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김치라면' 중국어 표기 논란…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맞지 않는 오류
농심의 '김치라면' 중국어 표기 논란…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맞지 않는 오류
  • 정진욱 기자
  • 승인 2024.01.28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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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교수 SNS
서경덕 교수 SNS

[한국사회복지저널 정진욱 기자] 최근 농심의 '김치라면' 제품 겉면에 한국의 김치를 중국어로 '辣白菜(라바이차이)'라 표기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농심이 북미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으로, '라바이차이'가 한국 김치와는 전혀 다른 중국 동북지방의 배추 절임 음식을 지칭한다는 점에서 올바르지 않은 표기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성신여대의 서경덕 교수는 이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 기업들에게 김치의 올바른 표기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서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로부터 제보를 받고 이 논란을 알렸으며,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김치공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올바른 김치 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에서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한 바 있으며, 잘못된 중국어 표기 사용은 중국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이번 농심의 ‘표기오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더욱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 1조 21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 법인의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성장했으며, 해외매출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김치라면의 중국어 표기 논란은 한국 제품의 글로벌 인지도와 관련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제품의 해외 인지도 향상이 중요한 만큼, 이번 사례처럼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심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표기에 대해 "해외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라바이차이'를 넣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김치의 국제적 인식과 정체성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논란은 한국 기업들이 국제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할 때, 문화적 정체성과 정확한 표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limited9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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