난 지난 6월26일까지 SK 주가가 16만원에서 85만8000원으로 5배 넘게 오른 점을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해 노 관장 몫을 33.3%, 최 회장 몫을 66.6%로 정했다. 이는 항소심에서 인정된 35%보다 약 1.7%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최 회장 측은 재상고심에서 주식 가치 산정 기준일과 이후 주가 상승분 반영 사이의 논리적 모순을 집중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보이며, 85만원대였던 SK 주가가 최근 50만원대로 30% 넘게 떨어진 점도 강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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