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다시 꽃피다 평화의 땅 - 강원도 철원 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다시 꽃피다 평화의 땅 - 강원도 철원 편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1.06.05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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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다시 꽃피다 평화의 땅 - 강원도 철원 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다시 꽃피다 평화의 땅 - 강원도 철원 편

 

[한국사회복지저널] 용암이 빚어낸 절경의 땅. 1100년 전, 대동방국의 기치를 내세운 궁예의 꿈을 품은 땅. 그리고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딛고 눈물겹게 아름다운 평화의 꽃을 피워낸 동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25번째 여정은 한반도 중앙에 있어 한반도의 배꼽으로 불리는 강원도 철원에서 펼쳐진다.  

 

▶ 철원의 보물 고석정

 

한탄강에 우뚝 솟은 약 15m의 거대한 기암봉 고석정은 옛 문헌에 신선의 구역이라 기록돼 있고, 신라와 고려, 조선의 왕들이 찾던 단골 방문지이다. 의적 임꺽정이 은신하며 가난한 백성에게 물건을 나눠주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온갖 이야기들을 품은 철원의 보물, 고석정에서 통통배에 몸을 싣고 동네 한 바퀴를 시작한다. 

 

▶ 물리 박사의 알고 보면 신기한 제분소

 

용암이 만들어낸 드넓은 철원평야는 곡창지대로 명성이 자자한 철원에는 유난히 제분소가 많은데, 45세 동갑내기 김광성, 조혜원 씨 부부의 제분소는 동네의 인기 만점 이색제분소다. 남편은 물리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과학도였고, 아내는 유치원 교사였다. 연구실이 어려워지면서 생계를 고민하던 남편이 고향으로 내려가 제분소를 한다고 했을 때, 아내는 두말없이 따랐다.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한 제분소 곳곳에는 고춧가루 제거기, 자동선반, 자동 리프트 등등 물리 박사가 만든 신통방통한 장치들이 설치되어있다. 

 

▶ 3대째 이어지는 철원의 메밀 맛

 

철원에는 1964년 손남이 씨가 막국수 한 그릇을 10원에 팔기 시작했던 전통의 막국수 가게가 있다. 2006년 막내딸 김순오 씨가 가업을 이어 어머니의 맛을 계승하고 있다. 막국수에 들어가는 사골 육수를 비롯한 고추장, 간장, 된장 그리고 김치까지 어머니가 하던 방식 그대로를 고수, 이 집만의 특별한 맛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에 살던 딸과 사위, 뉴질랜드에서 가정을 일구며 살던 아들까지 귀국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데... 온 가족이 철원으로 돌아오면서까지 지키고 싶어 하는 막국수의 맛을 느낀다 

 

▶ 궁예의 도성 터에서 염원하는 평화가 깃든 미래, 철원 평화전망대  

 

북녘땅이 눈 앞에 펼쳐지는 철원 평화전망대엔 평화의 염원이 깃들어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궁예가 1100년에 세웠던 나라 태봉국의 도성 터를 볼 수 있는데... 잊혀진 과거가 아니라 살아나는 미래로 이어질 남북공동조사와 발굴을 소망하며 평화전망대에 머문다.   

 

▶ 대한민국 최고의 말을 꿈꾸는 말 목장 

 

대한민국 최고의 국산 승용마를 키워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말 목장. 27년 전, 맨손으로 산을 일궈 젖소 농장을 열었던 부모님에 이어, 8년 전 호주에서 공부하던 딸과 중국에서 일하던 아들이 돌아와 말 목장 운영에 뛰어들었다. 2020년 처음으로 이 목장의 말들이 각종 승마대회에 참가했는데, 1위를 휩쓸었다. 외국산 말에 의존하고 있던 승마 업계에서, 이 목장의 말들은 국내 전문 승용마 생산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자식처럼 키운 말들이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꿈이라는 남매의 열혈 도전기를 살펴본다. 

 

▶ 꽃피는 화지마을에서 철원의 향을 전파하다

 

철원읍 화지리는 꽃(化)의 땅(地)이라는 뜻을 가진 마을.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을에 살던 사람들이 담을 낮추고, 대문을 없애고, 돌을 쌓고, 꽃을 심어 동화 같은 정원들을 만들었다. 화지마을에는 옛 철원향교를 리모델링해서, 온 식구가 힘을 합쳐 철원의 돌미나리를 활용한 나물밥을 선보이고 있는 곳이 있다. 한 끼를 대접하더라도 철원의 향을 전하고 싶다는 김관기 씨 가족의 당찬 포부 들어본다. 

 

▶ 시인 아들을 길러낸 실향민 어머니의 영혼 음식 ‘콩탕’ 

 

철원은 한국전쟁 때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기차가 멈춰버린 월정리역에는 달리고 싶은 철마가 멈춰있다. 철마처럼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는 조숙현 씨는 1937년 평안북도 정주군 인포면 동양리에서 태어났다. 15세 때 오빠 2명과 피난을 와서 철원에 정착, 자신처럼 실향민이었던 남편을 만나 고향 갈 날만 기다렸지만, 48년 전 남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온갖 고생을 하며 세 자녀를 키웠다. 아들 정춘근은 철원 땅과 전쟁,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었다. 단 하루도 잊을 수 없는 고향의 그리움이 담긴 어머니의 ‘콩탕’을 맛본다.  

 

전쟁의 아픔을 평화로 꽃피운 동네. 자신만의 인생이란 텃밭에서 귀한 꽃을 심고 꿈을 키운 정겨운 이웃들의 이야기가 오는 6월 5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25화. 다시 꽃피다 평화의 땅 – 강원도 철원] 편에서 공개된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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