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온' 농부와 소설가...김탁환 작가와 농부 과학자 이동현의 힐링 곡성살이
KBS '다큐 온' 농부와 소설가...김탁환 작가와 농부 과학자 이동현의 힐링 곡성살이
  • 정세연 기자
  • 승인 2022.01.28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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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 온' 농부와 소설가...김탁환 작가와 농부 과학자 이동현의 힐링 곡성살이
KBS '다큐 온' 농부와 소설가...김탁환 작가와 농부 과학자 이동현의 힐링 곡성살이

 

[한국사회복지저널] ’우리는 언제까지 지금의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코로나 시대, 자연과 생태적인 삶에 대한 갈증이 커진 지금! 도시의 삶을 벗어나 곡성에 자리 잡은 한 남자가 있다.오십 평생 도시의 방 한 칸에 매여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일하고, 홀로 생각하고, 홀로 먹던 남자는 올해 초, 도시의 삶에 한계를 느끼고 곡성에 내려왔다. 그는 KBS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천둥소리’의 원작자인 소설가 김탁환이다.

 

김탁환이 곡성에서 만난 농사 스승, 이동현.

 

그는 평생 돈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을 더 많이 벌려온 괴짜 농부다. 본래 과학자이던 그는 16년 전 곡성에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곡성 들판에 서로 다른 빛깔과 생김새와 특징을 가진 수백 종의 벼를 심어 알록달록 조각보 같은 논을 만들어왔다. 생태농업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곡성 들판을 아름답게 가꿔온 농부, 농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농사를 배우고, 자연을 쓰는 소설가. 서로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 곡성에서 만난 50대의 두 남자는 함께 농사짓고, 직접 키운 건강한 농작물로 계절을 맛보며 우정을 나눈다.

 

파종부터 추수까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농사 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생태와 자연의 가치를 함께 느끼고, 생각해 보려 한다.

 

▶ 오전에는 소설가로 오후에는 농부로 사는 삶, 봄을 만나다

 

KBS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천둥소리’의 원작자이자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조선마술사’ ’대장 김창수’ 의 원작자이기도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인 김탁환 작가는 평생을 살던 도시를 떠나, 곡성에 내려왔다.

 

젊은 나이에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소설로 히트를 치고 여러 역사소설을 써내며 글에만 매달려 온 그다. 그렇게 오십이 넘은 어느 날, 콘크리트 가득한 대도시의 작업실 한 칸에서 이대로 갇혀 죽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곡성에 내려온 김탁환은 이동현을 농사 스승 삼아, 몇 달 째 새끼오리처럼 그의 뒤를 따르며 매일 논과 밭을 함께 누벼왔다. 농사가 익숙치 않아 처음엔 쪼그리고 앉기조차 힘들어하던 그는 파종과 모내기 등 이동현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며, 점차 곡성 들판에 녹아들고 있다. 처음 해보는 경험들, 곡성에서의 나날들을 생태일지로 남기며, 자연을 이해하고 있다.

 

▶ 과학자 출신의 벼 연구자이자 생태농부가 꿈꾸는 친환경 농사

 

 사실 이동현은 서울대 농대와 일본 규슈 대학교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병해충 방제를 연구해 온 미생물 과학자였다. 마흔 즈음까지 연구실에만 있던 그는 미생물을 연구하며 생태농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쓰는 관행농업에서 벗어나 더 많은 농부들이 유기농을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유기농에 적합한 벼 품종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것, 그렇게 더 많은 이들이 건강하게 논에 자리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생태농업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그의 오랜 꿈이다. 제초제를 뿌리면 쉬울 일에 일일이 손을 대고 땀을 흘린다. 곡성에 자리한 소설가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지켜야 할 아름다운 것들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부. 그런 농부에게 반한 김탁한 작가는 농부에게서 다양한 땅과 농사를 배워나간다. 

 

▶ 아름다운 섬진강을 품은 퐁퐁다리와  CNN 선정 한국의 대표 사찰 중 하나인 태안사, 능파각의 아름다운 풍경. 

 

결실의 계절 가을, 손으로 하는 추수를 마치고 뽕뽕다리로 자전거라이딩을 떠나는 농부와 소설가. 아름다운 섬진강 물소리가 잘 들린다는 뽕뽕 다리에서 농부와 소설가는 서로의 속내를 이야기하며 천천히 가지만 제대로 가야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곡성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있는 김탁환작가는 이동현 농부와 함께 소설 속의 주요등장 배경이 되는 태안사 능파각을 찾는다. 계곡과 자연의 오솔길이 운치를 더하는 능각에서 소멸해 가는 농촌을 기록하는 작가와 농촌을 지키는 농부는 생태환경을 지키는 동지가 되어간다. 

 

▶ 생태책방으로 책방소멸지역을 막아서는 농부와 소설가

 

곡성은 책방소멸지역이다. 문화생활이 드문 농촌에 책방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어 힘을 보태는 소설가와 농부, 두 사람은 시대를 역행하듯 느리고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이런 행동이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소멸 예정 지역인 줄 알았던 농촌에 무수히 많은 생명이 살아가고 있음을 몸소 체험하게 된 소설가와 농부. 두사람은 소멸해 가는 아름다운 것을 지키기 위해 글을 쓰고 친환경 농사를 여전히, 그리고 열심히 짓는다. 

 

아름다운 섬진강을 품은 곡성에서 알록달록 조각보 같은 논을 가꾸며 소멸에 맞서 성실하게 반복하며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동현 농부와 김탁환 작가의 이야기를 KBS <다큐 온>에서 만나볼 수 있다.

limited9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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