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권력 '정면 충돌'…文·尹 '독대 오찬' 당일 취소(종합)
신구 권력 '정면 충돌'…文·尹 '독대 오찬' 당일 취소(종합)
  • 한국사회복지저널
  • 승인 2022.03.1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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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권구용 기자,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6일 '독대' 오찬 회동이 당일 전격 취소됐다. 권력 이양기에 '마지막까지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구(舊)세력과 '새 정부에 일임하는 것이 옳다'는 신(新)세력 간 권력 충돌 양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로 예정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 안 돼서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자 차원의 협의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오늘 예정됐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 차원에서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진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오늘 일정을 미루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 합의에 따라서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 주셨으면 한다"며 "상호 실무 차원에서 조율하면서 나온 결과라서 어느 한쪽이 (연기 요청을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측에서도 회동 결렬 이유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상황이다.

청와대와 당선인 측은 전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이날(16일) 낮 12시 청와대에서 배석자 없이 오찬 회동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대선이 치러진 지 일주일, 윤 당선인이 당선된 지 엿새 만에 이뤄지는 첫 만남으로 관심이 컸다. 특히 대통령과 검찰총장으로 인연이 있는 두 사람은 직접적인 만남을 기준으로 할 때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인 지난 2020년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1년9개월 만에 대면하는 것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이번 만남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포함)의 사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을 건의하고, 문 대통령과 정부 주요직 인사 협조, 청와대·관저 이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이철희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전날 오후 만나 의제를 두고 막판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입장 차가 큰 것을 확인하고 회동 연기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회동은 발표에서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이날 오찬 내용은 전날(15일) 오전 청와대와 당선인 측이 같은 시각 발표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14일 저녁에 보도가 되면서 혼선이 일어났다. 양 측은 보도와 관련한 책임을 전가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6일 회동이 무산됐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이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고 나란히 발표했다. 또한 양측은 "실무 차원에서의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이날 청와대 모습. 2022.3.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공기업·공공기관 인사, 김오수 검찰총장 거취, 민정수석실 폐지를 둘러싼 갈등 등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양측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졌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대선 직후 청와대에 "문재인 정권 임기 말 공기업·공공기관 인사를 무리하게 진행하지 말고 우리와 협의해 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분명한 것은 5월9일까지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라며 "임기 내 주어진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구 권력 갈등은 윤 당선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비판하며 이를 폐지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확전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민정수석실 존폐 여부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로 과거 국민의 정부에서도 일시적으로 폐지한 적이 있다"면서도 "다만 현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일을 들어서 민정수석실 폐지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권교체에 역할을 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민국 헌정사에 불법 관권선거 사례로 길이 남을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을 총괄 지휘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범죄 집단의 소굴 아니었나"라면서 "구중궁궐 청와대 내 깊숙한 곳에서 벌여온 온갖 음모와 조작의 산실 민정수석실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마땅하다"고 맞받았다.

김 총장도 양측 충돌의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이자 윤 당선인의 후임자로 지난해 6월 취임한 김 총장은 임기가 내년 5월까지 1년여 남아 있다. 새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되는 데, 윤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가 '자진사퇴'를 언급하면서 갈등의 불씨로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김 총장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구 권력간 신경전이 '오찬 취소'로 드러나면서 윤 당선인의 취임 전까지 양측의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될 것이란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윤 당선인은 초창기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이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칠수록 양측의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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