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제주청년농부, 제주 정착을 시작한 거침없는 청춘 도전기
인간극장 제주청년농부, 제주 정착을 시작한 거침없는 청춘 도전기
  • 정진욱 기자
  • 승인 2020.07.04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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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제주청년농부
인간극장 제주청년농부

 

[한국사회복지저널 정진욱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고향, 나이, 직업도 모두 다르지만, ‘제주 정착’이라는 같은 꿈으로 모였다. 길게는 5년에서 짧게는 1년도 안된 30여 명의 청년들, 그들의 이름은 ‘제주청년농부’다. 아무 기반도, 연고도 없는 그들에겐 오직, 뜨거운 ‘젊음’이 다 였다.

 

제주청년 농부의 원년멤버 임주현 씨(28)는 전직 방송작가 출신. 취재하다 알게 된 귀농하려는 청년들을 보며 ‘왜 행복해 보이지?’라는 질문이 제주로 이끌었다. 4년 전만 해도 제주에 정착하겠다는 꿈만 있었지, 아무것도 없던 상태. 마을회관에서, 폐교에서, 컨테이너 생활까지 했었다.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밭일을 도왔다. 과연 정착할 수 있을까 막막할 때도 있었다는데... 그 힘든 시기를 어떻게 지나왔을까? 캠프운영 책임자로, ‘글 쓰는 농부’로 활약하는 주현 씨는 ‘마라도 애기업개’ 설화를 각색해 마당극으로 썼고, 그 극으로 동네 소리패 어머님들이 대상까지 받았다.

 

언니를 보고 내려온 둘째 주영(25)은 제주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막내 주민(21)은 다니던 미용 대학을 미련 없이 자퇴하면서까지 내려왔는데, 무슨 생각인지 그만둔 미용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언니 따라 동생들이 줄줄이 내려왔다면, 황수현(25)씨는 친구 반형식(25)씨를 따라 제주에 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는 길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을 살고 싶었다는 두 친구. 평생 흙길만 걷겠다는 엉뚱한 형식 씨와 피아노 치는 운동맨 수현, 복학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자퇴 선언을 해 집안을 발칵 뒤집은 친구는 누굴까?

 

그런가하면 잘 다니던 아버지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재산포기각서까지 쓰고 온 울산 청년 변재정(31)씨는 일명, ‘책임맨’. 새롭게 시작하는 ‘청년어부 캠프’ 만들기에 온통 마음이 설레는 중이다.  

 

젊음 하나로 똘똘 뭉친 ‘청년농부’들. 맨날 남의 밭일만 도와주는 청년들이 고맙고 기특했던 마을어른들은 농산물 직판장 위탁 판매를 부탁했고, 청년들이 매달리자 농산물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 후, 어른들은 직접 농사를 지어보라며 무료로 당신들의 밭을 내주셨고, 청년들은 감자며 호박이며 직접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올해 첫 수확을 한 감자밭, 상품보다 파치가 더 많지만, 뿌듯한 마음에 집으로 택배도 보낸다. ‘청춘’ 빛나고 찬란한 이름이지만... 저마다의 ‘길’을 찾아가는 방황과 도전의 시기이기도 하다. 가보지 않은 길 위에서 제주청년농부, 그들은 거침이 없다.

7845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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