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프라임 ‘시민의 탄생’ 3부. 도시에 불시착한 신인류를 위한 사용설명서
다큐프라임 ‘시민의 탄생’ 3부. 도시에 불시착한 신인류를 위한 사용설명서
  • 정진욱 기자
  • 승인 2020.04.22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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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BS 다큐프라임 ‘시민의 탄생’ 3부. 도시에 불시착한 신인류를 위한 사용설명서
사진= EBS 다큐프라임 ‘시민의 탄생’ 3부. 도시에 불시착한 신인류를 위한 사용설명서

 

[한국사회복지저널 정진욱 기자] 현대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시민의 상을 제시하는 다큐멘터리, 다큐프라임 <시민의 탄생>이 22일 개발과 도시 민주주의에 대한 내용을 다룬 3부 ‘도시에 불시착한 신인류를 위한 사용설명서’를 방송한다.

 

3부는 지구에 불시착한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엉뚱한 시선으로 21세기 을지로의 모습을 살펴본다. 서울의 ‘노른자 땅’에 자리한 탄탄한 제조업 생태계부터 젊은이들에게 인기 많은 ‘힙지로,’ 그리고 현재 여러 주체가 협업해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에 이르기까지, 을지로의 변화무쌍한 역사와 변화를 통해 공공장소의 역할과 이를 바라보는 시민의 자세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살수대첩의 영웅 ‘을지문덕 장군’이 지구에 불시착했다?!

 

그곳은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1가 31번지(서울특별시청)에서 을지로7가 1번지(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이르는 길이 2.74km, 너비 30m, 왕복 6차선 도로.

 

수나라 30만 대군을 살수에서 전부 몰살시켜 강대했던 중국 수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한 대영웅.

 

그가 예고도 없이 이곳에 온 까닭은 무엇일까? 지구에 불시착한 을지문덕 장군을 통해 도시의 의미를 탐구해본다.

 

21세기 ‘을지로’에 7세기 ‘을지문덕’이 재림하다?!

 

종로, 청계천로, 퇴계로와 함께 서울시의 대표적인 상업 · 업무지구인 ‘을지로’. 수십 년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인쇄소나 공업사 같은 오래된 가게가 변함없이 운영되는 동시에 새로 들어서는 공간도 기존 분위기와 모나지 않게 잘 어우러지는 곳이다. 요즘에는 ‘힙지로’라 불리면서 젊은이들이 몰리다 보니 다양한 세대가 한 공간에서 식사를 하거나 ‘길맥’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서울이란 도시 속에서 을지로는 과거가 현재를 만나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곳이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런 21세기 을지로에 7세기 영웅 을지문덕이 다시 돌아왔다. 을지문덕 장군은 모든 것이 마냥 낯설고 새로다. 그는 자신이 서 있는 이 땅이 조선 시대에는 동현(銅峴) 혹은 ‘구리개’로 불리었고, 일제강점기에는 황금정(黃金町)으로 불리다가, 광복 후 1946년 10월 일본식 명칭을 개정하면서 자신의 이름 가운데 성(乙支)을 따서 현재의 이름 ‘을지로’가 되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21세기 을지로에 불시착한 7세기 을지문덕 장군은 이곳에서 앞으로 어떤 여정을 밟게 될까?

 

세종대왕, 이순신도 있는데 나는? 동상 건립을 꿈꾸는 을지문덕

 

서울 시내를 둘러보다 우연히 을지문덕 장군의 눈에 세종로 광화문광장에 근엄하게 앉아있는 세종대왕과 위풍당당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들어온다. 자신보다 새카맣게 어린 두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딴 도로명과 함께 멋진 동상이 되어 광화문 한복판에 현존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들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을지문덕은 그들처럼 자신의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을지로’라는 이름과 함께 길이길이 후대와 함께하고픈 야망을 품어본다. 을지문덕 장군은 과연 자신의 모습을 을지로에 동상으로 남길 수 있을까?

 

소유욕에 눈을 뜬 을지문덕 장군은 노들섬에서 무엇을 보았나?

 

을지문덕 장군은 을지로를 거닐다 고대웅이라는 한 젊은 예술가를 만나 을지로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고대웅은 이곳이 누군가에게는 치열한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귀하고 좋은 이야기가 많이 담긴 이곳을 어떻게 하면 예술가로서 다시 재생산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의 모습에 자극을 받는 을지문덕은 금싸라기 땅에 남아있는 공공부지를 활용해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녹지가 부족한 도심 한가운데에 녹지를 조성할 것인가? 아니면 시민들이 그 자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한편, 우연한 기회에 노들섬을 방문하게 된 을지문덕 장군은 이곳이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신선한 충격에 휩싸인다. 게다가 이곳을 어떤 곳으로 사용하고 싶은지 시민들에게 땅의 쓰임을 먼저 물은 뒤 만들어진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서 계획되고 만들어지는 곳이 아닌,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땅. 이곳을 둘러본 뒤 장군은 내가 사는 집과 땅, 마을에 대한 인식이 흔들리게 됨을 느낀다.

 

비어있는 땅, 그곳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 시절 그 모습 그대로, 두꺼운 갑옷을 입은 채 지구에 불시착한 을지문덕 장군의 눈에 비친 21세기 을지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누군가에게는 오래되어 낡고 볼품없어 보일 수도 있는 곳, 하지만 그 어느 동네보다 눈부신 변화를 이뤄가고 있는 동네.

 

그는 이 여정의 끝에서 을지로 한쪽에 비어있는 땅을 발견하고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이곳을 노들섬처럼 우리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데 협조할까? 아니면 자신의 이름이 붙은 땅 위에 동상을 세워 올릴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될까?

 

고구려 영웅 을지문덕 장군의 최종 선택은 22일 밤 9시 50분, EBS 1TV에서 방송되는 EBS 다큐프라임 <시민의 탄생> 3부 ‘도시에 불시착한 신인류를 위한 사용설명서’ 편을 통해 밝혀진다.

7845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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