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고 강사 155명 학원 겸직…대학 교수는 제자 평가 참여

  • 입력 2026.10.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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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고등학교 정규수업을 맡은 강사 155명이 사설 학원 강사를 겸직하고, 대학 무용과 교원 47명은 예술고 학생을 가르치거나 평가한 이력을 알리지 않은 채 대학 입시 실기평가에 참여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겸직 강사 가운데 일부는 예술고 강사라는 신분이나 학교에서 지도한 학생의 대학 합격 실적을 학원 홍보에 활용했다. 대학 교원 중에는 예술고 내신 실기평가에 참여한 뒤 해당 학교 출신 응시생에게 대입 실기고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사례도 있었다. 감사원은 14일 ‘예술고 운영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교육청과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에 관련 조치를 요구했다.

상위 10개 예술고와 대학 무용과 실태 점검

이번 감사는 지난해 12월 국회 요구에 따라 학생 수 기준 상위 10개 예술고를 대상으로 학교와 학원, 대학 간 관계와 입시 운영 실태를 살펴본 것이다. 감사원은 전국 32개 대학 무용과 교원 104명의 예술고 교육 참여 이력도 확인했다. 예술고 강사 겸직 여부뿐 아니라 대학 교원이 고교생을 가르치거나 평가한 뒤 해당 학생이 지원하는 대학의 입시 평가에 참여했는지, 관련 사실을 대학에 신고했는지도 점검 대상이었다.

감사 착수 배경에는 지난해 부산 브니엘예고에서 학생 3명이 숨진 사건과 학교장이 학생들에게 특정 학원 수강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있었다. 다만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브니엘예고 사건처럼 예고 강사가 학생에게 특정 학원 수강을 강요하거나 교원이 학생을 불법 교습한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는 예술고 정규수업 강사의 학원 겸직과 대학 입시 평가 과정의 신고 누락을 각각 확인하고, 관련 교육청과 정부 부처에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점검 항목규모
대상 예술고10개교
정규교육 담당 강사2522명
학원 강사 겸직155명
겸직 비율6.1%

정규수업 강사 155명 학원 겸직…홍보에 학교 이력 활용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점검 대상 10개 예술고에서 정규교육을 담당한 강사 2522명 가운데 155명, 6.1%가 학원 강사를 겸직했다. 겸직 사실은 10개교 중 9개교에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2명은 예술고 강사라는 신분을 학원 홍보에 활용했고, 5명은 학원이 아닌 예술고에서 직접 지도한 학생의 대학 합격 실적을 학원 홍보에 내세웠다. 감사원은 해당 합격 실적 광고가 학원법상 거짓 광고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겸직 강사 155명 가운데 55명이 근무한 학원 47곳에는 예술고 학생 216명이 다니고 있었다. 감사원은 “학교 정규수업을 담당하는 강사가 학원 활동을 병행할 경우 학원 수강생에게 유리한 평가 구조가 형성되는 등 공교육의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규수업을 맡은 강사가 학원에서도 학생을 지도하면, 학원 수강생에게 유리한 평가가 이뤄지거나 학교 교육과 학생 지도 실적이 학원 홍보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다.

교육청과 학교의 겸직 관리도 일관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학원 강사 겸직을 금지하는 지침을 마련했지만, 관할 예술고 3곳은 해당 내용을 강사 임용계약에 반영하지 않았다. 다른 1곳은 계약에 제한 조건을 넣고도 실제 겸직을 막지 않았다. 경기·부산교육청에는 관련 겸직금지 지침이 없었다. 감사원은 서울·경기·부산교육청에 정규수업 강사의 학원 겸직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하거나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요구했다. 거짓 광고가 확인된 학원 5곳에 대해서도 행정처분 등 적정한 조치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예술고 가르친 대학 교원 47명, 대입 평가 참여

대학 입시 실기평가에서는 예술고 교육에 참여한 교원의 신고 누락이 확인됐다. 감사원이 전국 32개 대학 무용과 교원 104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47명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예술고 8곳의 3학년을 대상으로 내신·모의 실기평가를 하거나 특강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후 수도권 19개 대학의 무용과 대입 실기고사에서 내부 또는 외부 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예술고 교육 참여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교원 47명 가운데 42명은 청탁금지법에 따른 외부강의 신고 의무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내부 평가위원은 최근 3년 이내에 가르친 응시생이 있으면 대학에 알리고, 공정한 업무 수행이 어렵다면 해당 학생의 선발 업무에서 배제돼야 한다. 외부 평가위원도 응시생과의 특수 관계를 신고하도록 운영된다. 그러나 교원들의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대학은 평가 참여를 배제할지 검토하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런 상황이 대학 입시 평가의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례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한 예술고 3학년 한국무용 내신 실기평가에 지난해 두 차례 참여한 교수 3명은 같은 해 5개 대학의 대입 실기평가에도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해당 예술고 응시생들은 이 가운데 4개 대학에서 전원 합격했다. 또 다른 교수는 3년 연속 특정 예술고 내신 실기평가에 참여한 뒤, 해당 학교 출신 대입 응시생에게 대학 실기고사 평가위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해당 학생은 그 대학에 합격했다.

교육청·정부 부처에 후속 조치 요구

감사원은 서울·경기·부산교육청에 예술고 정규수업 강사의 학원 겸직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요구했다. 서울·경기교육청에는 거짓 광고가 확인된 학원에 행정처분 등 적정한 조치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예술고 교육 이력을 신고하지 않은 대학 교원 47명의 출강 횟수와 참여 형태, 신고 여부 등을 고려해 위반 정도에 따른 적정한 조치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점검 과정에서 예술고 강사나 대학 교원의 학원 불법 교습 행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원천징수자료 분석으로도 불법 교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대학 주최 콩쿠르 수상 실적을 대입 전형 요소로 활용한 점 역시 위법·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사 결과에 담긴 후속 조치는 강사 겸직 관리, 거짓 광고 조치, 입시 평가 참여 교원의 신고 의무 위반에 각각 초점을 맞췄다.

감사원은 교육청에는 강사 겸직 제한과 학원 광고 관련 조치를,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는 대학 교원의 입시 평가 관련 신고 의무 위반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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