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얼마나 갖췄는지에 따라 기업의 인공지능(AI) 이용률이 최대 18배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원장 고혜원)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정보화통계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이 같은 내용을 분석하고, 7월 31일 발간한 동향지 'THE HRD REVIEW' 2026년 특별호를 통해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전 산업 사업체로, 2024년 표본은 1만2203개다. 클라우드·데이터 분석·IoT 세 가지 기술을 하나도 이용하지 않는 사업체의 AI 이용률은 4.5%에 그친 반면, 세 가지를 모두 이용하는 사업체는 82.2%에 달했다. 개별 기술별로 봐도 데이터 분석을 이용하는 사업체의 AI 이용률(67.8%)은 이용하지 않는 사업체(5.0%)의 13.6배였고, IoT는 47.5% 대 9.1%, 클라우드는 36.4% 대 12.7%로 나타나 디지털 기술 이용 여부가 AI 도입과 뚜렷하게 맞물려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연구원은 이번 결과가 동일 시점에 관찰된 상관관계일 뿐, 디지털 기반 구축이 AI 도입을 유발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동일한 조사 방식이 적용된 2023년과 2024년을 비교하면 AI 이용률은 28.0%에서 30.3%로 소폭 늘었다. AI를 이용하는 사업체가 꼽은 활용 유형은 이미지·영상 객체 식별이 69.7%로 가장 많았고 의사결정 지원(48.8%), 문서 작성·정보 수집(34.0%) 순이었다.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요약·편집하는 이른바 생성형 AI를 꼽은 비중은 10.5%에 머물렀는데, 업무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생성형 AI 기능을 별도 서비스로 인식하지 못해 실제보다 낮게 잡혔을 가능성도 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격차는 평균치보다 준비도 분포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상시근로자 10~49인 소기업 가운데 디지털 기술을 0~1개만 이용하는 곳은 45.3%에 달했고, 세 가지 기술을 모두 갖춘 곳은 26.0%에 불과했다. 반면 세 가지를 모두 이용하는 사업체만 놓고 보면 AI 이용률은 소기업 79.9%, 중기업 90.7%, 대기업 94.9%로 규모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결국 기업 규모 자체보다 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는지가 AI 도입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변수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AI를 이용하지 않는 사업체가 꼽은 가장 큰 걸림돌은 인프라와 전문인력 부재(30.5%)였다. 이어 비용 부담(28.9%), 기술 복잡성(22.9%), 호환성 문제(19.6%), 보안 우려(15.8%) 순으로 나타났으며, 소기업에서도 인프라·전문인력 부재가 30.8%로 가장 높은 응답을 얻었다. 이 항목은 복수 응답이며, AI를 이용하지 않는 대기업은 표본 수가 적어 수치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데이터분석·성과확산센터장)은 세 가지 기술을 모두 이용하는 사업체의 AI 이용률이 82.2%인 반면 전혀 이용하지 않는 사업체는 4.5%에 그친 점을 언급하며 "인과관계를 확정한 수치는 아니지만 AI 활용이 데이터·인프라 역량의 묶음과 강하게 함께 나타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 가지 기술을 모두 갖춘 소기업의 AI 이용률이 79.9%에 달했지만 정작 그런 소기업은 26.0%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규모별 평균 도입률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기업이 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할 토대를 갖추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AI 미이용의 최대 장벽이 인프라·전문인력 부재로 나타난 만큼, 개별 AI 솔루션 보급보다는 기업별 준비도를 진단하고 데이터 기반과 인력 양성, 활용 설계까지 연결하는 지원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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