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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1TV '시사기획 창' [한국사회복지저널] 올해도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미국은 50억 달러, 우리 돈 5조 8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방위비분담금 틀 외에 전략자산전개와 순환배치 등 전투준비 비용, 군인과 군속의 가족지원 비용까지. 무리한 요구는 미국 내에서도 동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트럼프가 내민 방위비분담금, 동맹비용 청구서의 내용을 따져보고 주권국가로서 당당한 협상전략은 어떤 것일지 모색하고자 한다. ◆ "우리는 버티겠다, 제대로 협상해 달라" 주한미군이 고용한 한국인 노동자는 1만 2,500명이다. 이 가운데 판매 영업 수당을 받는 직종을 제외한 행정, 건설, 시설관리직 등 9천 명의 월급이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에서 나온다. 지난해 협상액인 1조 389억 원의 5배가 넘는 요구에 한미 당국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미국은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자에게 무급휴직을 예고했다.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4월 1일부터는 임금을 지급할 돈이 없다는 것. 한국인 노동자들은 협상 때마다 볼모가 돼야 하는 처지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라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 안에도 한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식당 하나 없고, 퇴직연금제 등 마땅히 누려야할 복지혜택도 누리지 못하는 데에 비참함마저 느끼고 있다.국가 안보를 위해 임금을 받지 못해도 일하겠다고 선언한 한국인 노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전투 준비비용에 가족지원…운영비 부풀리기 의혹까지? 미군 주둔의 역사는 7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맺어진 한미주둔군지위협정, 즉 소파 제5조 1항에는 한국이 제공하는 시설과 구역을 제외하고, 미군 주둔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고 명시돼 있다. 방위비분담금 요구가 시작된 것은 냉전 체제가 무너진 80년대 후반부터다. 결국 한국에 추가로 부담을 지우기 위해 1991년 예외 협정으로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이 맺어졌고, 이후 협정이 갱신될 때마다 증액을 거듭해 처음 1,073억 원이던 분담금은 1조 389억 원으로 열 배 가까이 뛰었다. 무리한 증액 요구가 거듭되면서 애초 특별협정을 잘못 맺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이번에 내민 미국의 5조 8천억 원 청구서에는 기존 방위비분담금으로 지원하는 항목 이외에 전략자산 전개, 순환배치 등 전투 준비에 필요한 비용과 군인과 군속의 가족 주거비와 교육비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 안보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용하는, 한국의 이익보다 미국의 이익이 더 큰 인도태평양 전략 비용까지 우리에게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략자산 전개 시나리오를 통해 미국의 요구가 얼마나 무리한 것인지 알아본다. 또 미 국방부가 의회에 보고한 예산 보고서를 분석해,  주한미군 주둔비용 44억 달러가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의혹을 들여다본다. ◆ 한국 돈 124억 원 vs 미국 돈 28억 원…'공돈' 취급받는 방위비분담금 방위비분담금은 '눈먼 돈'으로 불린다. 총액을 정하고 미국에 지급하고 나면, 항목별로 얼마를 배정하고,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는 모두 주한미군이 정한다. 2014년부터 주한미군은 우리 측에 방위비분담금 집행내역서를 보고하고 있는데, 지난 5년 동안 4조 7천억 원을 받아갔으면서도 집행내역서는 고작 29페이지에 불과했다. 우리 국민의 세금인데도, 우리 국회에서 감시할 수 없기에 재정주권이 침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지어진 미 제2사단 박물관. 애초 주한미군은 이 박물관을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1,040만 달러, 우리 돈 124억 원을 들여 짓겠다고 보고했다가 미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미 의회는 이 박물관을 포함한 여러 사업을 언급하며 "의심스러운 가치나 비경제적인 사업에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을 쓰고 있다", "공돈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제2사단 박물관은 미 국방부 자체 예산으로 건립되는데, 이때 들어간 금액은 240만 달러, 우리 돈 28억 원이었다. 한국 돈으로 짓겠다고 했을 때에 비해 4분의 1로 줄어든 예산, 방위비분담금을 허투루 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주한미군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외에도 미국이 방사능 누출 위험이 있는 열화우라늄탄을 우리 군 공항에 보관하고 있고, 그 비용도 방위비분담금에서 지원하는 등 불합리한 점을 짚어보고, 이미 2015년 기준으로 주한미군 직간접 지원비용이 5조 4,500억 원이 넘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방위비분담금 협상 전략을 살펴본다.

종합 | 정세연 기자 | 2020-02-15 15:14

사진= KBS2TV '영상앨범 산' [한국사회복지저널] 이름부터 눈과 연이 깊은 설악(雪嶽)은 이 계절, 순백의 너른 품으로 산객을 초대한다. 산마루에 오래도록 눈이 덮이고 암석이 눈처럼 희다고 하여 이름 붙은 설악산,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중심으로 일대의 산군이 굽어보이는 데다 겨울이면 눈부신 설경을 덧입어 사랑받는다. 눈 소식이 드물어 못내 아쉬웠던 이맘때, 러너 안정은 씨가 눈의 왕국 설악산으로 향한다.  부서지는 파도가 맑은 울림을 자아내는 속초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옥빛으로 찰랑거리는 물결이 모래사장과 맞닿을 때마다 하얀 포말을 그려낸다. 파도가 춤추듯 밀려오는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은 청춘의 걸음과 닮았다. 새로이 발자국을 새기며 나아가는 길, 겨울 바다가 들려주는 청량한 파도 소리가 홀로 나서는 산행에 힘을 실어준다. 대설 특보가 지나간 자리, 깊은 산골짜기와 계곡이 절경을 이루는 설악산에 다가간다.  수렴동계곡에서 첫발을 내딛는다. 시선이 닿는 산줄기마다 함박눈이 눈의 무늬를 겹겹이 새겨 놓았다. 청아한 물소리를 따라 오르자 내설악 오름길의 길잡이 백담사에 닿는다. 고요한 산속에서 나를 마주하며 설경을 오롯이 누리는 길이다. 설산의 적막을 깨고 갑자기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난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작진은 안전을 위해 침착하게 물러선다.  내설악에서 봉정암을 거쳐 대청봉에 이르는 길은 쉽지 않다. 무릎 위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걷는다. 하얗게 피어난 눈꽃이 고된 산행에 생기를 더하는 여정, 서서히 열리는 조망이 가슴에 큰 숨을 불어넣는다. 중청 대피소에서 피로를 녹이고 다음 날, 살결을 에는 듯한 추위를 견디며 정상으로 향한다. 일렁이는 눈보라를 지나 대청봉(1,708m)에 다다르자 금빛 해돋이가 길손을 보듬어 안는다.  맑고 푸른 바다에서 하늘까지 넘나드는 설악산 일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는 여정, 내설악의 중심을 걷다 보면 마음 한편에 포근한 온기가 싹튼다. 꿈결 같은 설국으로 떠나는 길을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 출연자 : 러너 안정은  ◆ 이동 코스 : 백담사 - 봉정암 - 소청 대피소 - 중청 대피소 - 대청봉(1,708m)

종합 | 정세연 기자 | 2020-02-15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