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협회는 14일 국토교통부가 행정예고한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고시원 방마다 욕조 설치를 허용하고, 그동안 의무였던 책상 등 학습시설 설치 규정은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회는 고시원이 건축법상 주택이 아닌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돼 있으며 본래 임시 거처의 성격을 가진 공간이라고 짚었다. 방 안에 부엌을 둘 수 없는 구조여서 1인가구 기준 14㎡에 전용 부엌·화장실·목욕시설을 요구하는 최저주거기준과도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욕조가 생긴다고 해서 실질적인 주거 여건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며, 겉모습만 집처럼 꾸며진 공간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의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주택 거주 44만3000가구 가운데 고시원·고시텔 거주가 15만8000가구로 35.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거주 이유로는 ‘더 싼 월세를 찾기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32.9%로 나타났다. 협회는 이를 근거로 고시원 거주가 선호가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어 밀려난 결과라고 해석했다. 주거기본법 18조가 국가에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축소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점을 들어, 기준 미달 시설인 고시원을 사실상 주거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법 취지와 어긋난다고도 주장했다.
협회는 열악한 주거를 정상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보다 더 나은 주거로 옮겨갈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대안으로는 청년·1인가구 공공임대 확대,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와 주거상향 계획 수립, 기준을 충족하는 소형 주거유형으로의 편입 등을 제시했다. 욕조 설치보다는 스프링클러와 피난 설비 등 화재 안전 기준 강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정부가 비주택 거주 문제에 손을 대려는 취지 자체는 이해할 만하지만, 시설 개선이 자칫 열악한 주거 형태를 고착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협회의 우려는 새겨볼 대목으로 보인다. 협회는 국토부 의견 제출 기한인 8월 말까지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고, 당사자와 전문가가 함께하는 공론화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2년 설립된 1인가구협회는 1인가구의 주거·경제·사회적 관계와 관련한 문제를 발굴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온 비영리 단체로, 올해 8월 중 사단법인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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