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지난 7월 21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이금미(55) 씨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심장과 폐, 간, 신장을 이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 씨의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는 모두 4명이다.
이 씨는 5년 전 두통과 어지럼증이 이어져 병원을 찾았다가 뇌와 신경계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인 다계통위축증을 진단받고 투병해왔다. 지난달 12일 자택에서 갑자기 호흡곤란을 겪으며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 씨는 생전 가족들에게 장기기증 의사를 여러 차례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언니는 “동생과 삶의 마지막에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일지 이야기하다가 서로 장기기증을 하기로 약속했다”며 “가족도 그 뜻을 존중해 기증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동생의 장기기증으로 4명이 새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말을 듣고 가족 모두가 슬픔 속에서도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1남 2녀 중 막내인 이 씨는 20대 초반부터 30년간 미용사로 일했다. 우연히 시작한 미용 일에서 적성을 찾아 미용실을 운영하면서도 대학원 공부를 병행할 만큼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고 한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외향적 성격으로, 쉬는 날에는 골프와 등산을 즐기며 활동적으로 지냈다. 언니와 함께 산에 오르고 먼저 가족 식사 자리를 만드는 등 집안의 중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을 향한 나눔도 꾸준했다. 지인들과 함께 10년가량 노숙인과 홀로 사는 어르신의 머리를 손질하는 봉사활동을 이어왔고,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앞장섰다. 평소 삶에서 실천해온 나눔이 마지막 순간의 장기기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 씨의 선택은 갑작스러운 결심이라기보다 평소 살아온 방식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고인의 언니는 “친구들이 동생을 두고 ‘살아 있을 때도 멋있었는데, 갈 때도 멋있게 떠났다’고 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례를 마친 날 하늘에 뜬 큰 무지개를 보며 동생이 잘 떠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30년간 미용사로 일하며 이웃을 도운 이금미 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따뜻한 나눔을 실천했다”며 “고인의 뜻을 존중해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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